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인정하고 나니

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하며..

by 파랑새

누군가의 ‘인정’이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때가 있다.

일례로, 회사생활에서 그 ‘인정’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24시간 대기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적 영역에서도 언제든 ‘업무 모드’로 전환 가능하도록 늘 컴퓨터를 장착하고 다녔다. 친구들에게 나는 ‘항상 바쁜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날 모임에 부르지 않았다. 그렇게 몇 년 동안 몸은 쉬어도 마음은 쉬지 못하는 365일을 보냈다.


갑작스러운 팀장의 퇴사로 나는 팀장 역할을 대신해야 했다. 애초 내 연차에 감당할 수 없는 직책이 아니었지만 대안이 없었다. 내 연차에 당연히(?) 경험했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한 채 관리자가 됐다. 그럼에도 잘 해내고 싶었다. 그런데 ‘관리자’라는 직책에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별책부록으로 따라왔다. 그게 화근이었다.


같은 팀의 후배들이 모두 회사를 떠났다. 나는 부하직원으로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팀장’으로서 실패했다. 실패를 인정하고 나니 팽팽하게 잡고 있던 긴장의 끈이 풀렸다. 회사에서의 ‘나’가 아닌, 한 존재로서의 ‘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타인의 마음은 손에 쥔 모래와 같다. 더 이상 타인의 ‘인정’에 얽매이지 않기로 했다. 내가 잡을 수 있는 것은 내 마음뿐. 외부의 온도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만들기 위한 나의 여행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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