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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인 Feb 25. 2022

정운현의 윤석열 지지선언에 대하여

모름지기 사람이란 말과 삶이 일치해야 한다고 믿는다. 나도 그동안 그렇게 살아오려 노력했다.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윤석열 지지선언에 대해 굳이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도 그런 이유다. 정운현처럼 자신이 그동안 살아온 삶을 통째로 부정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절했음에도, 그와 단절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친분을 유지하는 것 또한 내 삶의 원칙에는 맞지 않다. 실제 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그동안 봐오면서 불편함을 느낀 적도 많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기분이 어떤지 알게 됐다. 그와 나의 오랜 친분을 알고 있던 많은 사람들로부터 전화와 카톡, 문자를 받았다.

의리, 소신, 자존심은 그렇다 치고, 어떻게 자신의 삶까지 송두리째 부정하는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그간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본인 입으로 직접 들어나 보고 판단하자고 생각했다. 세 번 전화를 했으나 한 번은 통화 중이었고, 두 번은 긴 신호음에도 끝내 받지 않았다.


하루종일 역지사지 심정으로 배경과 이유를 이리저리 생각해봤지만, 남는 단어는 '욕심', '욕망', '권력', '탐욕'... 이런 것 말고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가 이낙연 후보의 경선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을 때까지만 해도 자신을 비서실장으로 발탁해준 총리에 대한 의리로 이해했다. 내게도 공보단에 합류해달라고 했을 땐 완곡히 거절하면서도 미안해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거칠고 날선 언어로 같은 당 상대후보를 몰아붙일 때부터 좀 이상했다. 대체 저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의리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걸고 쟁취해야 할 만한 목적이 없다면 저럴 수 없을 텐데...


그렇게 갈기를 세우고 물어뜯다 보니, 아무리 물어뜯어도 죽지 않는 상대후보가 그의 머리 속에는 '괴물'로 자리잡았을 것이고, 경선이 끝났어도 그 '괴물'의 캠프에는 참여할 수 없었을 게다.


그럼에도 애초 자신이 쟁취하려 했던 욕망은 결코 포기할 수 없었을 테고, 그것이 오늘의 '윤석열 지지 선언'으로 귀결되었던 건 아닐까?


나는 그가 이명박에 의해 2008년 언론재단 연구이사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온 이후 2018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될 때까지 여러 비주류 대안언론을 전전하며 힘들어 하던 모습을 지켜봤다. 그러다 10년 만에 얻게 된 차관급 비서실장 권력이 너무 달콤했던 걸까? 이낙연이 대통령 되면 장관 자리쯤은 문제 없다 생각했는데, '괴물후보' 때문에 좌절되었다고 이를 갈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렇게 그는 정작 자신이 '괴물'이 되고 말았다.  지금껏 그로부터 단죄받아온 수많은 친일변절자들과 그 후손들은 지금 그의 변절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들까? 변절의 대열에 함께 서줘서 반가울까? 아니면 저따위 인간에게 단죄를 받았다고 모욕감을 느낄까?


그렇다. 정운현 이야기다.


2월 21일 오후 8:42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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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현이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 지지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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