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활주로, 착륙 준비되셨나요?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두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SNS를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 됐다.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최소 1시간은 눈을 떼지 못하고 온라인 세계에 빠져있다. 새벽녘 물만 마시고 바로 잠들어야지 다짐하고선 습관적으로 SNS에 접속했다가 아침까지 잠 못 들어 비몽사몽 출근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업무 중에도 ‘드르륵’ 진동이 울리면 반사적으로 손이 휴대폰으로 향한다. 스팸 문자 등 급하지 않은 ‘알림’이 대부분인데도 스마트폰으로 향하는 손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심지어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는 순간에도 SNS 접속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한번 접속하면 1시간은 기본이다.
SNS와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증명하는 연구와 이를 설명하는 언론 보도들만 봐도 SNS 중독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의 게시글을 계속 보면서 자신과 비교하고, 이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상실감을 느끼게 해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건데, 나의 경우를 비춰 봐도 이 같은 분석은 틀리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나는 왜 저렇게 쓰지 못할까’ 비교하고, 넓은 인맥을 자랑하는 이들을 보면 ‘나는 그동안 뭘 했나’라며 자책한다. 힐링을 위해 과감히 여행을 떠나는 직장인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떠나지 못한(?)’ 내 처지가 한없이 가엾게 느껴지기도 한다. SNS는 가장 행복한 순간을 포착해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무작정 부러워할 것도 아닌데 머리와 가슴의 거리가 멀다 하듯 알면서도 순간순간 우울에 빠지게 된다.
다시 아날로그로 돌아가면 나만의 속도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가는데 서서히 흐르는 바깥 풍경을 보면서 ‘이렇게 느린데 어떻게 빨리 갈 수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닿자 굉음과 함께 무서운 속도감이 느껴졌다. 인생이란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속도감 없이 유유히 떠다니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도 어떤 계기를 통해, 그래도 나아가고 있었음을 그리하여 어제와 다른 곳에 서 있음을 알게 되는 것 말이다.
SNS 속 활주로를 달리는 그들의 속도를 인정하고, 보이진 않지만 활주로로 향해가는 내 삶의 속도를 인정한다면 아날로그로 굳이 돌아가지 않아도 더 이상 불행하다 좌절하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