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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chi Nov 25. 2019

OTT와 방송의 미래, 고민과 토론

GeMeCon2019, 지속가능한 미디어생태계 컨퍼런스

지미콘(GeMeCon)2019에 참석 후기다.

한국IPTV방송협회가 주최한 1회 컨퍼런스, 통신과 방송 관계자들이 많이 자리했다.

이날 행사는 '미디어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삼아 기획됐다.


발제와 토론은 과학자의 생태계 고찰 키노트부터 시작해, 

현실적인 사업자들의 고민과 해법 모색까지 그 폭이 넓으면서도 깊었다.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배운 점도 많았고, 인상적 대목들이 있어 메모 삼아 기록해둔다. 

'OTT(Over The Top) 전쟁' 내지 'Streaming War'로 부르는 큰 파도와 방송의 미래를 중첩시켜 발제와 토론이 이뤄진 대목이 제법 많았는데 하나하나 무척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방송'은 전통적 의미의 방송을 넘어 통신과 접목된 방송을 의미한다. 이날 행사 또한 '하이브리드'형의 유료방송시장 관계자가 주축인 자리였다.


우선, 이날 '미디어 생태계에 뉴미디어가 등장하면?'이란 주제로 발제하면서 공유한 내용 일부다.

흐름과 맥락을 짚는게 중요한 발제로 생각하면서 고심 끝에 미디어 생태학을 차용해서 다소 '평평한' 얘길 앞뒤로 정리했다. 마지막 장표는 "기술적 변화는 누적적이라기 보다는 생태환경적이다"(Postman) 문구를 넣었으니... ㅠ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과 도입은 단순히 미디어 하나가 추가되는게 아니라 사회내 전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및 문화의 변화, 그로 인한 새로운 질서 형성 등을 의미한다는 주장과 함께 작금의 스트리밍 전쟁을 주목하자는 취지였다. 그래서 음악산업에서의 신기술 도입과 함께 일어난 파괴적 혁신사례를 가져와 방송시장에서의 변화를 짚었다. 장표 몇장이다.

   

1. 동영상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변화.     

(Source:김경달)


2. "선 자리에 따라 풍경은 달라진다." 웹툰 '송곳'에 나오는 대사다. 
넷플릭스 CEO는 몇년전 TV에 대해 그 수명이 2030년에 멸할 것이라 진단한 바 있다. 최근 디즈니 플러스 런칭을 전후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한 인터뷰에서는 "반긴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사람들의 수면 시간이다"라고 일갈. TV 얘긴 안 한다. 


3. "스트리밍 전쟁, 결국 생태계 구축 전쟁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전선이 뜨겁게 불타기 시작했다. 이미 넷플릭스 다음으로 가장 콘텐츠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는 물론, 몇달 뒤 런칭될 HBO max(AT&T가 타임워너 인수한 뒤 공들이고 있는 부분) 등 쟁쟁한 경쟁자들까지 본격 가세한다. 2020년은 가히 스트리밍 전쟁의 해로 기록될 듯 하다.

디즈니플러스는 런칭 하루만에 유료가입자가 1,000만명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내렸고 디즈니는 올랐다. 


이날 발제는 다양했다. (OTT 관련 대목만 발췌해서 붙인다)

아주대 김성환교수께서 '미디어 생태계의 시장구조와 관련 쟁점'을 주제로 발제해 주셨다.

1) 방송/미디어 시장의 구조와 변화 2)콘텐츠-플랫폼 수직 관계와 협상의 문제 3)유료방송의 양면시장 요금구조 4)방송광고 vs. 온라인 광고 등 4개 소주제 하나하나 흥미로웠다.

이 가운데 눈길 끝 부분은 3)번이었다.  

(Source: 김성환교수)


마지막 발제자 정준희박사(한양대 겸임교수)는 '미디어 사회체계의 진화동학:시스템의 안과 밖'이란 거시적 관점에서의 이야기로 눈을 넓혀주었다. 영화 트루만쇼를 떠올리게 한 피터 슬로테르지크(Peter Sloterdijk)의 '영역들(Sphers)' 개념과 'Globe Media-Bubble Media-Foam Media' 이야기가 재밌었다.  OTT 관련해서도 사회체계 관점에서 진화모델로 진단했다.

(Source: 정준희박사)


전반적인 요점정리는 1차적으로 아래 기사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www.ddaily.co.kr/news/article/?no=188637

http://news1.kr/articles/?3775335


행사 후반 90분 가량 홍대식교수님의 사회로 토론 세션이 이어졌다. 

(앞서 언급한 '선 자리'와 관련해서 보면) 유료방송시장 관점에서 생존과 성장 즉 지속성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많았는데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제법 보였다. 

홍종윤박사는 변화의 시기에 걸맞는 새로운 사업과 법제도적 질서 마련 등 'Rule Setting'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관박사는 Walled Garden에서 Jungle로의 환경변화를 언급하면서 생태계 관점에서 방송미디어 정책의 주요인자로 세 가지를 꼽았다. 1)지속가능성(중요한 전제는 신뢰다) 2)협업과 경쟁(경쟁은 승자와 패자를 만든다) 3)사회적 자원의 재활용(전통매체, 사라져야만 하는가)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통신 3사에서 오신 세 분의 토론. 발제와 토론의 맺음이자 하이라이트였다.

KT의 이성춘상무는 '새로운 시장 창출 가능할까'의 관점에서 OTT 얘기를 짚었다.

"성장에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IPTV는 IP기반으로 OTT와 함께 묶일 수 있다. 개인화기반 사업기회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 IPTV는 OTT와 손잡고 시장을 키워가야 할 것"이라는 게 요지.


SKB의 조영신실장은 냉정한 현실진단과 함께 해법모색을 위한 사업자간 협력을 제안했다. 

"그간의 성장 문법은 이제 더 이상 아닌 것 같다. 가입자 확대로 돈벌고, 콘텐츠 경쟁력 키워 광고수익 얻어왔는데 이제 더는 유효하지 않다"라고 진단. 그리고 TV단말기에 종속된 사업자로서의 정체성과 현황을 다시 살피고, 앞으로 나올 시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TV라는 단말기를 단순히 영상을 재생하는 도구로만 한정하지 말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사업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LG경제연구원 손지윤수석연구위원은 시청자 관점 중요성과 진입규제 완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시청자 관점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가장 중요한 시청자들이 그간 정책 논의에서 소외돼 온 게 사실이다. 그들의 선택권 높여줘야 한다. 그리고, 파격적인 진입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허가제 같은 게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공무원 출신이신데, 오히려 정부와 입법기관 등이 벽을 깨는 적극적이고 능동적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주문으로 이해됐다. 현장에서도 바로 옆 자리에 앉아 고개를 끄덕이며 무척 공감했는데, 계속 기억에 남는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간만에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눈을 키우고 생각을 다듬는 자리였다. 

그러고보니 오늘(25일) 공식 발간되는 '유튜브 트렌드 2020' 책에서도, 단순히 유튜브 얘기만 하지 않고 OTT 얘기도 일부 곁들이기도 했다.

(메모 시작할 때는 책 생각을 못했는데, 살짝 홍보글!^^)

http://www.yes24.com/Product/Goods/83493704?scode=032&OzSra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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