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휘웅 Jun 02. 2019

와인을 구매하는 새로운 방법, 와인포인트

가까운 이마트24에서 주문한 와인을 픽업하는 신개념 비즈니스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와인 통신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소매점으로 소비자가 가서 직접 대면으로 주류를 구매하고 직접 배달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숍에 가서 직접 결제한 다음, 이를 택배로 받는 현재 어느 정도 양해가 된다고는 하나, 엄밀히 말하면 규정 위반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주세법은 60년이 다 되도록 개정되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유통 환경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현재 주세법은 소주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이 부분의 부작용은 사람들이 품질을 떠나서 싼 술에 대하여 가격 저항감이 없다 보니, 많이 마셔서 건강도 나빠지고, 술 값이 싸다 보니 청소년들이 주류를 구매할 기회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도 종량세와 종가세를 개정하는데 있어서 전체 술에 일괄 적용시키려 했던 종량세는 맥주에만 주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한다. 아마도 소주와 와인은 종량세로 하면 와인의 경우 세수가 줄어들고, 소주의 경우 가격이 올라 여론 저항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이런 시장에도 변화의 물결이 천천히 일어나고 있는데, 여러 스타트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 중 와인포인트는 그 비즈니스모델 중에서 내가 생각했던 형태에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도 나는 온라인에서 예약을 한 뒤, 근처의 숍이나 편의점에서 그 와인을 픽업, 현장결제를 하면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된다는 방법을 제시한 적이 있다. 그런데, 실제 그 앱이 나왔다.


마침 연락이 와서 와인을 같이 마시며 여러가지 이야기와 유통 체계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청담동의 이마트24 플래그십숍에는 새로운 개념의 이마트24를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와인숍도 있다.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편의점에 이런 공간 이있다!!!!



그리고 수입사에서 수입하는 와인들을 테이스팅했다. 오래간만에 좋은 이탈리아 와인을 마시니 온 몸에 힘이 난다. 백두산도 단숨에 달려갈 기세.


와인포인트 와인은 이렇게 포장이 되어 온다. 면세점 필이다.


와인포인트 앱 사용법은 간단하다. 원하는 와인을 고른다.


아직 종류 수는 좀 적으나, 앞으로 늘어난다면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렇게 골라서 병 수를 선택한다. 아직 여러 이슈로 인해 2병까지만 예약이 가능하다.
이렇게 두 병을 예약하면 픽업장소를 고를 수 있다.
이렇게 픽업 장소를 검색할 수 있다.
검색을 하고 완료하면 픽업은 1일 이내에 지정된 시간에 받을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다.


선하게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팀이다. 많은 이들의 응원이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도 종종 이용할 예정이고.



시음했던 와인의 시음노트는 다음과 같다.



Adriano Adami  Valdobbiadene Prosecco Superiore DOCG Bosco di Gica Brut NV 

dry Sparkling 블라인드로 한다면 프로세코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질감이 대단히 부드럽고 풀내음 보다는 레몬, 약간의 자몽, 복숭아 계열의 캐릭터를 갖고 있는 프로세코다. 기포는 부드럽고 입 안에 잘 녹아나고 있어서 수작 프로세코라 할 수 있다. 기포가 톡톡 터지듯 입 안에서 기분 좋은 하모니를 만들어내고 있다. 색상도 밝고 맑은 노란 빛에 기포의 질감 역시 꽤 좋다.


3 de Valandraud  Saint-Emilion Grand Cru  2015 

dry red 뛰느뱅이라는 천재 양조자를 한 번 보았던 것은 제법 오래전이다. 연세에도 불구하고 중후함과 재기발랄함, 유창한 발언에 이르기 까지 스타라고 할만한 외모와 재능을 갖고 있었다. 그의 여러 와인들은 테이스팅 해보면 좀 튄다는 느낌을 주는데, 이 와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바이올렛 제비꽃 아로마, 그리고 약간의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계열의 아로마들이 균형감을 갖고 중심을 잡고 있으며, 타닌의 느낌도 대단히 좋다. 입 안에서 훌륭한 질감들이 멋지게 피어오르는데, 지금 마시기에도 좋으며,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 색상도 기분 좋은 루비색에 무겁지 않은 톤, FM대로 만든 와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Salicutti  Brunello di Montalcino DOCG Piaggione 2007 

dry red 2000년대 후반의 이탈리아 빈티지들은 좀 들쭉날쭉한데, 좀 더웠던 해도 많았다. 그 중에서 2006, 2007년은 매우 기후가 좋았던 해로 기록되어 있으며 품질도 대단히 좋다. 좋은 브루넬로는 진하기 보다는 연하다. 강인할 것 같지만 섬세하다. 요즘 키안티 와인들이 전체적으로 풀보디를 지향한다면 브루넬로는 미디엄 라이트 보디와 브루넬로의 그 뭉근하면서도 깊은 잠재력을 지향한다. 이 와인은 그 중간점 정도에 있으며, 갈색 림을 보여주는 훌륭한 톤을 보여준다. 산지오베제이면서도 은은하고 정중하며 선한 느낌이 명징하다. 산도는 입 안에서 기분 좋은 하모니를 전달하며, 무겁지 않은 질감을 전해준다. 복합적인 베리류의 향과 오크 터치에서 오는 섬세한 나무의 냄새, 약간의 오레가노, 타임 아로마도 느낄 수 있다. 피니시는 기막히게 길다.


Azienda Agricola Antoniolo  Gattinara DOCG Osso San Grato 2008 

dry red 사실 네비올로 하면 바롤로나 바르바레스코 이야기를 하겠으나, 가티나라 혹은 발텔리나 같은 곳도 멋진 네비올로를 만들어낸다. 물론 발텔리나는 롬바르디아 지역이지만 가티나라는 두 마을의 위세 때문에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네비올로의 마을이다. 이 와인은 약간의 갈색 림을 보여주는 섬세한 루비색을 띠고 있으며, 아주 안정감 있는 이탈리안 허브, 말린 자두, 기분 좋은 크랜베리의 숙성된 느낌, 감초 계열의 터치 등을 전달해준다. 섬세함에 있어서 대단한 와인이고 특히 이 와인의 최대 장점은 질감인데, 산도와 미디엄 보디의 균형감이 절묘하게 잡혀져 있다. 가히 멋진 와인이다.


Bodegas Contador  Rioja La Cueva de Contador 2010 

dry red 사실 수 많은 스페인 와인을 맛보아오면서 이제까지 첫 맛에 완전히 반한 경우는 두 번 가량인데, 한번은 팔라시오스의 레르미타였고 두 번째가 이 와인이다. 아직 내 마음속 카탈로니아의 최고는 팔라시오스라 이야기 할 수 있고, 가스띠야의 최고봉은 없는 셈이었는데, 이 와인은 단숨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윗등급은 파커의 100점을 획득했다 하나, 이 와인만으로도 충분히 그 역할을 다 한 것 같다. 비오디나미로 양조하며, 진한 자줏빛 도는 루비 색에 은은한 산도와 기막힌 질감, 그리고 말 그대로 응축된 포도의 느낌이 편안한 바다처럼 전해진다. 약간의 허브 느낌, 미네랄 느낌, 그리고 입 안에서는 알코올이 주는 당도와 절제감 있는 산도가 멋진 균형감을 전해주는데, 지금까지 보아온 것과는 전혀 다른 컨셉의 레드 와인이다. 아직 이 와인을 다 파악하지 못할 것 같다. 다음에는 브리딩 하루 가량 한 뒤에 시음해봐야 하겠다.


Cantina Fratelli Pardi  Montefalco Sagrantino Passito DOCG  2012 

sweet Dessert 레드 디저트 와인이다. 아마 상상이 잘 가지 않겠지만, 사그란티노 품종을 파시토(건조)하여 만들어낸 디저트 와인이다. 정말로 독특한 캐릭터를 갖고 있는게, 곶감, 말린 단밤, 고구마의 캐릭터도 전해지지만 타닌감이 있는 짙은 살구, 건포도, 블랙베리의 말린 느낌과 약간의 허브 터치도 함께 전달된다. 은은한 단 맛에 색상은 진한 탁도를 띤 루비색을 보여주고 있다. 독특함으로 치자면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재미있는 와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뉴질랜드 와인 페스티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