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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인 Mar 10. 2024

민물 참게 찌개, 추억을 먹었다

민물 참게 낚시로 잡고, 통발로도 잡았다

신마산 번개시장에 갔다가 민물 참게를 발견했다.


참게는 어릴 적 고향에서 낚시로 잡던 기억이 있다. 두 개의 대나무 끝에 각각 미꾸라지 잇갑(미끼)과 장닭(수탉)의 꼬리깃털로 만든 홀치기(올가미)를 묶어 낚싯대로 썼다.


가을장마로 개울의 물살이 급해지면, 밤새 통발을 걸쳐놓았다가 새벽에 횃불을 들고 나가 대량으로 쓸어담아 오던 기억도 있다. 어머니는 호박을 숭숭 썰어넣어 참게된장찌개를 해줬는데, 그게 참 맛있었다. 남은 참게는 간장게장을 담아뒀다 겨우내 꺼내먹었다.


오늘 시장에 나온 참게도 살아 있었고, 육안으로도 살이 꽉 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고성 동해면에서 직접 잡아왔다고 했다. 망설임없이 바로 사서 집에 와 참게된장찌개를 끓였다. 무청(시레기)이 없어서 동초를 대신 넣었고, 호박과 양파, 마늘, 대파에다 된장과 고춧가루로만 간을 했다. 참게는 먹기좋게 잘라서 넣으려 했으나, 워낙 바둥거리는 바람에 그냥 통째로 넣었다.


어릴 적 먹었던 그 맛이 그대로 살아났다. 특유의 강한 게향도 살아있었다. 모처럼 추억을 먹었다. 아직 네 마리가 남았다.

신마산 번개시장에서 산 민물 동남참게.

위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맛칼럼리스트 황교익 씨가 이를 공유하며, 민물 참게에도 두 종류가 있다고 해설해줬다. 내가 신마산 번개시장에서 산 참게는 동남참게인데, 이건 봄이 제철이라고 한다. 아래는 황교익 맛칼럼리스트의 글.


참게는 남쪽에서 사는 놈과 북쪽에서 사는 놈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신마산 번개시장 참게는 남쪽에서 사는 놈으로 동남참게가 정식 명칭입니다. 이 놈은 봄에 알을 뱁니다. 그래서 제철은 봄입니다. 북쪽에 사는 놈은, 그러니까 임진강 참게는 가을에 알을 뱁니다. 그래서 제철은 가을입니다. 남녘의 참게가 알을 배었다니, 봄이 분명합니다. 맛있겠습니다. /황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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