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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chi Jan 28. 2018

W4. 마루치의 콘텐츠 週記 - 코코

삶과 죽음, 일상과 기억의 지속과 단절

"요즘은 심야에도 영화 볼 수 있다던데..."

평소 얼굴 보기 힘든 네 가족 모두가 간만에 함께 시간을 맞췄다. 

영화, 코코. 


가볍게는 '가족애'를 되새김질 하게끔하는 계몽적인 영화.

진지모드로 보면, '죽음'과 '삶'을 돌아보게 하는 여운이 있기도 하다.


COCO 영화포스터. 디즈니와 픽사의 로고가 함께 들어 있다.


삶은 일상이다. 

하루하루 낱개의 일상은 가볍다. 

하지만, 차곡차곡 쌓이면 한없이 무겁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삶의 방향을 고민하기도 하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순간순간 선택과 결정앞에서 혼란스럽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낭패스러움을 직면하곤 결과적으로 모두 내려놓기도 한다.

(불가에선 '방하착()'이라 이르는...)


일상이 끝난 상황, 그걸 죽음으로 이해한다.

코코는 조금 다르게 외친다. 

"나를 기억해 줘!(Remember me)"


문득 떠오르는 콘텐츠가 있다. 

예일대 셸리 케이건교수의 '죽음'이란 강의다.

예일대에서 17년간 이어진 강의로,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의 '정의'와 더불어 아이비리그의 3대 명강의로 손꼽힌다고 한다. 

책도 나와 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056573


그런데, 숙명여대의 지식공유 플랫폼 SNOW에 유튜브 임베드 영상들이 있다. 

한글과 영문 스크립트도 제공되고 직접 육성을 들어볼 수 있다. 

http://www.snow.or.kr/lecture/humanities/philosophy/1471.html

"죽은 뒤에는 삶은 끝나는 것인가?" (우문 같지만, 다들 궁금해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케이건 교수는 육체와 영혼을 구분해서 바라보는 '이원론'을 언급하며, 영혼에 대한 논의를 길게 이어간다.

본인 스스로는 이원론을 덜 선호한다고 하지만, 아무튼 종교적 접근은 차치하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관점에서 '육체'와 '영혼'과 '인격' 등을 논한다.


'영혼은 소멸되지 않는 건가?'  '나는 왜 나일 수 있는가?'

'죽음은 나쁜 것인가?'  '삶의 영속성은 좋은 것인가?' 

'삶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 삶은 그 자체보다 채워지는 내용물 즉 콘텐츠에 달려 있다는 얘기  등등.


영혼은 별개로 존재하지 않고, 육체가 사라지면 같이 소멸된다는 설명이 논리적 귀결처럼 읽혀 살짝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땅에 발 디디고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어 죽음은 확인할 수 없는 영역이다보니... 강의는 답을 주기보다는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게 목적 같기도 하다.  


다시 영화 이야기.

대체로 좋았는데, 디즈니의 그림자가 느껴진 건 아쉬웠다.


코코는, 영화에서 어린 딸이자 죽음을 앞둔 할머니다. 손자와 할머니가 함께 대화하듯 노래부르는 장면이 좋았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시선은 요런 것이었다.



꽃잎이 깔린 다리를 건넌다. 공간은 떠 있으면서 동시에 연결돼 있다.

이런 시선이 좋은 것은, 상상력이랄까 새로움을 공유하는 기분 덕분이다. 

누군가의 창작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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