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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vid Apr 14. 2017

백수의 마지막 일상

전원 카페.

10년 동안 다니던 삼성에서 나왔을 때 막막함.

하려고 했던 스타트업이 6개월 만에 접힌 상황

그리고 나니 생계에 두려움이 물 믿듯이 찾아와 남은 돈으로 몇 개월을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하고 걱정하고를 반복하고의 일상.

접은 상황은 타의로 접은 상황이라 구체적인 이유는 마음이 아파서 밝히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에 돌아서 보면 그렇게 접은 상황이 감사하다.

지금은 어떻게 되었냐고?

6개월 동안 묵묵히 개발을 했던 소프트웨어들이 오히려 포트폴리오가 되어서 국내/국외에서 러브 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까지 받은 러브콜은 국내는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이고 국외에서는 구글에서 Front-End Web개발에 대한 러브콜이었다.

한 가지 퇴직을 하고 느낀 점은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도 하나에 직장에 몸담고 있으면 나중에 퇴직했을 때 붕 뜬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구글을 고사한 이유다.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및 국내 각종 스타트업 러브콜은 전부 원격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무만 골라서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3개 업체에 몸담고 있다. 3개의 직장이니 연봉도 3배가 된 것이다.


물론 재택을 하면서 3개 직장 업무를 하려면 정신이 없는 건 있다..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동료들과 잡담도 안 하고 밥 먹는 시간 1시간 꼬박꼬박 쉬면서 챙기지 않고 회의도 하지 않고 상사 눈치 보여서 일부로 야근하는 일도 하지 않으니 말이다.


아내와 서먹서먹했던 관계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게 되고 대화도 많아져서 관계가 점점 좋아지고 있고 아이와의 관계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회사를 다녔더라면 밤 10시에 퇴근해서 아이 자는 거 보고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아이 자는 거 보고 주말에 피곤해서 잠만 자려고 했으려니 말이다.

나의 소중한 우리 딸과의 추억을 지키고 있어서 감사하다.


Clippingmini는 우리 딸이 자기가 사고 싶은 위시리스트를 북마크 하기 위해 만든 웹서비스이다.

접시 공예를 하고 있는 아내에게는 멋진 쇼핑몰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나의 계획은 외각 지역에 정원이 있는 전원 카페를 하나 만드는 거다.

가족들이 좋아하는 강아지도 풀어놓고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도 키우고

카페 내에는 소프트뱅크에 로봇이 서빙을 하게 하고 나는 귀퉁이에서 아무도 찾지 않는 나만의 인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고 그렇게 남은 인생 사는 게 나의 목표다...


이로써 백수의 삶이 정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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