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데레 델 체파이올로 외 1종
내추럴 와인은 사람과 같아서, 너무 더워도 너무 추워도 안되고 여행을 오래 하면 피곤해 한다. 그래서 잘 쉬게 해주고 조용하게 만들며, 좋은 소리의 진동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고요는 내추럴 와인에게 축복이다. 자연이 주는 진동은 땅에서 울리며 귀로 전달되어 우리 몸에 스며든다. 내추럴 와인은 그렇게 느끼고 즐기는 것이다.
또 하나의 와인은 내추럴은 아니지만 최근의 가르나차(그르나슈)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요즘은 와인들이 가격과 맛의 싱크로율이 꽤 높아져서 가격을 지불한 수준의 맛을 나타낸다. 즉, 엄청 싼데 너무 맛있다기 보다는 그 가격에 적절한 맛이 나는데 이는 저가가 너무 맛있으면 고가가 안팔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인 메이커들이 이런 부분들의 전략을 잘 짜는데 포도원 내부의 기준이다 보니, 외부에 나오면 다른 생산자들의 와인들과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가성비 와인은 이렇게 결정되는 것이다. "나는 내 원가에 맞춰 만들었는데 남들의 같은 가격대보다 월등하게 맛있네?"
마지막으로 와인의 마리아주를 논하는데, 줄여서 '고옳(고기는 옳다)'로 설명이 된다. 와인도 발효를 한 음료이기 때문에 잘 발효된 모든 음식과 좋은 마리아주를 선사한다. 한식과의 마리아주를 자주 이야기 하는데, 잘 발효된 한국 음식은 와인과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특히 이 성원농장의 잘 삭힌 절임 음식류는 와인과 궁합에 있어 최상의 마리아주를 준다. 이 고기집이 멀어서 1년에 몇 번 못가지만 내가 늘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Piccdo Podere del Ceppaiolo Ceppa Bianco 2017
오렌지, 어린 시절 먹던 쫀드기 캐릭터를 연상하게 하는 단호박, 달콤한 꿀의 느낌이 가감없이 전해진다. 매우 진하며 피니시에서는 산도가 아주 강인하고도 힘 있게 전달된다. 피니시가 안정감 있으며 이스트 터치가 잘 전해지는데 청아하고 기분 좋다. 잘 익은 귤의 피니시도 전해지며, 그 아로마는 서서히 입 안을 가득채워 감미롭게 채워준다. 색상은 오렌지와 노란 볓짚 사이의 톤을 보여주고 있으며, 무겁지 않은 캐릭터를 선사한다. 신선하면서도 입 안의 피니시는 1분 이상 가는데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높은 온도로 맞춰 시음한다면 좋은 경험을 느껴볼 수 있다.
Las Rocas Garnacha Calatayud DO 2016
카탈루니아의 그르나슈 100% 와인이다. 이 와인의 특징은 진함 보다는 피노 누아르, 그리고 미디엄 보디의 딸기, 크랜베리 계열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색상은 진득한 루비색, 그리고 피니시에서 착 감기는 장미, 딸기 계열의 캐릭터가 전해지는데 지금은 약간 어리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미디엄 풀보디에 산도가 입 안에서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질감도 상당히 좋다. 풍성하면서도 기분 좋은 캐릭터에 안정감도 꽤나 훌륭한 좋은 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