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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May 25. 2019

홍어에 와인?

홍어를 좋아하는 이라면 반드시 시도해보아야 하는 전설의 궁합

홍어 하면 일단 강력한 냄새와 함께 삼합이라 하더라도 입 안에서 아주 쿰쿰하니 매니악한 느낌은 어지간한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음식이다. 여기에 본디 탁주(막걸리)를 함께  조합해서 먹으면 좋다고들 이야기 하는데 그 뒤 몸에서 나는 냄새에 대해서 더는 말 못한다.


그런데 의외의 궁합이 있으니 보디감이 있는 레드와인과 홍어의 조합이다.


홍어 삼합: 카베르네 소비뇽 계열의 풀보디 와인들도 잘 어울리며 이탈리아의 산도감 있는 와인도 잘 어울린다. 특히 Villa a Sesta의 VAS라는 메를로 60%, 카베르네 소비뇽 40%가 블렌딩 된 이 독특한 와인은 홍어를 만났을 때 산도가 느껴지지 않고 매우 달콤한 와인으로 변모한다. 물론 홍어의 톡 쏘는 향도 거의 중화가 되어 느껴지지 않는다. 카베르네 소비뇽 계열 와인도 산도가 있거나 보디감이 있는 경우에 좋은 조합을 보여준다.


메를로 60%, 카베르네 소비뇽 40%

사진제공: 최@@님.


홍어전: 홍어전은 알다시피 더 강한 향을 자랑한다. 입 안에 넣는 순간 으악 하지만 그 향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고급 카베르네 소비뇽을 조합시키면 좋다. 우리는 Santa Ema의 Cuvee Catalina를 매칭했는데,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주었다. 와인의 보디감은 홍어의 보디감, 향과 어우러져 이내 사라지고 매끈한 달콤함이 입 안에 남아서 긴 여운을 전해준다.

칠레의 Santa Ema 포도원의 최상급 와인. 카베르네소비뇽 72%, 카르미네르 20%, 카베르네 프랑 8%가 블렌딩 된 와인인데, 홍어전과 놀라운 조합을 보여준다.

홍어라면: 홍어라면이라고 들어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과천에 가면 꼭 홍어라면은 먹어보아야 한다. 물론 해장용으로 이 이상 가는 것은 없으며 계란 후라이가 들어간 양은 도시락도 별미중의 별미다. 메생이 라면도 칼칼한 맛을 자랑한다. 메생이가 듬뿍 들어서 속이 말끔해진다.



홍어 무침에는 가벼운 화이트나 스파클링도 어울릴 수 있다.



이렇게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집은 과천을 가야 한다. "홍어와 탁주"라는 곳이며 와인 반입은 매출을 많이 올려드리고 단골이 되면 잘 부탁드려 와인을 함께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부부가 운영하며 테이블은 네 개 밖에 되지 않는 곳이다. 물론 탁주를 더 주문하거나 해서 소상공인의 매출을 지켜드리는 것 또한 예의일 것이다. 과천 관가에서는 이 집을 모르면 간첩일지 모르고....


ps. 상기 사진들에 대한 저작권은 최@@님께 있습니다. 사진을 제공해주신 최@@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Santa Ema  Maipo Alto Cuvee Catalina 2013 dry red 이 묵직하고도 섬세함이 돋보이는 칠레의 블렌딩 와인은 깊이 있고도 안정감 있는 당도, 산도를 자랑한다. 꽤나 깊이 있는 감성이 살아 있는데 아직 어림에도 불구하고 마시기에 편안한 느낌을 준다. 질감이 부드러워서라 할 수 있는데, 홍어와 매칭하면 쿰쿰한 아로마가 달아지면서 입 안에 매우 놀라울 정도의 풍미를 단번에 전달한다.

E-Guigal  Gigondas  2012 dry red 기갈의 지공다스는 다른 포도원들(Santa Duc 이나 Montirius 등)에 비해서는 옅은 캐릭터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는 여성적이며 풍만하고 뭉근한 과실류의 느낌을 잘 나타낸다. 색상은 기분 좋은 루비색, 산도는 낮은 편이고 론 지역 와인들의 안정감 있는 캐릭터, 드라이함과 약간의 달콤함을 내포하고 있다. 미디엄 보디이며 잘 숙성되어 지금 마시기에 매우 좋다.

Chateau Reaut  Cores de Bordeaux  2010 dry red 보르도 블렌딩의 표준형으로서 몇몇 그랑크뤼 포도원 주인들이 연합하여 만든 와인이라 한다. 장점을 설명하기도 어렵지만 단점이 없다. 기분 좋은 보르도 캐릭터에 카베르네 소비뇽의 느낌도 많이 부드러워져서 지금 마시기에는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은은함과 깊이가 잘 살아있다. 색상도 약간 밝은 루비색을 띠고 있다.

Vereinigte Hospitien Riesling Mosel Scharzhofberger Spatlese 2014 2014 dry White 슈페트레세지만 특히 모젤에서는 잘 알려진 좋은 밭이다. 당도가 잘 살아 있으면서도 산미가 잘 살아 있으며, 따스함과 깊이감을 주는 포도밭이다. 에곤 뮐러의 주력이 이곳에 있지만 이 포도원 역시 관록이 있기에 이 지역에서 포도를 매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분 좋은 미네랄리티와 함께 레몬, 라임, 그리고 달콤함이 입 안에 함께 퍼진다.

Luigi Bosca Malbec Mendoza  2015 dry red 딸기, 체리 계열의 캐릭터가 잘 올라온다. 색상은 밝고 맑으며 기분 좋은 느낌을 전달한다. 보디감이 묵직하지 않고 체리, 딸기의 장점을 잘 살려주고 있다.

Luigi Bosca Cabernet Sauvignon Mendoza  2016 dry red 이 와인은 깨어나기 전에 시간이 상당히 필요한데 불가피하게 앞서 마시게 되었다. 다음에는 좀 더 브리딩 시켜서 마시게 되면 이 와인의 제대로 된 가치를 알 수 있게 된다. 복합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캐릭터를 선사하는 이 와인은 아르헨티나의 카베르네 소비뇽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미디엄 풀보디, 기분 좋은 루비색, 블랙커런트, 약간의 민트 계열 캐릭터가 전달된다.

San Alejandro Garnacha Calatayud Las Rocas  2016 dry red 홍어와 매칭에는 약간 밀리는 느낌이 든다. 딸기, 블랙베리, 블루베리 계열의 캐릭터가 전달되며 산도도 안정감 있고 좋다. 무겁지 않은 와인이며 편안하게 즐기기에 좋다.

Cono Sur Carmenere Cachapoal Valley Block no 28 Single Vineyard 2017 dry red 전체적으로 강한 와인들을 테이스팅 하는 자리여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이 와인의 카르미네르는 약간 애매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메를로에서 좀 더 응집된 캐릭터와 부드러움을 주는 것 같지만 아직은 숙성이 덜 되어서 이 와인의 능력은 반 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미디엄 보디에 안정감 있는 산도를 선사하는 와인이다.

Casado Morales  Rioja Gran Reserva 1998 dry red 스페인의 그란 리제르바는 적어도 10년 이상 된 것을 마셔주어야 한다. 아주 기분 좋은 안정감 있는 블랙베리, 블루베리 계열의 느낌에 장미, 붉은 꽃 계열의 느낌과 약간의 자두 느낌도 느껴볼 수 있다. 안정감 있는 연륜에서 오는 오크, 약간의 다크 초콜릿 느낌도 느껴볼 수 있다. 여성적이며 섬세하다. 산도도 잘 다듬어져서 매우 훌륭한 테이스팅을 할 수 있다.

Headline Shiraz Langhorne Creek   2016 dry red 시라를 오크에서 오래 숙성시켜 마시기에 대단히 좋은 모양으로 만들어낸 와인이다. 가성비가 대단히 좋으며 보디감이 좋다. 개봉하고 20분 정도 두었다가 마시면 더 좋은데, 보디감이 있는 음식들과 좋은 매칭을 보여준다. 향이 강한 음식에도 너끈이 힘과 구조감을 보여주는데, 의외로 그 이면의 느낌은 섬세하고 복합미도 함께 보여준다.

Koyle Cinsault Bularco Don Cande 2015 dry red 신선한 캐릭터를 많이 보여주며, 라스베리나 딸기 계열, 그리고 향신료 계열의 느낌과 약간의 인삼이나 도라지 같은 쌉싸래한 느낌도 전달이 된다. 독특한 풍미를 보여주는 와인이며 미네랄리티, 약간의 짭조름한 느낌도 느껴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피니시는 말끔하면서도 화사한 느낌을 준다. 50%는 오크 숙성이라 한다. 지금이 시음적기다.

San Pedro Cabernet Sauvignon Maipo Valley 1865 2017 dry red 명불허전 브랜드 이름이나 맛으로 주력급이라 할 수 있다. 단점을 잡기도 어렵고 전체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의 민트 느낌, 카시스 계열의 캐릭터도 잘 살려낸다. 보디감이 있으면서 전체적으로는 미디엄 풀보디의 캐릭터를 전해준다. 좋은 보디감과 안정감 있는 산도로 강한 맛을 내는 요리에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Villa a Sesta  Toscana IGT VAS 2013 dry red 이 산미감 있으면서 메를로가 중심이 되는 와인은 토스카나 미디엄 보디 와인의 힘을 보여준다.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는 크랜베리 계열의 과실향, 그리고 뒤를 잘 지탱하고 있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힘을 느낄 수 있는데, 산미의 캐릭터가 매우 좋아서 전체적으로 뛰어난 균형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산미는 음식과 조화를 이룰 때 더욱 멋진 캐릭터를 선사하여서 마시는 이들로 하여금 놀랍고 기분 좋은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Val d'Oca  Prosecco DOC Extra Dry Millesimato NV dry Sparkling 전체적으로 풀내음이 적은 편이며 미네랄이 잘 살아있고 참외, 수박 같은 느낌을 전해주는 프로세코다. 라이트 보디에 입 안에서는 무겁지 않은 캐릭터가 잘 전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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