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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Apr 06. 2022

바람앞의 풀처럼

어떤 나무는 뿌리를 깊이 내리고

굵은 기둥과 튼튼한 가지로

바람을 막고 견디지

누군가를 보호하기도 하고

어떤 풀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미리 허리를 숙이고 눕고

바람이 그치고도 한참 후에

다시 일어나기도 하지

어느 유명한 시인은 풀을 보며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존재라 했는데

다른 모습을 가진 풀도 있지

바람이 지나간 한참후에 비틀거리며

일어나곤 하지

약한 풀과 약한 사람은…

어떤 나무처럼 살지 못하고

어떤 풀처럼 비슷하게 삶을 버티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애잔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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