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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Sep 13. 2020

와인이 유통되는 채널이 변하고 있다

와인 시장의 변화가 눈에 많이 띄이고 있다.


우선 두 개의 기사를 읽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주변 수입사들의 상황을 보면 매출이 크게 늘어난 수입사와 매출이 늘지 않아 고전하는 수입사들 사이의 희비가 교차하는 것 같다. 이는 결정적으로 유통 채널의 집중도, 그리고 보유 와인의 특성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온마켓 영업을 중심으로 움직인 수입사들은 크게 고전을 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기간은 2주 가량이나, 이 것이 주는 파장은 아주 오래 갈 것임에 틀림 없다. 일단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트렌드를 고착화 시켜버렸으며, 모임 자체에 대해서 지인들 사이에도 회피하는 성향이 크게 늘어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뒤에는 그동안 밀린 모임이 한꺼번에 늘어날 확률도 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재확산을 경계하는 성향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채널별로 매출이 크게 늘어난 곳을 보면 이전에 “통계의 함정과 와인 통신판매”라는 칼럼에서 이야기 한 “온라인의 효과는 제한적이나, 의외의 시장이 발생 가능”이라는 항목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기사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아도 주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증가를 설명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주장하지만, 스마트오더 형식의 와인 주문은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다만 기사의 내용에서 보듯이 매출 규모는 아직 미약하다. 미약한 규모에서 숫자가 갑자기 늘어나면 증가율은 크게 늘어나 보일 수 밖에 없다. 다만 여전히 전체 와인 시장에서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자리 잡기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다.



다만 내가 보는 관점은 이렇다. 소비자들이 매장을 찾아서 와인을 구매하는 패턴이 지금은 힘들에 들고 가는 것이라면, 이제는 한 병 정도는 저녁이나 모임에 마시기 위해 들고 가고, 나머지는 택배 등으로 보내라고 하는 것이다. 즉, 무거운 와인을 누군가 차에 실어주기는 하겠으나, 다시 집으로 들고 올라가는 것은 힘든 일이기 때문에, 택배를 요청할 확률이 높다. 현장에서 신분 확인후 결제가 되었기에 국세청 규정도 준수한 셈이다. 요즘은 수입사나 숍이 고객에게 결제가 된 와인을 택배로 보내는 것에 국세청이 특별히 문제 제기는 하지 않고 있다.(규정이 바뀐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언제든 빈틈을 파고 들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에게는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힘과 권한이 있다.)


이런 시점에서 와인 픽업 서비스도 주요 포털, 혹은 앱의 영향력에 편입될 확률이 높다. 현재 개별 앱으로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의 경우 앱 홍보와 와인 유통 두 가지 환경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포털화된 앱은 이미 수 많은 사용자들이 쓰고 있으며, 마케팅도 전사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매우 클 것이다. 수치적으로 늘어나는 매출을 보고 앱 운영을 총괄하는 그룹에서 이 영역을 가만히 둘 리 없다. 이전 칼럼에서 밝혔다시피, 언론에서 이야기 하는 매출 증가 대비 실제 수입량 증가는 크지 않은데, 이는 수입사들 사이에 매출 편중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온 마켓에 집중했던 수입사들은 조금씩 오프 마켓으로 접근하려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그 접근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개인 거래 유통 채널을 천천히 넓혀온 수입사들은 현재 나름의 시장을 잘 고수하고, 오히려 높은 매출 상승률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온 마켓과 오프 마켓의 균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시장에서 온 마켓을 획기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비책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 19로 인해 온 마켓의 구매력이 너무나 떨어져버렸다. 여전히 큰 구매력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온마켓 수준의 시장 지배력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사태가 끝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이미 구매한 와인을 콜키지 지불한 뒤 온 마켓에서 소비하고자 하는 경향이 매우 커지게 될 것이다. 그만큼 와인시장의 소비 패턴은 많은 변화를 겪을 확률이 높다. 시장은 분명 늘어날 것이고, 이미 수치로 증빙되고 있다. 다만 그 과실을 누가 가져가느냐 하는 것은 새로운 채널에 대비하는 팀에게 돌아가게 될 확률이 높다. 기존 채널을 다시금 확인하고, 새로운 유통 채널에 빨리 올라타는 기업이나 팀만이 미래의 성장력을 담보받을 것이다. 변화만이 살 길이다.


(용어설명)

온 마켓(On-premise market): 호텔, 레스토랑, 카페와 같이 대인 접촉과 서비스가 일어나는 곳에서 형성되는 시장

오프 마켓(Off-premise market): 이 이외에 대면/비대면 형태로 제품의 구매만 일어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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