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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날의숲 May 10. 2020

난 캠핑장으로 돈을 벌고 싶다!

캠핑하면서 추억 그리고 바라는 것

캠핑장을 이렇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캠핑은 유니크한 나만의 취미활동이 아니다. 

캠핑장은 예약하기 힘들어졌고, 전국의 휴양림은 부족한 나머지 선착순으로 예약해야 한다.

한 번도 성수기에는 예약이 된 경험이 없다. 비수기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아웃도어 삶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즘에는 캠핑을 하는 건지 과시를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캠핑장비들도 너무 다양해졌다.

그 카테고리로는 밀리터리, 감성, 부시크래프트 등 그 안에서도 치열해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이런 텐트를 사서 이렇게 다닐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건 본인의 취향이기에 잔소리할 수 없다.


나도 몇 년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캠핑 예찬론자가 되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쓸데없는 만족감을 느꼈던 적이 있다.

이제는 그 사람들도 나의 캠핑장 예약 경쟁자가 돼버렸으니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후회스럽다.

오늘은 캠핑에 대한 몇 가지 기억과 추억을 바탕으로 캠핑자장으로 돈 벌 수 있는 방법을 써봐야겠다.

(캠핑장을 할때 주의사항 정도이다.)


(캠핑장에서의 좋은 추억)

1. 양주에서 캠핑할 때다. 아침 식사할 무렵 첫째 아들이 보이지 않았다. 

아들 찾는다고 돌아다니다가 깜짝 놀랐다. 글쎄 저 숫기 없는 놈이(당시 7살) 남의 캠핑사이트에서

같이 웃으면서 식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정말 그 희한한 풍경에 나도 모르게 고개만 숙여 인사하고 밥 먹고 오라며 돌아와서 마누라한테 이렇다 저렇다 한참 떠들었던 기억이 생각난다. 

그렇다. 

캠핑은 아이들의 사회성을 만들어준다. 요즘은 학원을 가야만 친구들 얼굴을 볼 수 있다. 

캠핑은 자연 속에서 처음 본 또래의 친구들과 아주 원시적인 장난을 치며 즐길 수 있다. 하여튼, 그때 같이 식사하게 해 주신 주황색 루비콘 차주님! 감사합니다.


2. 평창 아트인아일랜드라는 캠핑장이 있다. 지금은 엄청 비싸서 못 가고 있지만, 잣나무가 꽉 차고 캠핑장

그러니까 캠핑섬을 삥 돌아 계곡이 흐르는 정말 멋진 작은 섬이다. 

이곳에서 텐트를 치고 차를 마시다가 불현듯 이게 행복이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한 것 같다. 

가슴속에서 뭔가 뻑뻑한 게 갑자기 올라오면서 행복감이 잠시 머물렀던 경험!

이 경험 때문에 지금까지 캠핑을 반복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지금은 횟수 대비 그 감정은 많이 생기지 않는다. 이유는. 사람이 많고 인위적인 닭장 같은 캠핑장 모습 때문이다. 

하지만 평창에서의 기억은 항상 새로운 캠핑장을 방문할떄 기대감을 높여준다. 

분명한 것 같다. 아주 자연스러운 자연과, 인공적인 모습이 없는 그런 곳에서의 하룻밤은 분명 행복감을 준다.


3. 마누라의 여성스러움이다. 무슨 소리냐고? 자연 속에서 같이 모닥불 앞에 앉아 있는 경험은 응답하라에나 나올 수 있는 먼 얘기다. 나도 연애할 때는 한 번도 모닥불 앞에서 뭘 해본 기억은 없다. 물론 기타 치고 노래 하고 그런 건 아니다. 그냥 화로대 앞에 앉아서 불놀이하고 있는 마누라가 예뻐 보일 때가 있다. 그냥 그 원초적인 눈빛과 모습을 자주 볼 수 없기에 그렇다는 얘기다.


마누라랑 같이 물고기 잡고, 불 피우고 해본 적이 있는가?


4. 우린 평창에서 메밀꽃필 무렵 축제를 하는 줄도 몰랐다. 메밀꽃밭을 본 적도 없었다. 캠핑장에 가다가 알았다. 이런 걸 하는구나! 그리고 그 메밀꽃은 어렸을 적 이효석의 메밀꽃 피 무렵 소설 속의 그런 곳이었다. 

그때는 상상하지 못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아이들은 나중에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창 캠핑할 때 본 메밀밭을


5. 우연히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서 우도의 비양도에서 캠핑을 한 적이 있다. 

이 부분을 잘 설명하고 싶지만 그러면 더 유치할 것 같다. 내가 확신하는 게 별로 없는 스타일인데 이건 분명하다. 제주도에서 캠핑을 한번 해보면 평생 기억난다. 그 경험은!

그 바람과 그 바다 그 느낌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비양도 그리고 모구리에 가서 캠핑 한번 해보시라!

(물론 바람 때문에 안 좋은 기억도 있다. 그건 순전히 내 개인 욕심이었다. 타프 스크린을 설치했으니)


(캠핑장에서의 나쁜 추억)

생략해야겠다. 왜냐면 지금은 좋은 것만 기억하고 싶다. 굳이 비 내리는 날 글 쓰면서 나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


(캠핑장 하면서 돈 버는 방법)


1. 특색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방방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이다. 나는 철갑상어 체험도 해봤다. 그 캠핑장은 철갑상어 양식을 하다가 망했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철갑상어가 엄청 많았다. 캠핑장에서 철갑상어 체험이라 기똥차다. 강원도에 가면 사과 따기 체험이다. 잉? 강원도에서 사과 따기라? 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를 이런 식으로 다양한 체험을 통해 뭔가를 느끼게 해 주는 게 필요하다. 땅따먹기, 오징어 등 옛날 어린 시절 놀던 전통놀이 체험장, 막걸리 빚기 체험장, 주말농장 체험장 등등 무궁무진하다.

일회성만 아니면 좋겠다.


2.  사이트의 공간이 넓고 옆사람과 떨어트려야 한다. 

이건 진리다. 안 그래도 사람 많은 곳은 어떨 수 없어서 그런 거다. 잘 모르니까 하는 초보자와 어쩔 수 없이 가는 사람들 뭐 그럴 것이다. 

김정운 교수가 그랬다.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라는 책에서 나만의 라움을 확보해줘야 한다. 고... 

팩을 전투 지경선에 박을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그래서 2개의 사이트에는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경계가 없는 자연스러운 사이트 설정인데 이건 아마 자연휴양림을 보시면 될 것 같다. 자연스러운 산을 통째로 캠핑장을 만드는 게 제일 좋긴 하겠다.


3. 부시크래프트 캠핑장이 이게 앞으로 뜰 것 같다.

야산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나무 자르고 불 피우고 똥 싸고 묻고 풀 뜯어서 텐트 만들고 여건이 되면 낚시까지 되면 금상첨화다.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미국 영화에서 보면 실제 이런 게 있긴 있었다. 

즉 원시 삶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캠핑장이 너무 현대식으로 구성되면 재미가 없다. 다시 가고 싶지 않다. 답답하다. 자연스러운 게 좋다


4. 더러우면 안 된다.

이건 진리다. 설명할 필요 없다. 한 가지 더! 화장실, 쓰레기 모으는 곳 등이 안보였으면 좋겠다. 보인다면 잘해놔야 한다. 캠핑장 주인이 치우기 쉽게 차량 회전공간 고려 설치하면 캠핑장 주요 장소 중 하나가 돼버린다. 차라리 여러 곳을 순회하는 게 나을 수 도 있다. 모이면 더럽고 피곤해진다. 그리고 버리는 사람도 다른 마음이 든다.


5. 장기적으로 두릅, 취나물, 오가피 등 여러 수확물들을 주면에 심어야 한다.

양식이면 어떠하랴 그냥 뜯어먹게 해주는 게 좋겠다. 옛날에는 이랬다는 둥 저랬다는 둥 추억을 소환하게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사 먹어도 한 박스면 1만원이데 욕심내지 말고 추억을 선물하면 좋겠다.


6. 마지막으로 엄마 아빠를 위해 한두 시간 정도 아이들끼리 놀 수 있게 이벤트를 해주면 좋겠다. 

영화상영도 좋고, 가이 바위보 캠핑장 대회도 좋고 간단한 마술쇼도 좋고, 땅따먹기 캠핑장 대회도 좋다. 공기놀이대회도 좋겠네! 그냥 어른은 참석 불가 간판 걸고 두 시간 놀게 해 주면 된다.

엄마 아빠는 오붓하게 데이트하세요! 고성방가 하지 마시고요! 하면서


이렇게 쓰다 보니 엄청 많아지네!

 

하여튼 각박한 생활속에 캠핑이라는 활동이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을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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