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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chi Jun 21. 2020

'싹쓰리'와 '송가인'의 여름 대결

MBC '놀면 뭐하니'와 KBS '악인전'에서 엿보는 소통의 트렌드 

MBC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KBS '악인전' 송가인의 힙합도전 또한 그렇다.

KBS '악인전'과 MBC '놀면 뭐하니'

먼저 MBC의 '놀면 뭐하니'를 보자.

앞서 유재석이 '유산슬'의 트로트 신곡으로 등장했을 때보다 기세가 더 세졌다. 

이효리와 비의 합세 덕분도 있지만, 박문치 등 젊은 감각이 덧씌워진 게 주효해 보인다.

(박문치의 BTS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리믹스 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좀 더 눈길이 가는 대목은, 김태호PD의 유튜브 활용 전략이다. 

MBC '놀면 뭐하니'의 로고 (유튜브 채널 아트도 동일하다)

무한도전 이후 휴식기를 가진 뒤 2019년 6월 김태호PD의 복귀작이 '놀면 뭐하니'였다. 

당시 릴레이카메라는 새로운 포맷실험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연예인 네트워크의 범주 속에서 차별적인 요소가 크게 나타나진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즉흥적이고 의외적인 발견의 재미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그런 성과는 미흡해 보였다. 이후, 유플래쉬와 뽕포유(유산슬), 방구석콘서트 등 음악을 접목한 열린 포맷의 콘텐츠 실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6월 21일 현재 '놀면뭐하니' 채널의 구독자수는 67만명 수준. 

방송과 유튜브를 적절히 버무리려는 다양한 시도는 있었지만, 아직 본격적이진 않은 느낌이었다. 이번 싹쓰리는 이용자와의 소통을 조금 더 본격화하는 느낌이다. 당장 '싹쓰리' 이름도 '유튜브 라방(라이브방송)'을 통해 이용자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같이 결정을 했다. 물론 이 자체가 아주 새롭진 않다. 마리텔을 차용한 느낌도 살짝 있다. 그럼에도, 성장드라마를 쓰듯 완성해가는 흐름이 이용자들에게 적절히 어필하고 있는 분위기는 확실히 감지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ukqZsgsd1Kk&app=desktop

[놀면 뭐하니? 예고] 싹쓰리의 첫 커버곡 Coming Soon!! - YouTube
예고 영상인데 하루만에 100만 조회수가 넘었고, 댓글이 1,600개 남짓으로 호응이 높은 편이다.


"솔직히 용두사미 되는거 아닌지 걱정했는데 시간 지날 수록 케미가 더 좋아지네 태호형 효리누나한테 한번만 더 질척거려줘요 ㅠㅠ스키장을 강타 할 겨울 노래 하나 더 갑시다."(ANEW)


"나 중2인데 재석님이 좋아하시는 그 비피엠 있는 댄스곡이 젤 좋다..ㅠㅠ 요즘 슬의 때문에 옛날 곡들 뜨고 있어서 주변 애들도 옛날 댄스곡 틀면서 놀고 춤추는데ㅜ"(햄스터)


이미 지난해부터 유튜브에서 '온라인 탑골공원'이란 별칭도 붙을 정도로 SBS와 KBS 등의 예전 음악프로그램 스트리밍 방송이 인기를 끌던 차에 최근 드라마 '슬의생' 덕분에 90년대 음악에 대한 친밀감이 높아진 덕분이기도 하겠다는 풀이가 가능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그 여름을 틀어줘'는 제법 와 닿았고 왠지 올 여름 분위기에 제법 잘 어울릴 듯 하다) 


'비룡'이 개인 소셜미디어에 방송 내용을 조금씩 올리는 걸 두고 유재석과 이효리가 타박하듯 하면서 놀리는데.. 사실 소셜 채널을 통해 이용자 소통을 하는게 더 화제성을 높이고 시너지가 날 게 뻔하다. 제작진이 그걸 모르진 않을테지만 강제하기 어려운 부분일 듯 하다. 비룡의 SNS 이미지를 중간중간 활용하며 입맛만 다시는 듯 하다. 기획 측면에서 장치를 잘 녹여 '크로스 플랫폼 실험'을 본격적으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KBS '악인전'의 송가인도 만만치 않다. 

이상민의 프로듀싱으로 리메이크 작업을 해나간다. 타깃은 '2020 인생은 즐거워'.

김요한에 이어 제시가 합류하면서 본격 '히트곡' 제조에 나서고 있고 흥행조짐이 엿보인다. 

5월에 등장한 무대 하나. '상마에표 한 많은 대동강'으로 이름 붙여졌다. 김요한의 랩이 인상적.

https://www.youtube.com/watch?v=Yw9axwI1Vn4

다만 악인전의 온라인 접근성은 많이 떨어진다. 

유튜브에선 단독 채널이 없고, KBS 예능채널에 일부 영상들이 올라 있다. 

'악인전 송가인 제시'와 같은 키워드로 유튜브 검색을 하면 상위 영상 다수는 송가인 팬으로 추정되는 개인 채널이 여럿 올라 있다. 이 경우 영상은 저작권 이슈로 적당한 이미지컷만 있고 오디오만 방송분대로 살려서 재생되는 식이다.  

네이버TV에는 프로그램 채널이 따로 개설돼 있다. 재생수는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댓글은 활발하다.

https://tv.naver.com/v/14394182

송가인X제시X김요한 인생은 즐거워 2020_최종_최최종_(0620ver)

댓글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호응이 많다. 

다만, 대부분 송가인 팬심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고 작성자 중에도 중장년층도 제법 있어 보인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댓글.                                                            

"송가인님 이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보석같은 요한이 제시를 알까. 가인님과 함께하는 요한 제시 ...응원할께요"(suab****)


상대적으로 함께 의견 개진하면서 채워가는 느낌보다는 관전자로서 박수치며 응원하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앞서 '크로스 플랫폼 실험'을 언급했던 것처럼 이용자 소통을 시도하며 확장성을 도모해보는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TV 환경에 맞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제작진 입장에선 살짝 억울할 수 있는 지적이다. 방송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뉴미디어 실험까지 제대로 해보라고 채근하는 셈이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어떻게 하겠는가. 이미 그렇게 다양하고 새로운 재미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게 현실이니. 

(사실, 김태호 PD의 예능 실험은 MBC에서 상당한 '특급' 지원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사족. 히트 조짐에 대한 농담 하나.

관련 키워드로 네이버 검색을 해보면 힌트가 조금 엿보인다.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질문 가운데 요런게 있다.

'악인전에 나온 송가인 신발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놀면 뭐하니에 이효리가 입고 나온 빨간색 의상은 어디서 파는 제품인지 궁금해요'

젊은 층의 흡인력이 높다는 것이고, PPL이 잘 먹힌다는 신호이겠고, 선순환이 가능해진다고 풀이할 수 있다.


#MBC #놀면뭐하니 #싹쓰리 #이효리 #유재석 #비 #KBS #악인전 #송가인 #제시 #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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