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ification_column_154
6시내고향이라는 TV프로를 살면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전 연령에서 말이다. 물론 정말 모를 수도 있다. 이 프로에 전국장수자랑이라는 코너가 있다. 23년 11월에 95세 6.25 참전용사 박남수 어르신이 출연했다. 95세 어르신의 장수 비결 중 하나인 취미생활은 디아블로2 플레이였다.
그냥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앞으로의 고령화와 동시에 일인가구가 늘어날 것이 확정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심각하게 보일 수도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됐다. 앞으로는 고령화의 문제가 일인가구 증가와 결합되며 더욱 복합적인 상황이 나타나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외로움이 동시에 대한민국을 덮치는 것이다. 고독사로 발견된 슬픈 이야기들이 뉴스에 자주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중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고독 자체만으로도 많은 연구에서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감정적 고립상태는 큰 문제로 봐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 부를 신설하고 고독문제 대응을 시작했으며 2021년부터 일본도 장관급이 지휘하는 기관으로 고독 담당실을 창설했다. 작년에는 세계보건기구도 외로움이 선진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고르게 나타난다고 발표했다.
반려동물이나 다른 방법으로 외로움을 잠시 감소시킬 수 있지만 궁극적인 해소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새롭게 찾아야만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은 반려 게임의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평생 할 수 있는 게임. 국가가 관리하고 외로움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형태로 말이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다. 당장 상업적으로 전 연령을 아우르는 형태의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개인은 연령이 고령화 되면서 자신이 즐기던 게임들을 즐기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개인의 성향이 크게 반영되는 게임으로 보편적 복지를 하는 방향이 당장은 어려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디지털 게임의 형태로 각 개인들이 연령에 상관없이 모여서 고독을 해소하고 자연스럽게 생존을 확인하고 지원하는 방법을 국가 차원에서는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구 감소의 속도로 본다면 사람이 사람에게 진행하는 복지체계는 한계가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고독하지 않게 만들고 서로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형태의 고독을 방지하는 게임형 체계를 구축해 나가야만 한다. 물론 더 좋은 새로운 아이디어 들도 많이 있겠지만 당장 이보다 가성비 좋은 형태의 시도는 찾기가 어려워 보이는 부분이 많다.
너무 먼 미래의 일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부가 판을 깔고 고독한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형태의 체계가 아니고서는 고령화와 고독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건설적인 방법에 끝 없는 시도가 필요하게 된다. 또한 이민자에 패쇠적인 문화의 개선도 기대가 가능할 것이다.
미래는 내일이 아닌 오늘부터 시작된다.
「 파울로 코엘료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