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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Dec 15. 2022

내게 있는 것

그저 기도 65 - 내게 있는 것


임대계약을 다시 2년 연장하면서

아픈 아내가 없으면 집을 비워줘야 한다는

LH 자격 안내문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예상보다 더 빨리 나도

이 땅에서 떠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둘이 사는 살림에서 혼자로 줄였다가

다시 그것마저 모두 정리하는 그 날이 오면

지금 가진 많은 자질구레한 살림들이

모두 자녀 누군가에게 일거리만 된다는

민폐거리임을 느끼고 짐을 줄이기 시작했지요

정말 가진 것이 없이 다 버렸던 지난 세월인데

그럼에도 치우고 나누고 없앨 것이 너무 많습니다

평생 가난하여 아무 것도 없다고 민망했는데

그렇지 않은 최소한의 욕심도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가난하다고 풀죽은 마음도 틀렸었고

가벼워서 바람처럼 떠날줄 알았던 것 착각이었습니다

사실은 참 많은 걸 받으며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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