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아침 TV방송에서 이런 멘트가 나오고 있었다.
"나주에는 배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나룻배, 하나는 맛있는 꿀맛 배 입니다."
듣던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사실은 배가 하나 더 있는데 방송이라 못하는 거야"
"뭔데?"
"포구에서 일에 지친 어부와 삶에 지친 작부가 만나,
선술집에서 술잔을 나누다 사랑이 싹트면 타는 배가 하나 더 있지!"
아내는 실없는 소리라고 씩 웃으며 딴소리 말고 가자고 말했다.
"당신 마누라 화장실 가야 돼, 이 배 아파!"
"아, 그거! 그건 똥배지, 나주에는 없는..."
혹 누구는 웃기는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아님 19금 야한 이야기라고 비난할지도,
하지만 이건 결코 웃기는 이야기도 아니고 슬픈 이야기다.
얼마 전 친구 모임에서 나를 포함한 몇 사람을 '성소외자'라고 했다.
아내와 사별한 사람, 기러기 아빠로 떨어져 지내는 친구 등에 나를 포함했다.
난 아내가 희귀병으로 쓰러진 후 햇수로 7 년이 넘도록 배를 못타는 처지가 되었다.
아내는 마비된 소변 배변 장애로 사투를 벌이는 ‘중증대사장애’ 진단을 받았다.
우리는 각자 슬픈 ‘배’를 이고지고 살아가는 중이다.
말로야 고난도 멋진 역경으로 만들고 그걸 이겨낸 주인공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날마다 고단한 몸으로 살아야 하는 환자인 아내의 인내보다 화려할 수 없다.
주인공 – 높은 말이 아닌 낮은 삶을 몸으로 끌고 갈 때 가능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