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ification_column_155
햄버거와 수제버거의 차이를 결정 짓는 부분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생각과 버거의 스타일 마다 다양한 결론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느끼는 부분은 바로 사람의 손으로 고유성 있는 햄버거를 만들어 준다는 이미지일 것이다. 맥도날드 햄버거도 손으로 만드는 것은 동일한데 말이다.
정성이 들어간 요소를 넣을 때 우리는 수제라는 용어를 붙이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장인의 손길과 유사한 형태를 비롯해서 사회 전반적으로 사람의 정성이 들어간 무엇인가가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거기에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유행이 돌고 도는 것과 같이 한동안 프렌차이즈가 유행하고 전국에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 같은 빵집들이 천하를 평정하면 수 많은 동내 빵집들이 몰락한다. 그리고 또 어느새 다시 성심당과 같은 지역의 특색 있는 요소들이 여기저기서 살아남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순환이 반복된다.
현실에서의 역사의 반복과 순환이 이제는 디지털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유니레버 산하의 비누 브랜드 도브가 대표적이다. 도브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AI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그려줘 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정답은 예상대로 파란 눈의 젊은 백인 여성이었다.
도브는 이 질문을 바탕으로 대외적으로 다음과 같이 천명했다. 도브는 여성의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왜곡하는 AI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도브의 이 캠패인을 보면서 수제라는 단어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우리의 문화가 어느 정도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AI의 발전이 지금보다 더 극한으로 이루어지고 콘텐츠 제작이 더 쉬워 지더라도 과연 AI로 만든 콘텐츠와 결과물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선택 받을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지금의 핫한 트렌드이고 생산성을 올려주는 여러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이다.
하지만 AI가 MS워드나 검색 수준으로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면 다시 사람들간의 결과물 차이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변별력 경쟁이 생겨날 것은 너무나도 자명할 것이다. 당장이야 AI의 사용 숙련도가 변별력이 되겠지만 모두가 적응하면 결국 인간 고유의 요소가 다시 필요해 지는 것이다.
순환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지금 게임화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답은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세대와 시대를 연결하고 개인과 조직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을 제대로 연결하는 방식을 만드는 것이 게임화가 가야 할 큰 길중 하나다. 디지털 세상의 고립과 단절도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개인이 연령에 상관없이 세상의 모든 서비스를 편하게 누리고 장소나 지역의 구애도 받지 않으며 언어가 달라도 교류가 가능한 세상으로 갈 수 있도록 말이다. 지금은 이와 같은 기능들이 게임을 중심으로 서서히 발전 중이지만 이후에는 세상의 모든 것에 적용되어 나가는 그날이 올 것이다.
내 스스로 확신한다면 나는 남의 확신을 구하지 않는다..
「 에드가 엘런 포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