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휘웅 Sep 07. 2020

2020년 7월까지의 와인 수입현황

소매가 증가했으나 레스토랑 등의 매출은 크게 줄어들었다.

2020년의 반을 훌쩍 넘기고 지금 우리는 미증유의 현실을 살고 있다. 많은 와인 전문가들이 이 블랙박스와 같은 시대에 와인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했으며, 이제 서서히 그 결과값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생산지 관점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다. 샴페인은 2020년 사상 유래 없는 풍작과 훌륭한 작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밀레짐 탄생의 서곡인 셈이다. 그러나 그들 내부의 생산량에 대한 통제와 함께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중 식당의 휴업, 결혼식의 취소 등으로 엄청나게 많은 양의 와인들이 재고로 쌓여 있다. 이럴 때일수록 좋은 포도원들은 더 높은 가격을 불러 더 좋은 포도를 확보하고 작은 하우스들은 좋은 포도를 매입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하게 된다. 미국의 유럽산 와인에 대한 25% 보복관세 부과는 관련 업계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Coronavirus: France's champagne industry goes flat amid pandemic


"올해 프랑스 와인 시장 붕괴"…눈물 머금고 '손소독제' 행

수확기에 접어들기 전에 프랑스 포도원들은 와인을 손세정제 생산을 위해 리터당 1유로도 안되는 가격에 팔아야 하는 상황에 접어들게 되었다. 이처럼 유럽의 상태는 매우 어렵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상황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와인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그 현황이 더욱 가속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국가가 한국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자국내 가정내 주류 소비는 언택트의 영향, 외출 금지의 영향으로 단기적으로 약 54% 가량 늘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온 마켓과 오프마켓 사이의 물량 교환 현상이 발생되어 전체적으로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된다.


US Wine Market Volumes Will Be Flat in 2020, with Coronavirus-Related Off-Premise Surge Balancing Out 29% On-Premise Volume Decline, According to Wine Intelligence Modelling


2020년 7월까지 시장을 누적으로 살펴본다면 총 수입물량은 247,781헥토리터, 금액으로는 1.56억달러로 2019년 대비 1~7월 누적 기준 물량은 7.6%, 금액은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코로나 사태로 금액이 늘어난 것이 다행이 아니겠느냐 생각이 들 수 있지만, 2018년과 2019년은 모두 1~7월 기준 전년 대비 물량은 19.7%, 11.6%, 금액은 27.3%, 8.3%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시장의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률은 줄어들 수 밖에 없지만, 성장세가 한 풀 꺾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소매시장에서는 분명히 와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으나, 문제는 온마켓 부문이다. 미국도 그렇고, 유럽도 그렇고 와인 시장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온마켓 부문이 크게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인 시장은 보합권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라 판단된다. 


그리고 시장에서 특징적인 현상은 샴페인 과다 수입에 따른 강력한 시장 조정 현상이다. 1~7월 기준으로 2018년 5,200헥토리터가 수입된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은 2019년 7,212헥토리터로 무려 38.4%나 늘어난다. 덕분에 2020년 현재 7월까지 수입된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은 5,826헥토리터, 전년대비 19.2%가 줄어들었다. 샴페인으로 대표되는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의 감소는 몇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언택트 환경에 따른 모임의 급격한 감소(샴페인은 1~2명 소비에는 어려움)와 온마켓의 타격과 너무 많이 수입된 물량에 따른 시장 조정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덕분에 요즘 시장에서는 샴페인 재고를 줄이기 위한 수입사들의 눈물겨운 움직임이 많이 관찰된다.


물론 샴페인만 줄어든 것은 아니고, 스파클링 전체적으로도 전년대비 1~7월 기준 수입물량이 20.9% 줄어들었으니, 코로나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전세계를 통틀어 스파클링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여서 즐기고 축하할 행사가 줄었으니 전세계적으로 큰 어려움에 봉착하는 것은 분명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집에서 즐기기 편안한 레드 와인의 시장 성장세는 여전하다. 현재까지 17만 헥토리터 가량이 수입되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미국 와인의 시장 약진이 놀라운데, 2018년 전년 대비 26.8% 증가한 뒤, 2019년 –9.8% 감소로 나타난 미국 와인은 2020년 1~7월 사이 전년 대비 물량 기준 무려 53.7%, 금액 기준 40.5%나 늘어났다. 반대급부로 프랑스 와인이 고전중이어서 전체적으로 미국과 프랑스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남은 기간의 한국 수입와인시장을 좀 더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지금까지 전혀 다른 형태의 통계 패턴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을 좀 더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위기 속에서 기회가 있다고 했던가, 자금력이 있는 수입사가 있다면 프랑스 와인에 대한 물량을 지금 확보해두면 어떨까 제안한다. 오히려 글로벌 경기가 정상화 되었을 때 더 좋은 조건에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일단 지금 쟁여둔 샴페인부터 다 판매하고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리슬링이냐 소비뇽 블랑이냐 이 것이 문제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