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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Apr 18. 2021

2021년 1분기 수입와인시장 점검

요즘은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해가 언제 바뀌었는지도 몰랐는데, 어느덧 1분기가 지났다. 나도 회사를 다니다 보니, 늘 회사의 경영 상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IT 분야는 해마다 연말에 자금이 들어오는 구조다 보니 늘 매출에 목마르다. 와인 업계는 물건을 수입해서 갖다 파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출은 통관 물량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특히 요츰과 같이 수입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시기에는 수입사들마다 통관하자마자 와인을 판매하고 있는 형식이다.


5년간 분기별 시장 흐름(단위: 헥토리터, 천달러)


일반적으로 1분기의 와인 시장은 4분기에 비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2021년의 1분기는 2020년 4분기에 비해 증가하였다. 이상 현상이라 할 정도로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월별 실적을 전년 대비로 비교해본다면, 2021년 3월의 경우 2020년 3월에 비해서 두 배 넘게 통관량이 늘었다. 현재 추세로 가게 된다면 2021년도 상당한 수준의 시장 성장률을 보여줄 것이라고 판단된다.


2년간 월별 통관 물량 흐름(단위: 헥토리터)
연도별 3월 통관 금액/물량 비교(단위: 헥토리터, 천달러)


시장이 커질수록 성장률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고, 지금도 이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런 관점을 넘어서서 큰 폭의 성장률을 보여준다는 것은 한국 수입와인시장이 놀랍도록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와인시장의 활황은 고용 확대와 업계 유입인력 고급화와 전문화, 소매시장의 활황 등으로 이어져서 선순환적 구조가 된다. 지인들과 우스개 소리로 요즘은 치킨집 만큼 와인 소매숍이 늘어나고 있다고들 하는데, 과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와인 소매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CIF 가격으로 대비되는 도입 단가 이슈가 있다. 운송료, 원가, 보험료 전체를 합쳐서 통관될 때 가격이 CIF 가격인데, 이 가격이 2021년 들어서 상당히 올라갔다. 생산지의 원가에는 변화가 일부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운송 운임의 상승, 보험료 상승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수입시장의 와인 가격 상승 압박 요인은 상당한 편인데, 특히 고가 와인들에 대한 가격 상승 압박은 꽤나 크다고 볼 수 있다.


레드 와인에 있어서 프랑스, 미국, 이탈리아 와인의 가격 상승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화이트 와인은 프랑스를 제외하고는 그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가격 상승 요인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볼 수 있다. 스파클링은 프랑스가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데, 가격이 꽤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와인 평균가격 흐름(단위: 달러)
레드 와인 평균가격 흐름(단위: 달러)
화이트 와인 평균가격 흐름(단위: 달러)
스파클링 와인 평균가격 흐름(단위: 달러)

어떤 경우든 수입사들이 현재 통관되는 물량에 있어서 가격 압박이 상당하기 때문에 유통 단가를 올리는 현상은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종류에 따라서 인상폭이 다를 수 있겠으나, 최소 5~10%, 많게는 30% 이상의 가격 인상 요인은 발생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세금은 이 가격을 기준으로 퍼센트 단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그에 맞춰 다른 가격은 줄줄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매입하거나 구매하는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이 반가운 소식이 아니겠지만, 공급가의 인상이 현재 와인시장 팽창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지는 앞으로 지켜보아야 할 사항이다. 특히 대량 수입 와인은 그나마 비용이 분산되겠지만, 소량 수입 와인은 고스란히 눈에 띄일 정도로 반영될 것이 분명하기에 와인의 가격 상승이 시장 성장에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한다.


국가별 시장 점유율은 2020년과 같은 비율로 진행중이다. 칠레가 26%, 스페인이 17%,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각각 15%, 미국이 11%를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사항으로는 뉴질랜드 와인이 아르헨티나를 넘어서서 시장 점유율 2.72%를 차지하고 있는데,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이 화이트로 많이 확산되고 있고, 젊은 소비층은 굳이 와인의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 점 등이 반영된 트렌드라 볼 수 있다. 시장에서 서서히 국가간 점유율 격차들이 나타나고 있는 현 시점은 올해 시장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척도가 된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시장의 흐름이 꽤나 재미있게 흘러갈 것이다.


다만 앞서 설명한 가격적 불안요인과 일부 시장 수급의 불안요인(통관 지연, 운송 지연)은 앞으로 빨리 해소되어야 할 주제라 판단되며,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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