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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May 06. 2019

내추럴 와인 테이스팅

포데레 델 체파이올로 외 1종

내추럴 와인은 사람과 같아서, 너무 더워도 너무 추워도 안되고 여행을 오래 하면 피곤해 한다. 그래서 잘 쉬게 해주고 조용하게 만들며, 좋은 소리의 진동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고요는 내추럴 와인에게 축복이다. 자연이 주는 진동은 땅에서 울리며 귀로 전달되어 우리 몸에 스며든다. 내추럴 와인은 그렇게 느끼고 즐기는 것이다.


또 하나의 와인은 내추럴은 아니지만 최근의 가르나차(그르나슈)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요즘은 와인들이 가격과 맛의 싱크로율이 꽤 높아져서 가격을 지불한 수준의 맛을 나타낸다. 즉, 엄청 싼데 너무 맛있다기 보다는 그 가격에 적절한 맛이 나는데 이는 저가가 너무 맛있으면 고가가 안팔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와인 메이커들이 이런 부분들의 전략을 잘 짜는데 포도원 내부의 기준이다 보니, 외부에 나오면 다른 생산자들의 와인들과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가성비 와인은 이렇게 결정되는 것이다. "나는 내 원가에 맞춰 만들었는데 남들의 같은 가격대보다 월등하게 맛있네?"


마지막으로 와인의 마리아주를 논하는데, 줄여서 '고옳(고기는 옳다)'로 설명이 된다. 와인도 발효를 한 음료이기 때문에 잘 발효된 모든 음식과 좋은 마리아주를 선사한다. 한식과의 마리아주를 자주 이야기 하는데, 잘 발효된 한국 음식은 와인과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특히 이 성원농장의 잘 삭힌 절임 음식류는 와인과 궁합에 있어 최상의 마리아주를 준다. 이 고기집이 멀어서 1년에 몇 번 못가지만 내가 늘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왼쪽은 내추럴, 오른쪽은 내추럴 아니다.
손님의 셀프서비스, 와인잔도 없고 맥줏잔에 마셔야 한다.
맥줏잔에 마셔도 여기서는 와인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두 와인에 대한 시음노트


Piccdo Podere del Ceppaiolo Ceppa Bianco 2017

오렌지, 어린 시절 먹던 쫀드기 캐릭터를 연상하게 하는 단호박, 달콤한 꿀의 느낌이 가감없이 전해진다. 매우 진하며 피니시에서는 산도가 아주 강인하고도 힘 있게 전달된다. 피니시가 안정감 있으며 이스트 터치가 잘 전해지는데 청아하고 기분 좋다. 잘 익은 귤의 피니시도 전해지며, 그 아로마는 서서히 입 안을 가득채워 감미롭게 채워준다. 색상은 오렌지와 노란 볓짚 사이의 톤을 보여주고 있으며, 무겁지 않은 캐릭터를 선사한다. 신선하면서도 입 안의 피니시는 1분 이상 가는데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높은 온도로 맞춰 시음한다면 좋은 경험을 느껴볼 수 있다.


Las Rocas Garnacha Calatayud DO 2016

카탈루니아의 그르나슈 100% 와인이다. 이 와인의 특징은 진함 보다는 피노 누아르, 그리고 미디엄 보디의 딸기, 크랜베리 계열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색상은 진득한 루비색, 그리고 피니시에서 착 감기는 장미, 딸기 계열의 캐릭터가 전해지는데 지금은 약간 어리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아주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미디엄 풀보디에 산도가 입 안에서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질감도 상당히 좋다. 풍성하면서도 기분 좋은 캐릭터에 안정감도 꽤나 훌륭한 좋은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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