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65 - '하늘 취향'

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by 희망으로 김재식

"참 맑은 사람이네요“


그 한마디를 들으며 살고 싶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무지 눈물 나도록 기쁘고

스스로가 대견해서 행복할 것 같았다.


"참 밝은 사람입니다“


그 한마디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늘지고 무거운 사람들이 내 앞에만 서면 얼굴이 펴지고 미소 짓는 평안을 느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바람을 넌지시 담으며.


그런데 번번이 산통을 깨는 건 다름 아닌 내 속의 다듬어지지 않은 성깔, 그치지 않고 솟는 욕심 욕정들이었다.

어떤 사람은 그런 나를 들여다본듯 내게 이별을 선언하고 내 곁을 떠나갔다. 다른 거는 참 좋은데 내가 너무 사회정의를 주장 한다나? 또 종교의 위선을 너무 무섭게 비판한다나? 아무튼 그런 게 불편하다고...


그때는 한편 서운했는데 돌아보니 나도 그랬다는 걸 알았다. 오랜 세월을 살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내 주변의 사람들을 참 많이도 떠났다는 걸 알았다. 친구 명단에서 잘라내거나 아님 내가 등 돌리고 몰아세우고.


가끔 생각해본다. 나를 떠난 그 사람도 처음에는 나와 가까운 사람처럼 지냈다. 그 사람도 그때는 나의 좋은 점을 좋아한 건지 아니면 자기의 좋은 점을 좋아한 건지, 또 나의 나쁜 점을 싫어한 건지 자기의 불편한 점을 싫어한 건지...

솔직히 잘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내가 나에게 물어보는 말.


‘그러면..., 이런 저런 이유로 남들을 떠난 너는? 그건 알테니 답이 나오겠네!’


‘글쎄다. 그동안 나 자신과 비슷한 장점을 가진 사람들만 좋아한 걸까? 진심으로 나와는 다르지만 남들이 가진 모습도 좋아했던 걸까?’ 그것도 잘모르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알게 되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기 전에는 까맣게 몰랐던 사실. 내가 어떤 사람이던지 상관없이 나를 귀하게 여기고 대접해준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마치 하늘의 하나님처럼 나를 아껴준 사람, 아내...


하늘의 취향 – 있는 그대로 살고, 있는 그대로를 좋아해주는 사람. 그 사람의 성품. 내가 못가진 부러운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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