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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량과장 Sep 20. 2023

미니멀리즘은 전략이다

미니멀리즘은 취향이 아니다. 전략이다. 간혹 미니멀리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본인이 취하고 있는 스탠스를 인지하지 못하는 기획자나 광고주가 존재하는데, 광고 업계 내 미니멀리즘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다.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기획자의 관점에서 광고에 미니멀리즘을 반영하겠다는 것은 단순한 형태의 광고를 제작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미니멀리즘의 최대 강점 '전달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Dipesh Shrestha, Unsplash


미니멀리즘을 광고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나 제품이 지닌 핵심 가치와 차별점을 도출해야 한다. 미니멀한 광고의 카피나 이미지, 컬러 등은 브랜드나 제품의 강점이나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데, 불필요한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핵심만을 담게 되면 광고 상기도 효과를 개선할 수 있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깔끔한 글이나 디자인도 브랜드나 제품의 소구점을 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간결하고 명료한 카피나 브랜드 또는 제품 중심의 비주얼은 사용자의 의사 결정 과정을 단순화하고, 잠재 고객이 의사 결정을 할 때 해당 브랜드나 제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게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컨펌을 위한 결과물을 제작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광고 소재 내의 카피와 이미지가 얼마나 뾰족한 지 가늠해야 한다


©Ana Flávia, Unsplash


물론, 이 과정에서 광고주와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 광고주가 심미적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있는 경우, 가독성이나 가시성을 낮추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때 광고주의 의사 결정이 전달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은 고지해야 하지만,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결국 비즈니스의 주인은 광고주고, 그에 따른 책임도 본인이 지는 것이기 때문에 광고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다만, 기회가 있을 때 미니멀리즘을 전략적으로 바라보면 광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피력해 볼 필요는 있다.


매체 제안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 효율을 창출하고 싶은 광고주가 있다면 브랜드나 제품의 특성에 맞는 매체만을 추천해야 한다. 당장의 수익에 눈이 멀어 무리한 견적을 제시하게 되면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고, 광고를 진행한다 하더라도 기대치를 충족해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꼭 필요한 핵심 매체만을 제안하며 ‘선택과 집중’을 권하는 편이 장기적인 신뢰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Eleni Afiontzi, Unsplash


광고의 목적은 브랜드나 제품의 핵심 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 미니멀리즘은 그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툴이다. 물론 메시지의 전달력을 극대화하면서 광고주의 기대치와 요구를 충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지만, 기획자와 광고주가 소통을 거듭해 미니멀리즘의 적용 방안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다면 광고 효율은 크게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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