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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chi Jul 04. 2020

팬텀싱어 시즌3, 따라잡기
(feat. 유채훈)

jtbc '팬텀싱어' 시즌 3 - 성장드라마를 완성한 3개의 노래

팬텀싱어, 소중하고 고맙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 상당 시간동안 위안이 됐다!


0. 인트로

처음 예선을 치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이는 길병민이었다.

런던 로열 오페라단 소속의 가수, 경연에 나와 경합하기엔 이미 프로페셔널하고 압도적이었다.

힙한 '존 노'(The Prayer)와 소리꾼 '고영열'(춘향가 중 사랑가)이 눈에 확 들어왔다. 


화제가 됐던 피지 출신 최초의 성악가 '소노'의 '첫사랑' 

앞에 앉아 있던 옥주현이 눈물흘렸듯,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리고 박기훈과 구본수, 유채훈 등이 좋았다.


1) 성장드라마 첫 노래, 'Love Poem'

두명씩 짝을 이뤄 '1:1' 경합을 시작. 안동영과 유채훈의 무대다. 

맞대결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경쟁하는 무대가 아니었다.

아이유가 불렀던 노래인데, 그냥 'Love Poem'은 이제 이들의 노래로 기억될 듯하다.

이날 심사석에서 노래를 듣던 프로듀서 김문정은 손으로 입을 막은 채 숨죽이고 눈물을 흘렸고 노래가 끝난 뒤엔 자리에서 고개를 묻으며 엎드리는 장면이 보였다. 그가 심사평에서 언급했듯 안동영을 배려하고 이끌어가며 조화롭게 노래를 완성시킨 유채훈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노래가사도 조응한다. 

'I will be there 홀로 걷는 너의 뒤에 singing till the end 그치지 않을 이 노래'

유튜브에선 "들으면서 울었고 힐링 됐다"는 댓글도 여럿 보인다.

이때부터 유채훈을 주목했다. 팬텀싱어의 성장드라마는 여기서 시작된 셈.


2) 성장 드라마 두 번째 노래, 유채훈과 박기훈, 구본수의 트리오가 부른 'Angel'.

몰입감 높았던 무대. 

피아노 선율만 깔렸고, 온전히 세 사람의 화음으로 충분하게 꽉 찼다.


박기훈과 구본수, 성장드라마의 실질적 주체다. 

팀 결성 당시 유채훈이 "박기훈이 원픽"이란 멘트할때 박기훈이 너무나 기뻐하던 모습, 기억난다. 박기훈은 첫 무대에서 이미 네순 도르마 로 '불꽃 테너' 별칭을 얻을 정도로 엄청난 성량과 깔끔한 목소리를 선보인 바 있다.

 

구본수는 괜스레 애잔하다. 볼 때마다 팬텀 싱어 참가를 위해 독일에서 짐 싸서 들어오던 장면이 오버랩되는데, 고단한 유학생의 일상을 뿜어내는 캐릭터로 기억된다. 그의 첫 무대 'Music of the Night'은 정말 '정성스럽게, 열심히' 준비했음을 절로 느끼게 했다. 노래 중에 왼손을 머리 위로 한껏 끌어올리며 소리를 형상화하는 몸짓을 보일 때, 참 귀엽고 멋졌다. '잘 됐으면 좋겠다' 절로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이 두 사람이 짝을 이뤄 노래한 무대도 있었다. Libera.  

'고품질, 고급, 무한감동' 등을 언급한 댓글이 많다.

그런데, 유채훈이 두 사람의 의 손을 잡고 만들어낸 노래가 'Angel'이다. 훨씬 풍부해졌다!


3. 성장드라마의 완결, 세번째 노래 'Requiem'  

유채훈과 박기훈과 구본수, 셋에다 '천상의 목소리' 애칭이 붙은 카운터 테너 '최성훈'이 합류했다. 

구본수가 묵직하게 받쳐주고, 유채훈과 박기훈이 시원하게 지르고 그 위에 최성훈의 고음이 얹혀진다. 

최성훈이 고음을 밀당하듯 던질 때... 수 많은 이들이 쉽게 카타르시스를 받아먹는 것 같다.

가히 '팬텀싱어'다.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무대다. 

팬텀싱어 시즌3에서 싹이 움트는 듯, 발견한 성장드라마는 여기서 완결됐다고 느낀다.  


물론, 운 없게도 구본수가 최종 결승에는 오르지 못하고 탈락하고.. 유채훈을 중심에 둔 또다른 현실 드라마는 결승전에서 '라포엠'이란 이름으로 계속 이어졌다. '샤이닝' 등 그 무대들도 괜찮았다. 특히 결승 무렵에는 휴먼스토리가 많이 가미되다보니.. 그간의 대장정에다 스토리텔링 곁들여지며 팬덤도 형성되고 막판 뒤집기까지 일어났다.   


사족으로 인상적 무대 몇개 메모.  

1) 존노와 고영열의 무대 

쿠바 노래('Tú eres la música que tengo que cantar')를 불렀는데, 말 그대로 이국적이고 좋았다.

소리꾼 고영열은 팀 결성 장면 등에서 무척이나 야심적 캐릭터로 그려졌는데, 제법 잘 어울렸다. 감히 누가 이런 선곡과 이런 소화력을 보여줄까 싶다. 성악천재로 불리는 존 노가 칼을 벼리듯, 같이 대결하면서도 멋지게 완성시켜줬다. 존 노는 정말 재주꾼. 헐렁한 옷에 어색한 춤사위, 외양은 이상한데 노래를 하면 그냥 다 멋지다! 

"정말 천재인 것 같아요. 두 분이 우리를 쿠바로 데려다 줬어요. 낯선 곳의 음악이지만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것, 이런 게 음악의 힘인 것 같아요" (김문정)      


2) 존노와 최성훈의 합작 무대. 'Addicted to you' EDM을 불렀다. 말 그대로 이색적.


3) 존노와 고영열과 김바울과 황건하 (라비던스)의 '남도민요 흥타령'  

팬텀싱어 결승전에서 국악을 다룬 것 자체 만으로도 고맙고 '기특한' 일. 

특히 넷 모두 온 몸으로 열정을 다해 부르는 그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팬텀싱어 #유채훈 #박기훈 #구본수 #최성훈 #레퀴엠 #성장드라마 #존노 #고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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