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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Aug 18. 2019

와인 전시회의 효과

전시회는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 창구다

나는 월별로 와인 통계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2019년도 매달 15일이면 관세청에 들어가서 통계 정보를 살펴보고 분기별, 연도별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재미있는 결과를 하나 확인하게 되었다. 다음의 데이터는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에 수입된 와인의 총량 추세다. 6월은 계절적 요인으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지난 5월달에 수입물량이 워낙 많았기에 물량 조정국면 및 여름시즌에 접어드는 것이라 판단된다.


[2017년~2019년 6월까지 월별 수입 물량(단위: 헥토리터)]


3~5월은 천천히 물량이 늘어났고 각 월별 기준으로 본다면 최대 물량이 수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의 차트를 살펴보자. 이 데이터는 이탈리아 와인의 수입추세다. 특이하게도 4월과 5월의 수입물량이 특히 많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내 추측을 하나 더하자면 이탈리아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는것도 사실이나, 2월달에 있었던 보르사비니 전시회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2017년~2019년 6월까지 이탈리아 와인의 월별 수입 물량(단위: 헥토리터)]


그렇지 않다면 다른 연도에 비해서 유달리 4~5월의 통관량이 많이 늘어난 것은 설명되지 않는다. 물론 큰 영향은 아니었을지 모르나, 2017년의 패턴과 2018년의 패턴을 비교해보더라도 이탈리아 와인의 4~5월 통관량은 주목할만 하다. 당시 내가 전시회를 방문해서 테이스팅 해본 와인들이 유달리 가격도 저렴하고 새로운 와인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뛰어나서 내심 많은 수입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만큼 좋은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매번 수입사들이 해외의 전시회를 나가서 거래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아시아 투어 전시회는 수입사들의 넉넉하지 못한 자금 사정에 꼭 들러야 하는 가치 있는 행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행사들은 언제나 고객들에게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제공해야하는 수입사의 입장에서 중요한 행사로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몇 년 전에도 칼럼에서 국가별로 와인을 한국시장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대사관 차원의 행사들이 많이 있어야 하며, 협회 차원의 움직임도 있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한국은 유통구조의 특징으로 인해 수입사들이 가격에 특히 민감하다. 와인의 유명도를 넘어서서 포도원 출고가의 0.1유로 차이, 그리고 주문 물량에 따른 할인율 등은 수입사들이 수입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가성비가 있는 와인을 발견하면 수입사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감베로로쏘와 같은 전시회는 상대적으로 고급 와인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수입사들이 와인의 품질에는 신뢰를 보내면서도 선뜻 손을 대기 힘들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회 기획 관점에서도 대사관이나 관련 협회들은 수입사들의 니즈를 면밀히 검토하고 이들에게 적합한 와인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적절하다. 과거에는 수입사들과 생산자들을 네트워킹 하기 위한 대규모 디너도 있었으나 조사한 바에 따르면 수입사들은 이런 자리를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물론 바이어 관점이니 당연히 부담을 느낄 것은 어느 비즈니스 영역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원래부터 이탈리아 와인 매니아였고 최근에 다시 좋은 키안티들이 주변에 많아져서 입이 즐거워진 나의 입장에서 이러한 전시회는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 되고, 좋은 와인들이 많이 수입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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