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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chi Sep 02. 2020

2020 카카오TV, 첫날 리뷰

2015 카카오TV에서 5년 자란 카카오TV의 비교 관점 

2020.09.01. 카카오TV가 새롭게 재단장하고 문을 열었다. 

밥상이 제법 화려하다. 이효리와 이경규, 박보영 등 셀럽이 다수 전진배치돼 있다.

오전에 휘리릭 둘러보고 페북에 짧게 한 줄 썼다.


카카오TV 재오픈(?) 기대가 큰 새로운 서비스이자 콘텐츠이자 플랫폼. 

우선 첫인상은 '비빔밥' 느낌. 

이효리 등 셀럽 앞세우고, 유력 제작진 결합으로 RMC 분위기.

메뉴 구성과 썸네일 등은 젊은 층 분위기.(우선순위와 타깃)

그리고, 모바일스러운 분위기.(스마트단말 환경 걸맞는 포맷 시도)


첫인상 자체는 긍정적. 

다만, 살짝 Quibi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느낌도...^^

암튼 재밌어 보인다!' 뭔가 힘을 많이 준 것은 확실. 이모티콘 선물도 뿌리고.. ㅎ


시간 내서 차근차근 둘러봤다. 첫인상 수준으로 거칠지만, 크게 3가지로 정리해 본다. 

1. 오리지널의 전투력   2. 플랫폼 활용과 이용자 경험(UX)   3. 정체성 이슈(방송과 모바일 콘텐츠 사이)


1. 오리지널의 전투력  

카카오TV, 첫 대면에서 서비스 플랫폼 느낌보다는 제작 스튜디오가 먼저 보인다.

펼쳐놓은 콘텐츠가 적지 않고 진용도 화려하다. 그만큼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많이 했다는 의미다.

연내 드라마 6편 포함 25개 타이틀의 350편을 선보일거라 한다. 기대가 크다!

셀럽이 초반부 흡인력을 견인해주고, 검증된 제작역량이 지속성과 활성화를 담보해내는 전략이 엿보인다.


오늘 먼저 펼쳐놓은 밥상만 둘러본 느낌.

웹드라마 '연애혁명'은 원작 웹툰의 안정감이 느껴진다. 본방사수 이벤트 등 적극 푸쉬는 물론,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편성으로 습관을 얻어내는 실험도 한다. 그런데 살짝 감질맛 난다. 속도와 리듬 생각할 때, 1주일에 한 클립, 너무 느린 것 아닐까. 이왕 과감한 투자라면 초반부에 타이틀을 한두개 더 준비해서 하나 정도는 몰아보기(Binge Watching)까지 시도해 봤으면 어떨까 싶다.


역시 이효리, 다양한 부캐를 뽑아낼 수 있는 화수분 같은 인물. 그는 그 자체로 콘텐츠란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세로보기에다 스마트폰 안의 사진은 물론 인스타 DM까지... 말 그대로 제작진이 '털어대는데도' 쿨하고 솔직하게 보여준다. 끝까지 보게하는 힘이 있다. 카카오 관계자 인터뷰 기사에서 '모바일로도 볼 수 있는'이 아니고, '모바일이어서 더 재밌는' 오리지널을 지향한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아래의 '톡이나 할까'와 더불어 고개가 끄덕여지는 콘텐츠다.

이경규의 찐경규(첨엔 띤경규로 읽었다), 기획의 아이디어는 모바일로 건너오는 건데... 포맷과 내용과 연출은 왠지 방송스럽게 느껴졌고 살짝 아쉬웠다. 후속 클립에서 반전을 기대. 암튼, 오늘은 세 번째 광고에서 멈췄다. 반가웠던 모르모트PD가 포인트.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본 것은 '톡이나 할까'였다. 박보영의 매력도 한몫하지만 카카카오TV와 잘 어울리는 포맷이자 감성으로 이해됐다. 다소 오글거리긴 하지만, 끝까지 보게 된다. 디지털 스튜디오들이 종종 시도했으나 제대로 돌파가 안됐던 '카톡을 활용한 모바일 콘텐츠'의 전형 하나를 만든 듯 하다. 페북의 박보영 팬 페이지 가보니, 찐 반응의 댓글이 가득했다. 소통형 포맷으로 어울려보인다. (말미의 자작 작사 체험의 장치는 보여주다 끝난 느낌, 조금 더 살리면 너무 길어지려나..) 


2. 플랫폼 활용과 이용자 경험(UX)

별도 앱은 없다. 플랫폼 활용이다. 그런데 좀 더 과감하게 탭을 열어갈 줄 알았는데 다소 점잖게 넛지(nudge)를 한다. 채널 추가를 통해 만나게 하고, 알림을 통해 보게 만드는 구조로 읽힌다. 

내부적으로 유관된 토의의 마당이 많았고 타협적 모델이거나 시간상 초기버전으로 나온게 아닐까 싶다.

 

워낙에 강력한 플랫폼이지만, 반대로 그만큼 이미 무거운 환경이다보니, 기획의 수요를 온전하게 담아내기가 만만치 않았을거라 생각된다. 리소스가 많이 투여된 흔적은 제법 보인다. 그럼에도 빈 여백이 느껴진다. 

왜 그럴까?

동영상 서비스공간으로서 최적화 작업은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를테면, 상단의 행동유인 메뉴가 '채팅하기'와 '추가한 채널' 등 2개인데, 기존 UI를 그대로 차용한 느낌이고 효용대비 너무 큰 땅을 차지하고 있다. 막상 '채팅하기' 눌러서 들어가면 대화할 수 없는, 일방향의 공지방이다. ㅠ '소식' 탭에선 항목별 댓글공간 있는데 '동영상'의 콘텐츠별 댓글공간은 안 보인다. 소통형 포맷에 소통환경과 맞물려야 힘을 받을텐데, 방송스러운 대목이다. (요즘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볼 때, 상단 영상을 보면서 하단 추천영상 스크롤하고, 그러다 댓글을 열어서 훑어보고.. 이런 능동적 동작을 병렬적으로 하는 경우가 제법)   


그리고, 나도 모르게 영상 오른쪽을 더블탭 터치를 한다. 더블탭 터치를 해서 빨리감기를 하며 시청하는데 익숙해진 탓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에서 길들여진 습관이다.  


모바일은 스마트하지만, 땅은 좁다. 난이도가 그만큼 높다. 연결고리가 조밀해서 시청경험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좋은데.. 아직은 끊긴 구간이 일부 있다. 

(아직 제대로 못 보거나 확인 못한 대목들도 있지 않겠나 싶다. 콘텐츠가 좀 더 채워지고, 서비스 더 쓰다보면 절로 해소될 지도 모르겠다.) 

무거운 얘기만 길게 쓴 듯. 반가운 대목은 모바일스러운 포맷 등 다양한 시도들이다. 세로보기 접목은 물론, 사각의 프레임을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하고 화면분할 편집도 곁들여서 보는 맛을 한층 높였다. 


3. 정체성 이슈(방송과 모바일 콘텐츠 사이)

시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이긴 한데, 사실 카카오TV의 2015년 실험의 연장선에서 볼때 무척 중요한 부분이어서 간단 메모를 조심스럽게 붙여둔다. 

방송과 모바일의 혼재가 다양성으로 다가오기까지 과도기적 시간이 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들었다. 

종전에 아쉬웠던, '모바일스러운' 콘텐츠 기획과 제작 및 서비스적인 뒷받침 등은 한층 진일보한게 분명하다. 

하지만 선도적으로 안착이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는 느낌, 뭐 그런 것이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향후 교통정리와 새로운 질서 정립이 필요한 규제 이슈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지형도가 급변하다보니, 카카오TV는 도전자이지만 카카오는 그렇지 않다. 

언론 등 여타 미디어의 관심이 시장 구도와 규제 등의 이슈로 제기되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현상이겠다.

한 매체는 [시장 포화인데…카카오,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에 OTT 시장 ‘술렁’]이란 제목으로 보도했고,

미디어오늘은 규제이슈를 먼저 짚었다.


2015년 카카오TV 리뷰를 덧붙여 둔다. 새삼스럽다!

https://www.facebook.com/kyongdal/posts/10207115574277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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