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러기 핫도그

by 김필필

간식.....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다.
두루뭉술한 단어 덕에 무슨 음식이 나올까 하는 상상과 기대와 관심과 흥분과 기다림과 두른 거림까지.....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는 간단한 음식...
하지만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의 위력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듯하다.
지금 나에게 간식이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맛있는 스낵이나 간단한 분식 정도가 생각나는데 맛은 있겠다만 살도 찌고.. 콜레스테롤도 걱정이 되며 내가 사는 것인가, 얻어먹는 것인가, 예산을 충분한가의 문제까지 줄줄이 따라온다.

어릴 때 느끼던 간식에 대한 콩닥거림은 사그라들고 무관심과 무감정에 가까운 냉소가 남았다는 사실이 서글프네...

아이는 당연히 간식을 좋아한다.
며칠 전 저녁을 먹은 후 아이는 당당히 간식을 요구한다. 이것저것 메뉴를 이야기하던 중 핫도그 당첨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않는 관계로 찜기를 이용하여 간단하게 냉동 핫도그를 해동시켜 이쁘장한 접시에 고이 모셔 올려드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여간 먹음직스러운 것이 아니다.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생각하는 멋진 엄마 놀이에 푹 빠져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불렀다.

...... 엄마 핫도그가 두드러기 났나 봐~~
- 뭬야?
....... 핫도구에 똥글똥글 두르러기가 올라와 있어~~

뜬금없는 소리에 핫도그를 살펴보니 찜기에 나 있는 구멍으로 인해 핫도그 표면에 일정한 원형 무늬가 자국으로 남아있다. 요고요고 요고..... 두드러기 맞네.... 아이도 나도 웃는다.
내가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보는 아이의 눈이 좋다.
다름을 보고 아름다움으로 이야기하는 아이의 마음이 좋다.
생각만큼 그렇게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아이로 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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