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망으로 김재식 Apr 07. 2022

최고의 선물은 뭘까?

최고의 선물은 뭘까?’


재산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목동끼리 다툼이 잦아졌다

아브라함이 조카 롯에게 말했다.

“이제 우리가 헤어져야겠구나

네가 오른쪽을 선택하면 나는 왼쪽으로 가고

네가 왼쪽을 가지면 나는 오른쪽을 가지겠다!”


아브라함은 자유의 사람이다.

재물이나 조건을 먼저 따지며 갇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무엇을 얻든지 어디로 가든지 개의치 않을 큰 사람이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사랑의 사람이었다

조카에게 먼저 좋은 것을 가지게 배려했다

그에게 재산보다 조카 롯이 소중했고

좋은 기름진 땅보다 사람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전에도 우상이 우글거리고 판치는

갈대아 우르 고향을 등지고 떠날 수 있었다


자유.

어디에도 갇히지 않고

무엇에도 발목 잡히지 않으며

언제나 우선 순위를 선택하며 변치 않는 삶

바람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고 다닐 수 있으며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변함없이 살아 가는 삶

천지에 걸리지 않는 자유가 그립다.


무위당 장일순은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있다고 말했다.

그 속에는 이전과 그 이전의 오래된 유전자가 담겨있고

여러날의 햇살과 바람과 비가 돌본 숱한 밤과 낮이 담겼다

그래서 우주의 모든 기운과 생명의 비밀이 동일하게 있고

우주를 창조한 신이 포기하지 않고 유지 시킨다고 했다.

나는 좁쌀처럼 작고 밴댕이지만 내 속에도 우주가 있다.

그 우주를 만든 하나님이 내 속에 계시니

하나님이 나를 우주처럼 귀하다고 해주실 것이다.

그러나 이 좁쌀도 어느 날은 죽고 사라질 것이다


소멸, 죽음

사람들은 이 단어를 슬퍼하고 두려워하며 불행으로 느낀다

그러나 길고 긴 고생과 풍파를 질기게 참고 살면서

나는 다른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죽고 싶을 정도로 참담하지만

무슨 이유로든 죽지 못하는 그 괴로움은 정말 힘들었다.

산다는 게 지옥과 같았다.

그러면서 분명하게 알았다.

이 땅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영원히 살게 된다면?  그곳이 바로 지옥일거라는 걸…

그래서 열심히 사랑하며 땀흘리며 살다가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수치나 불명예가 아닌

후회없는 늙음 소멸 죽음을 거쳐 먼지로 돌아간다면

그건 바로 신이 우리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일 것이라고!

그것도 가장 자비롭고 따뜻한 부모의 심정으로 주는

크고 아름다운 선물일 것이라고!


귀천.

두렵고 부끄러운 것은 소멸이나 죽음이 아니라

남에게 고통을 떠넘기거나 남의 것을 훔치거나

내가 져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살면서

누리는 풍요나 우월감 인색함 무심함일 거다.

그래서 종종 산을 넘어 멀리 하늘을 바라본다

온전히 나를 먼지로 만들어줄 소멸과 죽음의 시간들이

조금씩 가까이 오고 있는지를…

손톱만큼 적은 구름 하나가 산넘어 서쪽에서 다가와

비를 내리고 온땅을 적시는 단비가 되듯

민망하지 않은 시간들이 나를 데려가주기를 기대한다

영원한 자유가 있는 곳으로!


매거진의 이전글 바람앞의 풀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