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당첨입니다~ 짝짝짝,,,,이제 뭐하지?

by 김필필

친구와 오랜만에 커피숍에 들렀다. 얼마만의 여유였던가..... 누군가에게 선물받았던 커피 쿠폰을 자랑스럽게 보이며 내가 쏜다는 제스쳐를 아주 거만하게 날려주었다. 유치하기 그지 없는 언행이었지만, 가끔 하는 작은 일탈 행동이 일상에 풍요를 주는 것 아니겠는가.

더위를 피해 커피숍에 들른 사람들은 모두 한 자리 씩 차지하고 앉아 일어날 줄을 몰랐다. 우리는 창밖이 보이는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자들의 수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다가 창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머물게 되었다. 더위에 지쳐 잔뜩 찡그린 얼굴로 손이든, 양산이든, 책이든 모든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물건으로 햇빛을 가리고 있었다. 바깥의 더위가 상상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커피숍 에어컨 바람에 이미 날아가버린 목 주위의 땀을 닦아냈다.

'하이고~~로또나 당첨되서 돈이나 많아졌음 좋겠다..'

친구가 푸념섞인 한숨과 함께 누구나 할 수 있을법한 이야기를 꺼냈다.

'돈 많아지면 뭐하고 싶은데?'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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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거 말고 진짜 뭐하고 싶어서 돈 많아졌음 좋겠어? 집 바꾸고, 차 바꾸고,,, 이런 누구가 생각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말고... 진짜 하고 싶은 게 뭔데?'

친구는 말이 없었다.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고 눈을 굴려 무언가를 빠르게 생각하는 눈치였다.

'음........ 원없이 옷 많이 샀음 좋겠다. 눈치 안 보고 좋은 옷, 비싸고 예쁜 옷 돈 걱정 안하고 사고 싶다. 하하하'

'야야야~~ 지금 사라, 지금 사~ 능력도 있는 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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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뭐하고 싶은데?' ...................갑작스런 친구의 반격

나는야 도를 통한 꼬마철학자처럼....

'행복해지는 거 해야지.....'

'행복해지는 게 뭔데?'

'음.......아, 몰라~~~~돈 안 많아도 돼~~~'

마음에도 없는 소리,,, 그리고 재빨리 다른 화제로 전환해는 센스......그 이후에 있었던 수다의 내용은 내 머릿 속에 아무것도 없다. 오직..... 행복해지는 게 뭘까....내가 행복해지는 게 뭐지? 정말 로또 당첨되면 뭘 하고 싶은걸까?

사람들은 말한다. 만약~~라면, 나는 ~~ 하고 싶다고.... 모두 본인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우리가 만나고 알고 스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박한 꿈을 안고 살아간다. 번개를 맞는 확률보다 더 희박한 로또 대박의 꿈과 함께...나도 로또가 내게 와준다면야 거절할 이유야 없지만, 누구나 꿈꾸는 이런저런 희망 말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게 뭘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슬프고 아쉽게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 우리가 만나고 알고 스치는 소시민들 대부분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고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진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위정자들이나 권력자들이 원하는대로 순진하게 정해진 수순에 맞게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또는 사회라는 거대한 유기체를 이루는 하나의 부품으로 그저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들이 원하는대로 구체적인 꿈이나 희망 없이 그저 조용히 월급받고 때 되면 적절하게 집 옮기고, 차 바꾸고..... 그래도 남들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버틸 수 있을만큼의 적절한 여행도 다니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몇몇 소소한 것들을 누리면서 그저그렇게....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소름이 돋았다. 우리 모두 남들과 다르게 살고 있다는 특별함과 누군가보다는 낫다는 자부심으로 모두들 똑같이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행복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무엇을 할까? 집과 차와 가구를 바꾸고, 좀 더 여유롭게 여행을 가거나 비행기 좌석을 업그레이드 시키겠지? 남들보다 좋은 레스토랑이나 식당에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값비싼 메뉴를 먹을 수도 있겠고, 또는 평소 하고 싶은 던 레포츠를 즐기거나 자신의 경제적 여유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옷이며 신발이며 악세사리 등의 갖가지 물건들을 구매하겠지? 혹시 좀더 업그레이드 된 경제적 여유를 위해, 더 부티나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수고로움과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또 다른 투자처를 찾을 수도 있겠다.

음.... 좀 더 창의적인 방법은 없나?

어쩜 생각하는 것이 모두 제각각인 사람들의 사고에서 행복에 관해서는 모두 예상가능한 것들이 나오는 것일까? 우리가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있기는 한 걸까? 진짜 좋아하고, 진짜 행복을 느끼는 것들에 대해 관심이 있는걸까? 진짜 나의 행복과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생각을 하기 위한 뇌의 일부는 잠시 꺼져있고, 그저 막연하고 추상적인, 사회나 문화가 심어놓은 허상들만 액자 안 그림처럼 머릿 속에 걸려있는 것은 아닐까? 그림 제목 '행복' 과 함께.....

아이고,,,세상에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있다는 가정을 하면서도 모두 다 예상할 수 있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심히 안타깝도다. 그럴싸하게 철학적인 행복 운운하면서 돈도 필요없다고 구라를 쳤던 나는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하면 행복한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이유가 생겼다. 모두가 예상가능한 답안 말고 나만의 답안이 무얼까? 집, 차, 옷, 여행.... 4지 선다형 문제 말고, 나만의 서술형 답변을 작성해보자..........................음.... 시간이 좀 걸리겠다.......우선 내 머릿 속에 걸려있는 '행복'이라는 제목의 액자를 좀 치우고, 행복 카테고리를 만들 수 있도록 '똑똑' 뇌를 깨워야겠다.

이런이런.....인생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문제를 생산해 내는 과정인 것 같다. 비슷한 출제유형의 문제들로 고민하는 우리 시대의 동지들이여, 정해진 답이 없다면 상상을 초월한 기발하고 창의적이고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나만의 멋진 답안지를 작성해 보는 건 어떨까.... 우리 보다 먼저 좌절하고 고민했을 누군가가 작성해놓은 족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학교 때 행복학이나, 인생 문제 출제유형 같은 강의는 없었던가? 있었어도 콧방귀로 날려버렸겠지. 이래서 인생은 복잡다단한 것이야......

무튼...... 오늘부터 생각해보련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남들과 다른 나만의 리스트........잘 할 수 있을랑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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