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어느 곳을 두드려야 할까?

by 파랑새

내 생각을 말하는 게 쉽지 않다.

친구와 대화를 마치고 집에 와서 한참 동안 곱씹어보곤 한다.

‘내 생각이 틀렸으면 어쩌지?’ ‘내 말에 친구가 상처 받았으면 어쩌지?’

친구와 나눈 대화 보다, 그 이후 곱씹어 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누군가와 대화에서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 대해 알아갈수록 내가 아는 것을 말하는 것이 쉬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은 어리니까’ ‘지금은 모르니까’라는 말로 나의 말하지 못함에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알아갈수록 내 생각을 말하는 게 더 조심스러워졌다.

‘나도 나를 모르는데 내가 어찌 남을 다 안다 할 수 있을까’


글을 쓴다는 것도 이와 같다.

속마음을 글이라는 매개로 토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이물질’이 목에 걸려 나오질 않는다.

주제를 바꿔가며 첫 문장을 몇 번이나 쓰다 지웠다.

어느 부분을 두드려야 이물질이 빠져나올까.

30일 동안 글쓰기는 이물질의 위치를 찾아내기 위한 작업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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