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 달란트를 가지고 태어난다. 어떤 사람은 공부를 잘하고 어떤 사람은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요리에 재능을 보이기도 한다. 누구나가 한 가지 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을 의심하진 않지만, 그 재능이 무엇인지 찾아내어 직업으로 삼고 가치 있게 키워나가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 물론 취미로 또는 특기와 여가활동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채 유년시절을 보내고 성인이 되기도 하고 남들은 재능이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시기에 자신의 진정한 달란트를 찾아 모험을 하기도 한다. 물론 꼭 재능을 찾아내어 그것들을 꽃피우는 것만이 의미 있는 인생은 아니겠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며 즐거운 것, 재미있는 것, 잘하는 것 한 가지쯤은 생각나는 인생이 좀 더 풍요롭지 않을까? 그것이 무엇이건,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다른 사람 말을 잘 들어준다거나, 틀린 그림 찾기를 잘한다거나, 우리 주변에 떠도는 가십거리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거나, 집 안 곳곳에 적절한 청소 도구를 활용할 줄 아는 것 또한..... 작지만 소중한 나만의 다이아몬드를 간직한 가치 있는 삶이 아니겠는가.
그냥 지나치는 일상에 나의 작은 즐거움과 재능을 찾아내어 소중한 의미를 부여하고 무럭무럭 가치 있게 키워나가는 것이 인생을 풍성하고 살만하게 만들어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나는 그저 그런 평범한 집안에 그저 그런 평범한 아이로 태어나 그럭저럭 즐거운 유년시절을 보내고 적당한 성적으로 보통의 대학을 나와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직장을 다니며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 무언가 잘하는 것이 있었던 것도 같고 나름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진 종목들도 있었다. 잘난 척하기 딱 좋은 것들을 재능으로 갖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인생의 기억을 헤집어보지만, 특별하게 잘하는 게 없다. 물론 적당하게 사회생활하고 여가생활 즐길만한 신체적, 지적 능력은 있지만 내가 즐기고 행복하며 특별하게 여길만한 것들이 없었다는 점이 늘 안타까웠다.
그리고...... 세월과 풍파에 닳고 닳은 몸뚱이에 체력이라는 묘약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시작한 달리기에서조차..... 1분 달리기로 근육통을 달고 사는 허접함을 발견하게 되고 나니..... 나이만 먹고 도통 할 줄 아는 게 없는 인생이라니....
들쑥날쑥한 감정 기복까지 더해지니 암담하고 참담하니 인생에 이루어 놓은 것 없이 나이만 먹은 기분이다. 그러고 보니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3주가 지났고, 이제는 3분 정도는 근육통 없이 달릴 수 있게 되었다. 3주 동안 다양한 루트를 달려보고 달리기에 대한 정보를 듣고, 보고, 찾는 동안 느꼈던 미세한 흥분이 생각났다. 아무런 정보도, 경험도 없이 덜컥 시작했던 달리기가 내 생활 속 일부가 되어 가는 과정이 시끌벅적하기도 하고 뻐근하기도 했지만, 싫지 않았다. 30초를 늘리기 위해 일주일의 새벽을 열었고, 아련한 근육통을 벗 삼았으며 추락하는 자신감을 붙잡았다. 남들은 콧방귀를 뀔지 모를 30초라는 짧은 시간조차 나에게는 빛나는 소중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 새삼 다가왔다. 30분이든, 30초이든, 단 1초이든....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고 무언가의 단초이자 인생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아니면 모르는 무언가의 의미를 누가 판단할 수 있겠는가?
어느덧 의미 있는 30초가 인생의 즐거움이 되어 가고 있는 나의 생활을 들여다보니 이것도 재능인가? 작은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차곡차곡 꾸준함을 장착하여 인생을 겹겹이 풍성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꾸준함도 재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꾸준함이라고 하기에 3주가 아직 이르다면 30초에 30초를 더하고, 또 30초를 더하기 위해 3주가 한 달이 되고, 두 달이 되도록 달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오!!! 달리기가 재능이라고 하기엔 그 위상에 걸맞은 신체적 능력을 갖기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꾸준함이라는 재능을 갖기 위해서는 시간과 작은 의미들과 의지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요가복을 사놓고 허리를 삐끗했다고 그만뒀던 30대 언저리의 기억과 기타를 배운다며 직장 동료들과 동아리를 만들고 기타를 구입한 후 손가락에 생긴 물집이 아문 후 다시 배우겠다고 악보를 덮었던 낯 뜨거운 과거는 과거일 뿐....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인생의 한 자락에 창피하고 어쭙잖은 자잘한 에피소드들로 무너지지 않을 여유를 가진 지금이 바로.... 꾸준함이 재능이 되기에 시기적절하지 않을까? 한 번 꺾이면.... 다시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넘어지고, 포기해도 다시 시작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어 또 시작하는 꾸준함도.... 꾸준함이라면 이미 재능 수준이지만, 1분 달리기가 30분 달리기가 될 때까지 꾸준함을 장착해 보련다.
나는 재능을 찾기 늦지 않은 나이 짜십짤!!! 이니까....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