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63 - '배움'

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by 희망으로 김재식

“마지막으로!” - (‘그래 조금만 더 견디자.’)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나보지 뭐,’)

“끝으로...” - (‘그래, 끝이라잖아. 으으...’)

“재차 당부하지만~” - (‘제발....’)


그랬다. 월요일이면 하는 운동장 조회시간이면 다리가 풀리고 허리가 쑤시는 교장선생님의 훈시.

마지막은 다시 강조되고, 그 마지막 안에도 또 끝이 있고, 잊지 말라고 그 끝을 또 다짐하면서 계속 이어지는...

정말 고역이었고 죽어도 내 장래 꿈 중에 교장선생은 안 될 거라고 다짐하게 했던 시절.

문득 그 지독한 반복과 배려 없는 불통의 독주에 내 고집스러운 신앙생활이 오버랩 된다.


“하지마라” - (‘마지막으로... ’)

“그렇게 살지 마라” - (‘딱 한 번 만...’)

“왜 그러니?” - (‘끝으로...’)

“정말 이럴거니? - (‘그러게요, 또 그랬네요...’)


하나님이 말리는데도 계속 반복하며 실망스럽게 사는 내 모습이 딱 그 교장선생님이 되어 있었다.

얼마나 지겨우셨을까? ‘내가 재를 왜 만들었다냐? 에휴....’ 하시면서.

지금도 그 교장선생님 찾아뵈면 아마 이럴지도 모른다.


“왔구나! 반갑다, 어서 들어와 차 마셔!” 그리곤 이어지는 덕담.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거야,”

...마지막으로, ...다시 말하지만, ...끝으로, ...재차 당부하지만,”


참 이상하지?

도저히 못참고 안받아들여지는데도 그래도 교장선생님이 그립다.

온통 불쌍한 내 인생에도 뭔가 소중한 무엇이 있어서 용서하시는 하나님처럼.

어딘가 뒤편이나 바닥에 한줌보다 큰 애정을 가졌을거라고 분명히 믿으면서.


배움 – 한 번에 알아지는 것 아니고 쌓고 쌓여서 얻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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