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
<극한직업>은 웃기려고 작정한 영화다. 해체 위기에 놓인 마약반 형사 5인(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희, 공명)이 얼떨결(?)에 거대 마약 조직 소탕작전에 뛰어들면서 펼쳐지는 좌충우돌 수사 기를 그려냈다. 등장부터 어설픈 마약반 형사들. 낮에는 치킨집을 운영하는 형제들로 위장, 밤에는 잠복근무를 선다는 설정이 다소 무모하고 식상하지만 이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웃음 포인트다.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쥐를 잡는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거대 마약 조직의 실체가 드러나는 결정적 순간, 진선규가 이하늬에게 보낸 ‘ㅇㅁㅂ’이라는 자음 문자는 ‘그건 다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나는 그런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라고 주장하다 결국 감옥에 갇힌 신세가 된 누군가가 떠올라 피식 웃게 된다. 맞다. 나쁜 놈은 결국 잡힌다.
‘우리는 형사다. 범인을 잡기 위해 치킨 집을 차린 것뿐이다. 우리의 정체성을 잊으면 안 된다’라고 팀원들을 독려하던 만년 반장 류승룡은 위장 취업한 치킨집이 일약 맛 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돼 문전성시를 이루자 가장 먼저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로 마인드 셋 된다.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다 목숨을 걸고 일 한다”라는 류승용의 절규는 명퇴 후 치킨집 사장으로, 녹록지 않은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네 아버지들, 이 시대 자영업자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영화를 볼 때 스토리나 짜임새, 인사이트 유무를 중시하는 나로서는 이 영화의 폭발적 인기가 사실 이해 안 됐다. 시종일관 관객을 웃기려는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 오히려 그 점이 불편했다. 그러다 영화 중반이 넘어갈 때쯤 손뼉 치며 박장대소하는 관객들의 반응이 비로소 내 귀에 들어왔다. 그리고 웃을 일 없는 이 팍팍한 시대에 그저 웃을 핑계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끝나고 엄마에게 물었다.
“영화 재미있었어?”
“응, 재미있더라.”
농담 섞어 다시 물었다.
“영화 보고 뭘 느꼈어?”
“그냥 보는 거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은 이들에게 영화 <극한직업>을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