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석주원 Jun 09. 2024

삶이 종료 된 이후의 게임화

Gamification_column_157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연인과 다시 만나고 소통하고 싶다는 상상은 모든 사람이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은 언제까지나 꿈속에서 무의식 중에만 가능할 것이라는 사실도 모두가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이 현실이 되는 것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것이 상식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원더랜드 안에서는 세상을 떠난 사람을 구현하는 빅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앞서 언급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당장은 이처럼 영화 속 일이지만 기술 더 발달하고 개인의 삶에 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누적할 수 있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삶이 종료 된 이후 각 개인의 발자취는 모두의 인식 속에 각인될만한 업적이나 행동을 했거나 혈통을 통해서만 남는 것이 가능했다. 사마천의 사기부터 조선왕조실록까지 말이다. 하지만 평범하고 일반적인 각 개인의 삶으로 들어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부의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는 유독 종친회 사이트가 많다. 성씨 별로 인구 통계도 나오며 그 숫자에 따라 희귀 성씨로 불리기도 한다. 동시에 수 많은 삶이 지나 갔음을 보여주면서도 아무런 기록도 남지 않은 경우도 대다수다. 이름도 모르고 하는 제사보다 삶의 발자취를 알아가는 것이 더 뜻 깊지 않을까?


단일 민족을 보는 시각에 호불호가 있겠지만 각 성씨에 따른 무수한 스토리가 있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조상들의 역할도 종친회 차원에서 남은 기록들을 보존하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기록들이 다음 세대로 전해지고 누적해 나간다면 우리의 역사가 더 뜻 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족보를 남기는 방식과 체계를 비롯해 만들어져 있지만 업데이트 및 운영되지 않는 수많은 종친회 사이트, 저조한 출산 상황으로 큰 폭의 인구 감소가 예정되어 있는 지금이야 말로 국가 차원에서 이런 역사를 정비하고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게임화 된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구 구조적으로 대한민국이 소멸하기 전에 지금의 대한민국을 남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위키 형태로 남아있고 사이버 세계의 파편적으로 모여있으나 과거 수많은 사이트들이 결국 소멸되고 모든 데이터가 인터넷에서 영속적으로 보관될 수 없기에 새로운 형태의 시도가 필요하다.


위키 형태를 비롯해 사이버 세계에 남아 있는 역사는 누구도 보존을 책임지지 않는다. 국가 차원에서 이를 체계화하고 우리가 민족 혼이라고 하는 부분들과 단일 민족에 대한 요소들이 이어져 온 의의를 제대로 남기는 준비를 체계적으로 진행해 지금의 기록을 모두 후세에 전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게임의 방식을 접목해 왕조실록과 역사서가 지금의 여러 형태로 모두에게 콘텐츠가 된 것과 같이 어떻게 살았는지 이름도 모르는 증조 할아버지의 제사를 지내는 것보다 우리의 후손에게 디지털을 넘어 게임화 및 스토리화 된 콘텐츠 형태의 체계로 만들어 남겨져야 할 것이다.


삶은 기가 모여 있는 것이고 죽음은 기가 흩어지는 것이다.

「 장자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작가의 이전글 언론의 생존을 돕기위한 게임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