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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Jan 16. 2020

방어는 제주도에서

다미회에서 삼치의 재해석을

요즘은 모르는 곳에 갔을 때 사람들이 대부분 "맛집"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고 주변의 식당가를 찾는다. 그러나 사실 오래된 경험적 지식이 있는데 바로 "관공서(특히 시청)" 주변을 뒤져라는 것이다. 관공서 중에서도 시청은 지역 공무원들이 많기 때문에 오랜 단골들이 있고, 오랜 단골을 대해야 하는 식당들은 당연히 우수한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객지사람들 보다는 그들이 더 큰 고객이기 때문에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이점들이 많다.


이 집 역시 제주 시청 앞에 있는 곳으로써, 독특하게 삼치회를 맛볼 수 있다. 제주도에 평가 및 실사가 있어서 내려갔는데, 방어회와 함께 삼치회라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다.


일단 제주도는 모든 식당 앞에 이렇게 11월부터 방어를 수족관에 넣어 둔다. 왜 이렇게 하냐 했더니 바다 냄새를 좀 빼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바다에서 열심히 돌아다니던 놈들을 좀 가둬 두어야 고기(?)가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아, 무섭다. 너도 지금쯤이면 이미 누군가의 뱃속을 통과했겠구나.

나는 자유를 원한다.
우리는 어디로 몰려가고 있는가?

기본 상차림에 나오는 회에 갈치회가 있다. 요즘 제주도에서도 갈치가 매우 비싸서 현지 사람들도 회로 먹기 어렵다고 한다. 한 덩이 구이에 2.4만원 가량이라니 갈치의 상한가는 상상하기 어렵다. 매우 탱탱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아래에 보이는 것은 보말이다. 신기하게 잘 발라내었다.

전복도 색감이 좋다. 완도에서도 전복이 나지만 제주도에서도 해녀들이 잡아올리는 것들이 있다 한다.

이게 방어회인데, 색감이 수도권보다 좀 많이 다르다. 색상이 노란 빛이 도는데 기름기가 제대로 올랐다. 배꼽살 부위는 매우 탄탄하고, 부위별로 잘 다듬어서 내는데, 부위별 맛이 다 제각각이다. 수도권에서는 가격을 모르겠으나, 제주도에서는 네 명이 배가 터지게 먹었고, 비용이 크게 나오지 않았다는 점만 밝히고 싶다. 수도권 가격을 주인에게 이야기 했더니 있을 수 없는 가격이라 한다.

제주도는 대부분이 사돈 팔촌 가계들이다. 담당자들이 이 식당 아냐 했더니 사촌의 친척(?)이고, 장모님 식당은 뒷뒷 골목인데 제주도에서 특이하게 과메기를 팔아서 재미를 보았다는 말씀 등등... 제주도는 총 인구가 60만 가량이고 인적 네트워크가 좁아서 거의 대부분이 아는 사람이라 한다.


이 것이 삼치회인데, 삼치 자체만으로는 별 식감을 내지 못한다. 밋밋하고 퍼석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여기에 약간의 밥, 그리고 저 간장 소스, 김, 파김치를 얹어서 먹게 되면 환상적인 궁합이 난다. 나도 삼치가 이렇게 궁합이 맞는 조합으로 나오는지 깜짝 놀랐다. 잘 생각하면 돔베고기도 그렇고 삼합도 그렇고, 이 것 역시 합이 맞다는 느낌이다. 마리아주를 우리말로 한다면 "합"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다음에 제주 가면 다시 삼치회를 먹어보아야 할 것 같다. 철이 정해진 다른 생선에 비해 삼치는 계절 구분이 없다 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라 한다.


또 하나, 제주 사람들은 매운탕 계열은 그닥 안먹고 주로 지리 계열을 먹는다 한다. 서울에서 말하는 대방어는 제주도에서 중방어라 한다. 실제로 대방어를 보니 크기가 어마어마한데, 제주도에서도 몇몇 식당 가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모슬포항으로 가면 제대로 된 대방어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 날은 한라산으로 마무리를 하여 부득이 술 사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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