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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chi Feb 03. 2018

W5. 마루치의 콘텐츠 週記 - 슈독

Shoe Dog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자서전

중학생 시절, 나이키 로고를 친구들과 경쟁적으로 연습장에 그렸던 적이 있다. 

승리의 여신을 일컫는 Nike, 로고의 매끈한 그 곡선은 미지의 세계로 이끄는 신호처럼 보였고,

전쟁통의 초콜릿마냥 달콤한 동경의 대상이자 신문물이었다. 

그 로고가 아마추어 화가에게 35달러 주고 얻어낸 걸 책 보고서야 알았다. 



슈독(Shoe Dog)은 나이키의 창업자 필 나이트(Phil Knight, 1938~ )의 자서전이다.

오레곤대학 육상선수 출신인 필 나이츠. 책 읽는내내 매끈한 몸매의 청년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실제 이미지는 제법 달랐다.


책을 읽었는데, 생생한 영상을 관람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와 다큐멘터리가 버무려진 영상.


책 제목, Shoe Dog은 신발에 미친 사람을 뜻한다.

육상 스승이자 공동창업자로서의 파트너이기도 한 바우어만을 비롯 다양한 슈독이 등장한다.

1호 직원 존슨을 비롯, 나이키 '에어'를 탄생시킨 과학자 루디 등 독특하고 다양한 슈독들.


자서전은 필 나이트가 창업을 꿈꾸고 준비하던 무렵부터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던 20대와 30대, 20여년의 이야기가 골자다. 말미에 최근 이야기 및 인생을 회고하는 기술이 살짝 가미돼 있다.


쉽게 읽힌다.(실제로 손에 잡고선 밥 먹는 시간 빼고 한 달음에 계속 읽게 되었다. 일선에서 물러난 후 대학교에 가서 소설 창작수업을 들었다고 하는데 그 덕분인지, 아니면 사업스토리 자체가 워낙 흥미진진해서인지...)


대체로 영상 보거나 얘기 듣는 느낌이다가 책을 읽고 있음을 확인하는 장면. 

어찌 보면 글솜씨를 느낀 대목인데, 유머를 풀어쓴 부분이다. 

필자가 일본에 처음 가서 후지산을 올라갈때의 이야기

초보 창업자로서 와 닿는 이야기는 무척 많았다. 많은 이들이 추천해준 이유를 실감.


기록해 두고픈 메시지 몇자락.


"큰 산을 옮기려면 작은 돌 부터 들어야 한다"

(필자는 미국인이지만 동양적 문화와 사고를 좋아하는 일면을 보인다. 이 문구는 책에서 두 차례 등장. 기본적인 생각의 하나로 읽힌다. 특히 첫 챕터 제목이 '미친 생각'이고 나이키는 반란과 인습타파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실행 차원에서는 이렇게 작은 도전과 성공을 중시하는 방법론으로 보완해 간 듯 하다)



"행복이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에 있다"

(여자친구가 식구들과의 식사자리에서 헤세가 한 말이라는데...자서전 전반에서 열정과 의욕 못지않게 약간의 회한 및 반성도 섞여 있는데 그에 어울리는 문구)



중간중간, 협상과정에서 곤란을 겪거나 심각한 파산 위기에 몰리는 등의 상황 등을 들려주는 장면에서, 

가볍게 붙어나오는 그의 생각과 메시지들. 평범한데 울림이 있어 형광펜으로 마크했다.



"나는 처칠 케네디 톨스토이의 전기와 장군, 사무라이, 쇼군에 대한 이야기를 닥치는대로 읽었다. 

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에 매료됐다. 전쟁은 가장 극단적인 상황이다. 

사업은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사업은 총탄없는 전쟁이라고 했다"



"블루리본이 파산하면, 나도 파산해 한 푼도 없는 거지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다음 사업에 써먹을 아주 소중한 지혜를 얻을 것이다. 

지혜는 무형의 자산이지만, 그래도 사업에 따르는 위험을 정당화시켜줄 수 있는 자산이다"



"인생은 성장이다. 성장하지 않으면, 죽은 거나 다름없다"


나이키는 스포츠스타를 통한 마케팅을 열심히 했는데, 초창기 프리폰테인에 공을 들였다. 프리폰테인이 나이키에 어울리는 인물임을 설명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그에게는 자신감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었다. (중략) 때로는 프리폰테인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그의 열정에 있다는 생각도 해봤다. 그는 글자 그대로 죽을 힘을 다해 결승선을 통과했다."(나이키의 사업 전개방식과도 무척 유사해서 그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듯)


아울러, 나이키가 강조하는 '정신(Spirit)'에 유관한 대목 하나. 

스포츠 경기에서 우리가 종종 느끼는 감전의 순간, 즉 감정의 전이와 통합의 순간.


자서전에 어울리는멘트도 있다.


"나는 승리의 의미를 다시 정의해 단지 패배하지 않는다 혹은 생존한다는 원래의 정의를 뛰어넘어 그 의미를 확장하려고 했다. 원래의 정의는 나 자신과 나이키를 유지하는데 충분하지 않았다. 모든 위대한 기업들이 그랬듯, 우리도 창의성을 발휘해 세상에 기여하고 싶고, 이런 포부를 크게 외치고 싶었다. 

(중략)

그냥 단순히 살아간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더욱 알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이 사업이라면, 나를 사업가라고 불러주기 바란다." 


여러모로 자극을 많이 받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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