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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Aug 12. 2021

2021년 8월 현재 시장 동향을 읽는 몇 가지 신호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통계는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 대신 통계는 통찰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어렵지만 분석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통계 모두 다 주어야 한다. 그러나 데이터는 모수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없다. 그 덕분에 등장한 것이 통계다. 통계는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엄청나게 큰 데이터를 보고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핵심 지표를 준다. 정확하고 가공되지 않은 통계야말로 현실을 보는 최고의 척도가 된다. 통계의 거짓말은 예측에서 나타나자 현재를 보여주는 통계는 정확하다. 간혹 확률과 통계를 혼동하는 경우들이 있으며, 이를 적당히 섞어놓은 정보야말로 가장 위험하니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서론이 길었다. 본 글은 이러한 관점에서 2021년 8월 기준 통계 흐름을 보고,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하는데있다.




1. 화이트의 시대


2021년 상반기는 전년 대비 물량 기준 76%, 금액 기준 109% 성장하였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금액만 본다면 두 배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반기 추세를 좀 더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놀라운 수치라 하겠다. 이 중 특히 주목해야 하는 국가는 뉴질랜드다.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중량 315%, 금액 348%가 성장했다. 덕분에 뉴질랜드의 시장 점유율 역시 중량 기준 2.48%, 금액 기준 2.77%가 되었다. 가히 엄청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덕분에 뉴질랜드는 상반기 수입 물량과 2020년 전체 물량을 비교했을 때 물량은 벌써 11.97%, 금액은 12.48% 넘어섰다. 이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지금까지 와인 시장에서 뉴질랜드는 매우 작은 비율을 차지했다. 1%를 넘어선 지도 불과 5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처럼 성장을 이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우선 소비자의 취향이 레드 와인에서 점차 화이트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이트 와인의 선호는 남성보다는 여성 소비자가 좀 더 높다는 것이다. 즉, 여성 와인 소비자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MZ 세대로 대표되는 20~30대 소비자들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와인을 즐기는 일이 늘어났고, 이 경우에 레드 와인 보다는 화이트 와인을 선호한다는 것을 반증한다. 해외의 경우에는 화이트 와인의 시장 비율이 40%에 육박하고, 이탈리아는 화이트의 시장 비율이 레드보다 높다. 즉, 화이트는 아직도 성장할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이 커질수록 통계는 해외 표준을 따라가게 되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


2. 칠레의 위상 변화


지금까지 칠레 와인이 한국 시장에서 보여준 위상은 남달랐다. 지금도 물량 면에서 어딜 가나 칠레 와인 한 병 찾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금액 측면이나 여러 가지 부문에 있어서 칠레 와인의 위상에는 현재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2014년 이후로 매년 레드와인 물량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35%를 넘어오거나 그 근저를 지켰다. 그러나 2021년에는 레드와인읜 점유율이 30%로 5% 가까이 내려왔다. 금액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심각한데, 레드와인의 경우 2019년까지 25%의 금액 점유율을 보여주었으나, 2020년 23%로 줄어들었고 2021년에는 19%로 더 줄어들었다.


물량 점유율이 줄어드는 폭에 비해서 금액 점유율이 더 크게 줄어든다는 것은 점차 칠레에서 고가 와인을 수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가의 칠레 와인(세냐, 알마비바 등)의 수출 출발국은 프랑스라는 점이다.(식약처 식품 신고 기준) 즉, 칠레의 프리미엄 와인은 프랑스 와인이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수입 출발점을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서 칠레에서 직수입 되는 와인은 데일리급 와인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칠레 와인을 선호하고는 있으나 이는 가격 이점에 의한 것이고, 소비자들의 취향은 미국 와인이나 프랑스 와인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즉, 중가 와인 시장 경쟁에서는 미국이나 프랑스 와인에 밀리고 1만원 초반대의 저가 와인 시장 혹은 1만원 미만의 초저가 와인 시장에서 그나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시장은 매우 거친 물량 싸움의 시장으로써 물량 시장은 지킬 수 있으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시장이다.


앞으로 칠레 와인의 한국 시장내 위상이 어떻게 될지는 지켜보아야 하겠으나, 2020년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이 29%였던 것이 2021년 상반기 25%로 떨어진 것을 본다면 칠레 와인의 시장 수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3. 기존 와인 시장 패턴을 따르는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은 지금까지 샴페인의 독주시대였다. 물량 면에서는 프로세코나 카바와 같이 다른 나라 와인들이 계속해서 시장을 잠식해 왔으나 샴페인의 압도적인 위상은 변화하지 않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 시장에서 샴페인의 물량 점유율은 2020년 25%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1년 상반기에는 22%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샴페인은 겨울 시즌이 될수록 물량이 늘어나고 점유율도 늘어나는 경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원래 수치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금액 점유율 역시 2016년 이후 65~68%를 오르내리며 안정적인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 시장에서 샴페인의 위상은 압도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크레망도 있지만, 샴페인에 비해서는 금액 관점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샴페인은 금액 시장 증가율도 큰 변동 폭이 없으며, 2020년 상반기 물량이 이례적으로 크게 줄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현재 성장 추세는 전통적인 와인시장 성장 패턴을 그리고 있다고 판단된다. 2019년~2020년의 기간동안 매우 많은 물량의 샴페인이 수입되어 국내 시장에 풀렸으나, 코로나19와 같은 이슈로 인해 물량 소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21년 4분기 역대 물량이 수입되었던 샴페인은 2분기부터 다시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수입 금액이 상당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인데, 국내에 상대적으로 고가 샴페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고급 샴페인에 대한 소비 수요는 코로나19와 관계 없이 꾸준하다는 것을 뜻하며 이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본다.


다만 큰 변인으로 보는 것은 현재 제대로 진정되지 않고 있는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인데, 호레카 분야에 궤멸적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변인에 따라서 샴페인 시장의 향후 변동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 판단된다.




현재 데이터로 시장의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이 징조들이 어떤 변인으로 인해 여기까지 변화되어 온 것인지에 대해서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 시점의 시장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다가오는 변화에 어느 정도 통찰력을 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무릇 이 어려운 코로나19 시기에 와인 업계 모두가 상생하고 발전하며 행복해질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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