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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주원 Jul 13. 2021

e스포츠와 大게이밍 시대

Esports_column_056


“수제”가 안 붙는 곳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제”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굳이 붙어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곳에도 수 많은 “수제”가 붙어 있다. 수제햄버거, 수제초밥, 수제맥주, 수제도시락, 수제돈까스, 수제불고기와 같은 메인 메뉴부터 수제피클, 수제푸딩, 수제식혜까지 반찬, 디저트를 가리지 않고 당연히 손으로 만들었을 부분에도 수제를 따로 표기한다.



이는 “수제”라는 단어가 음식에 있어 무언가 더 건강하고 정성이 들어 있으며 맛이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심어 줬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수제 명품도 있지만 굳이 음식을 예로든 것은 이것이 기존의 제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메뉴의 제품이 나오는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수제”라는 이름이 붙으며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과 e스포츠 산업에서 “수제”와 같은 단어가 있다. 바로 “게이밍”이다. 그 시작은 미미했을지 모른다. 그냥 기능이 몇 개 더 달린 작은 마우스 하나에서 시작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게이밍”이라는 단어는 그냥 작은 의미를 가지는 단어가 아니라 수 많은 산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마법의 단어가 되었다. 산업의 영역도 특정 영역을 넘어 의식주로 확대 중이다. 



하지만 “수제”와 “게이밍”은 단어 자체에는 서로 묘한 이질감이 느껴지지만 현실에서는 서로 동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방향을 만든다. “수제”라는 단어가 음식에 붙으면 정성껏 손으로 만든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부여하며 그 자체만으로 소비자가 조금 더 높은 가격에 구매를 하게 만드는 것과 같이 사람들이 “게이밍”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더 높은 가격에도 신뢰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는 앞으로 “게이밍”이 붙은 상태의 불량한 제품이 늘어나면 그 이미지에 타격이 갈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나 e스포츠 유저들은 “게이밍”이 붙어 있는 각 카테고리의 제품에서 옥석을 가릴 판단력과 주관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다양한 가격대에 수 많은 카테고리의 “게이밍”이 붙은 제품들도 개별 소비자 층을 형성하고 모두 성장 중이라 볼 수 있다.



이는 2019년 엔디비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설득력이 증명 된 바 있다. 조사에 의하면 게이밍 기어를 사용한 사용자 그룹이 일반 제품을 사용한 사용자 그룹보다 평균적으로 더 우수한 게임실력을 보였다는 조사를 발표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어수스, 에이서, 기가바이트와 같은 기업들은 고유의 게이밍기어 라인업이 있으며 삼성과 LG의 경우에도 게이밍모니터 대전을 진행 중이다.



게임의 주가 되는 장비의 영역에서 게이밍기어의 역할은 “게이밍”이라는 단어의 주인공이다. 연산장치 카테고리의 PC, 노트북, 휴대폰부터, 출력장치 카테고리의, 모니터, 헤드폰, 이어폰, 스피커, VR, AR까지 大게이밍 시대라고 불릴만한 수 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게이밍 기어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입력창지 카테고리의 마우스, 키보드, 마우스패드분야는 논할 것도 없다.



게이밍 분야의 확장은 장비의 영역을 넘어 환경의 단계로 넘어 선지 오래다. 가구 카테고리의 게이밍체어, 게이밍데스크, 게이밍배드까지 수 많은 가구 기업들의 도전장에 이어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도 참전했다. 개인적인 관심이 아니면 어린 나이에 이케아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많지 않기에 게이밍 가구 시장에 진입하여 새로운 세대의 관심과 사랑을 얻기 위한 행보로 생각된다. 



글의 시작에서 언급한 식품분야의 “게이밍”도 억지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다양하게 시도 중이다. 오뚜기가 발매한 게이머 전용 컵라면 힐러는 자체제작 캐릭터와 함께 출시 됐다. 또한 레이저에서 출시한 게임을 하며 씹으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게이밍 껌과 마시는 음료도 있다. 각 회사의 다양한 마케팅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지만 이런 도전이 쌓여 결국 세상을 바꾼다.



신규 도전의 사례도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각종 게임디자인의 게이밍 신용카드와 레이저에서 비자카드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신용카드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형태의 e스포츠선수 페이커 한정판 체크카드와 롤챔스 적금까지 금융과 보험의 영역으로도 “게이밍”을 통한 마케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산업 분야에 상관없이 게임과 e스포츠가 가지는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로운 글로벌 투자도 파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MS와 삼성,LG같은 본업과 연계된 게이밍 사업을 뛰어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형태의 사업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텐센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텐센트 게임즈는 e스포츠 관련 사업 청사진을 발표하며, e스포츠 카페, 호텔, 가구 및 생활용품, e스포츠 방송 등 새로운 도전 사실을 알렸다. 가구는 이케아와 협업한다.



의식주의 모든 영역에서 “게이밍”이 시대를 리딩하는 순간을 모두가 체감하는 현실이 눈앞으로 다가 왔다. 크지는 않지만 의복의 영역에서 굿즈로 시작된 게이밍 의류는 새 역사를 서서히 열어가고 있으며, 전세계 있는 PC방과 새롭게 확장될 e스포츠 호텔들은 게이머들은 위한 새로운 식사 체계를 만들어 줄 것이다. 주거의 경우에도 게임룸이 서재 대신하거나 확장 될 여지가 많다.



앞의 사례들은 대부분 기존의 보유 자원들을 “게이밍”과 연계하여 그 파급효과를 증가 시키고 시대에 중심으로 떠오르는 새로운 세대를 긍정적인 이미지로 맞이하기 위한 형태로 확장과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앞에서의 시각은 대부분 순수 게임 제작사나 e스포츠 구단이 아닌 일반 기업이 “게이밍”을 접목한 경우에 대한 내용이다. 제작사, 구단을 위한 게이밍 전략은 없을까?



수 많은 구단이 국내외 할 것 없이 다양한 스폰서십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만 보더라도 안과와 치과는 물론 한의원을 비롯한 다양한 병원들과의 협업은 물론이고 각종 식품과 음료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에는 암호화폐는 물론이고 승부를 예측하는 배팅업체부터 주류회사들도 후원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수 많은 스폰서십의 확대가 마냥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한번만 삐끗하면 순식간에 이 산업 자체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 아직도 e스포츠와 게임의 주 소비자가 대부분 미성년자 임은 반드시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의 경우에는 이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코인이나 배팅업체를 비롯한 주류업체까지 어린 층에 대 놓고 홍보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게이밍”이 붙은 대부분의 제품에 대하여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군웅할거중인 수 많은 종목의 e스포츠 구단들이 다양한 산업의 스폰서 십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굿즈 및 자체상품을 개발하여 “게이밍”이라는 3글자의 가치를 모두의 인식 속에서 발전시켜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고의 “게이밍”제품들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리스크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덜 위험하며, 

꿈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입니다.

「 하워드 슐츠 」


 

by 한국게임화연구원 석주원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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