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장상황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23년 5월 기준 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예외적인 두 개의 통계가 있으니 바로 뉴질랜드와 프랑스, 특히 샴페인이다. 각각에 대해서 살펴보자.
뉴질랜드 와인 수입 동향이 심상치 않다. 2021년 팬데믹 이후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뒤, 유일하게 물량과 금액 줄어들지 않은 국가가 뉴질랜드다. 2023년 1~5월 기준 물량은 9,002헥토리터, 금액으로는 737만 달러 수준에 이른다.
이 통계는 2023년 1~5월 기준임을 다시 밝히며, 시장 점유율에서는 더 주목해야 하는데, 전체 물량에서는 4.02%에 불과하나 호주와 차이가 2%밖에 나지 않으며 아르헨티나를 1% 가량 넘어섰다. 금액에서는 더 주목할만 한데, 호주와 시장 점유율이 1.29%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호주 와인의 힘이 약화된 상태에서 뉴질랜드 와인이 지속적인 성장을 함으로써 시장에 주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훨씬 놀라운 점은 화이트 부문이다. 화이트는 현재 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이 레드 일변도를 탈피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통계에서 뉴질랜드는 이탈리아, 프랑스, 뉴질랜드에 이어 물량 3위, 금액은 2위를 했다는 점이다.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큰데, 소비자들의 화이트 선호도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생활 와인으로써 뉴질랜드 와인이 가지는 위상이 상당하다는 점을 반증한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전년 대비 물량이 –15.6%로 감소하였으나 금액은 불과 –2.92% 감소하였다. 전체적인 시장 상황에 있어서 감소폭이 적을 뿐만 아니라, 2022년이 201년보다 더 수입 물량/금액이 많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선전이라 볼 수 있다. 게다가 2022년 물량이 늘었을 때 수입 금액과 2023년 물량이 줄었을 때에도 수입 금액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은 고가 와인이 많이 수입되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곳이 바로 스파클링이다. 스파클링은 전년 대비 물량은 19.88%, 금액은 9.28% 증가하였다. 나홀로 성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샴페인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는 명확하다. 덕분에 프랑스 스파클링의 물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37.66%, 금액은 무려 77.32%로써 모든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중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점은 2023년 1~5월 물량 감소율이 –27.39%인데, 프랑스의 2021년 작황이 매우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부르고뉴의 경우에는 작황 악화로 인해 50% 이상 생산이 감소했다는 소식은 많이 들을 수 있다. 반대급부로 가격이 상승하였으나 수요가 어느 정도 뒷받침 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 특징이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대중주이나 1만원 인근 혹은 이하의 초저가 와인 약세: 칠레 와인이나 여러 와인들의 시장이 부진하다는 것은 1만원 인근 혹은 그 이하 와인들, 그리고 마트에서 대량으로 팔리는 와인들의 시장이 점차 힘을 잃고 있음
약세의 원인은 경기 특성과 함께 소비자 취향 변화: 데일리로 마시는 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성향이 다른 주종으로 옮겨갔거나 지갑을 아예 닫아버리는 경향. 소비자들의 술을 덜 마시는 성향도 영향을 줌
파티 및 모임 주종에서 와인 대중화 안착: 뉴질랜드는 데일리로 마시는 와인은 아니나 2~4만원 대의 가격대에서 파티 등을 하는 자리에 내기 적절한 품질과 가격대를 갖고 있음. 특히 여성 소비자 취향에 적합한데 해당 섹터의 소비 시장은 견고한 수요가 유지
시장의 극단적 양극화 진행: 프랑스 샴페인을 주축으로 한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수요는 압도적이며, 고급 시장에서 수요는 명확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 여름-하반기에도 고소득층의 스파클링에 대한 와인 수요는 유효함. 이는 고가 와인에 대한 수요는 계속 더 늘어나고 있으나 시장 공급량이 부족한 수준으로 볼 수 있음.(특히 부르고뉴)
이러한 상황에 따라 수입사들은 수입 포트폴리오 조정과 기존 재고 소진에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으며 시장 전략 수립에 꽤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야 소비자이고 먼거리에서 칼럼으로 시장을 조망하지만 오늘 내일 결제대금을 맞춰야 하는 숍, 신규 와인 발주랑 계약서를 살펴야 하는 수입사 등 많은 이들이 정말로 힘들 것 같다. 그저 내가 할 일은 더 자주 와인을 사서 마시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다. 어제도 백화점에서 와인을 한 병 샀고, 모임이 있을 때마다 숍에 들러 와인을 사고 있다. 모쪼록 지금의 어려운 시기가 지나가고 시장에 와인 유통이 제대로 활성화되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