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장루프 : 하장에서 엔민까지

하장루프 1일 차

by Scott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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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장루프 첫날


아침식사는 제니가 소개해 준 식당으로 갔다.


쌀 물을 한 국자를 증기 솥에 쪄서 라이스페이퍼를 만든 다음, 막대기로 반절을 나누어 옮기고 여기에 볶은 다진 고기를 얹어 둥글게 말아 만든다.

이것을 라임과 고수를 추가한 닭 국물에 적셔 먹는다.

베트남 김치라며 무를 잘게 썰어 만든 반찬을 주는데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아준다.


아침 8시에 갔는데 현지인 몇 명이 이미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현지인 맛집임에 틀림없다.

제니 말로는 소개해 준 모든 사람이 만족했다고 했는데 직접 먹어보니 맛집임을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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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이며 겨울철인 이곳은 아침이면 조석 간 온도차로 안개가 뿌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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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걷히는 시간은 10시 전 후, 안개 탓인지 대부분이지 라이더들은 오전 9시 넘어서 출발한다.

우리 역시 식사 후 9시 30분쯤 출발했는데 채 5분도 안되어 공안이 잡는다.

국제면허증과 여권을 보여주니, 거기에 한국 운전면허증까지 보여 달란다.

뭔가 꼬투리를 잡고 싶은데 없어서 아쉽다는 듯, 영문 운전면허증을 앞뒤로 돌려보면서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한꿔~~ 한마디 하고 가란다.


하장루프를 타려면 반드시 한국에서 소형 2종 오토바이 면허증을 취득하고 영문 면허증과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적발 시 벌금에다가 무조건 원점으로 회기다.

간혹 한국에서만 인정해 주는 125cc 원동기 면허를 오토바이 면허라고 주장하다가 공안에게 붙들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으니 소형 2종 면허가 없으면 이지라이더 고용해서 뒤에 타고 가길 권한다.


하장루프 0km 표지적에서 인증샷을 찍고 본격적으로 긴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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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125cc를 렌트했는데 이번에는 뒤에 사람을 태우고, 급경사 길을 주행해야 하기에 155cc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125cc로 언덕길에서 가속 시 카르릉~ 하는 노킹소리가 나는데 155cc는 부드럽게 올라간다.

타이어 폭도 넓고 차체무게가 무거워 슬립에 대한 걱정이 덜해졌다.

달라진 악셀 감각과 차체 무게감에 몸이 스스로 적응하도록 속도를 조금씩 올려나갔다.


한국에서는 바이크를 타지 않고 동남아 여행 때 만 렌트해서 타다 보니, 몸이 기억하는 감각을 끄집어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30, 40, 50, 60 , ~~ 천천히 속도를 높여갔다.


바이크 슬립의 주원인은 도로에 노면 상태이지만, 긴장하다 보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 바이크 핸들링이 부자연스러워지면서 바이크가 내 통제를 벗어날 때 생긴다.

마음속으로 릴렉싱을 외치며 어깨에 힘을 풀고 몸이 알아서 반응하도록, 나 자신을 믿고 맡기면, 어느 순간 바이크와 한 몸이 되어 움직인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풍경 좋은 곳에 한 번씩 쉬어 주면, 뇌세포의 뉴런이 다시 정리되고 어딘가에 잠자고 있었던 감각들이 깨어나면서 업그레이드가 된다.


건기의 하장루프 도로는 우기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우기 때는 빗물에 의해 씻겨 나갔을 미세한 먼지와 작은 돌, 그리고 모래가 도로 표면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특히 손상된 콘크리트 도로는 더 심하게 파이고 부서져서, 기다랗게 도로 한쪽을 덮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가속을 하면 슬립이 되기에 일정하게 속도를 유지하면서 통과했다.

가능한 속도를 30 이하로 줄이면서 천천히 통과해야만 했다.


하장루프는 고도차가 심하고 커브길에 "U" 자형 도로가 많아 평균 30~40km/h 속도로 이동했다.

대형 트럭이 앞에 가거나 지나갈 때면 작은 돌알갱이가 튀고, 먼지가 날리면서 하얀 흙먼지가 안개처럼 일어난다.


구글맵 상의 소요 시간은 자동차 기준으로 표시되는데 바이크로 운전할 경우, 1.5배 ~2배 정도 소요되니 이 점 참고해서 계획을 세우면 된다.


오늘은 하장에서 엔민까지 92km를 달려야 한다.

점점 고도가 올라가면서 산이 높고 골이 깊어진다.

산허리를 가로지른 가느다란 선이 우리가 지나 온 길이다.


경치 좋은 곳에는 언제나 커피숍이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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꽌바의 천국의 문에서 바라본 지나 온 길이다.

해발 1500미터로 여기서부터 동반의 카르스트 지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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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전설은 베트남에도 있었다.


차이점은 한국은 자식들을 데리고 올라갔지만. 베트남에서는 선녀 혼자 하늘로 올라갔고, 남겨진 자식들이 굶어 죽을까 봐 걱정되어 가슴을 떼어놓고 올라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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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자전거로 여행하는 프랑스 한 부부를 만났다.

험한 고갯길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은 거의 히말라야 라싸의 오체 투기와 맞먹는다.

자전거 림과 여분의 타이어를 달고 온갖 위험에 맞선 두 분의 용기가 너무 대단해 말을 걸어 보았다.


더욱 놀라운 건 2년 6개월째 여행 중이며 한국도 자전거로 여행했단다.

자전거에 줄줄이 달린 물건들이 거의 난민 수준이었지만 이들의 표정은 너무도 밝고 행복해 보였다.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한 컷 찍었다.


하장과 엔민 사이에는 두 개의 동굴이 있다.

하장루프 시작 지점에 하나 있고 엔민 쪽 동굴이 하나 있는데, 시간상 둘 다 들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엔민 가까이에 있는 Lung Khuy Cave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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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오기 전 30분 거리 Nha Hang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도착했다.

유튜브에 올려진 영상으로 이곳까지의 진입로는 좁고 위험해 보였는데, 실제로는 바이크 두 대 정도는 교행이 가능한 도로였다.


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급경사 길이고 아래 그림처럼 소폭의 진입로 형태의 도로이니 운전 시 주의가 필요하다.

마을 입구에 도착해서 정해진 주차장에 주차 후 산 위에 위치한 동굴로 이동하면 된다.


주차료는 바이크 한대 당 5,000동(250원 정도), 어딜 가든 관광지 주차장에서 받는 금액은 동일하다.

미리 잔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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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 주차 후 동굴로 향하는 길, 이 정도의 도로 길이 마을 초입부터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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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개 한 마리가 어느 순간 우리를 택해서 길라잡이를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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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돌 투성 땅을 일구어 손바닥만 한 아주 작은 땅에 옥수수를 심어 수확을 한다.

20260109_151949.jpg 동굴 입구에서 바라본 올라온 길

동굴탐방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지라이더들이 서양인을 데리고 와서 밀물처럼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이곳에서 엔민까지는 52킬로미터로 건기인 겨울철에는 늦어도 3시에는 출발해야 안전하게 엔민에 도착하니 시간 안배를 잘해야 한다.


동굴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동굴 입구에 현판이 있었다


동굴은 거의 손상이 안되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고, 까오방에서 본 동굴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감동은 두 배이었다.

기존에 보아왔던 석회 동굴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형상을 가지고 있고, 건기임에도 군데군데 물이 떨어지며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자라고 있었다.

동굴의 특이한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설치한 조명과 계단 구조물로 만들어진 코스가 너무 잘 설계되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놓친다면 많이 아쉬운 곳이다.


이곳 입장료는 현지인 외국인 구분 없이 30만 동(약 1500원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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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동양인은 우리뿐이고 다 서양인이다.

아직은 경기도 다낭시라고 불리는 다낭, 호이안보다 한국인과 중국인의 손이 덜 탄 곳이다.


개인적은 바램은 현재의 순수한 모습들이 급격한 단체 관광객 증가로 변질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동굴에서 내려와 시계를 보니 오후 3시였다.

해지기까지는 두 시간 남았다

어느 순간 동굴에 우리뿐이고 이지라이더를 타고 온 서양인들이 다 빠져나가 여유롭게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여유를 부렸다


구글맵으로 자동차 기준 두 시간이지만 실제는 3시간이 걸려 어둠이 짙게 내리기 직전 6시 10분쯤 엔민숙소 홈스테이에 무사히 도착했다.

룸 하나당 45만 동. 저녁과 아침식사는 15만 동으로 총 60만 동(한국돈 3만 원)이다.


7시에 저녁식사 시작.

식탁에 무한 제공되는 토속 증류수로 이지라이더가 건배사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주의해야 할 점은 토속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다.

다음날까지 술이 덜 깨어 경찰 음주단속에 걸릴 수 있으니 스스로 판단해서 적당히 즐기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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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후 저녁 9시에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옆집에서 울려 퍼지는 이지라이더와 여행객의 노랫소리를 자장가 삼아 하루를 정리하며 잠을 청했다

이렇게 본격적인 하장루프의 하루가 갔다.


다음 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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