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열쇠, 고급 와인
매월 15일은 관세청의 통계 자료가 발표된다. 그 자료는 HS 코드 기반으로 여러 물품들의 통관 상황을 알려주는데, 7월 15일이면 상반기 집계가 완성된다. 집계한 바에 의하면 2023년 상반기(1~6월)까지 총 270,070헥토리터, 금액으로는 약 2.62억 달러(262,371천 달러)가 수입되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2023년 1분기는 134,999헥토리터, 2분기는 135,071헥토리터로써, 시장의 감소세는 멈추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금액 기준에서는 2023년 1분기 1.31억 달러, 2분기 1.3억 달러로 금액에 있어서도 정체되고 있다.
2022년에 비해서 물량은 -16.9%, 금액은 –9.4% 감소하여 시장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큰 통계로 보면 그냥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는 여러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한다. 이 글에서는 고급 와인에만 한정해서 이야기 한다. 고급 와인을 특징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소비자들이 매일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고를 수 있는 와인이 아니기에 희소성이 있어야 하고 매일 사서 마시기에는 가격 저항감이 있는 와인으로 하겠다. 고급 와인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평균단가 이야기를 해야 한다.
다니는 직장의 다른 사업부문이 가방과 관계되어 있는데, 회의를 할 때면 평균단가 쪽을 이야기 한다. 정확하게 말해 전체 수입 금액을 수입된 피스(pcs) 수로 나눈 것인데, 의외로 현재 상태를 설명하는데 유효하다. 각 재고에 대한 제품군 및 가격대별 평균단가를 계산하고 재고 유지 기간 등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예상 매출액이나 영업이익도 계산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와인의 평균단가를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팬데믹 이후 평균 단가는 꾸준히 올랐는데 2019년 병당 4.81달러에서 2023년 7.29달러로 5년 사이 무려 51.6%가 올랐다. 2022년과 비교해도 6.47달러에서 7.29 달러로 12.6%가 올랐다. 그렇다면 이런 평균 단가를 끌어올린 요인은 어디 있을까? 다음의 표로 설명하겠다.
표1: 전체 와인 평균단가 비교표표 1을 살펴보게 되면 물량을 고려했을 때 칠레,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정도의 국가들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서 칠레 와인은 단가가 오히려 내려갔다. 프랑스만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2022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상승세다. 미국 역시 계속 상승세다. 이러한 변화가 어디에 기인한 것인지 살펴보겠다. 다음의 표 2를 살펴보자.
표2: 레드 와인 평균단가 비교표
최근 점유율이 60% 이하로 떨어진 레드 와인에서 프랑스 레드, 이탈리아 레드, 미국 레드의 가격 상승이 눈에 띄인다. 뉴질랜드, 남아공도 눈에 띄이나 통계적으로 무시해도 될 정도의 소량이 수입되기에 고려하지 않는다. 특히 프랑스의 가격 상승이 압도적인데, 이는 고급 레드 와인,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고급 보르도 혹은 고급 피노 누아르의 수입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고급 주류의 대명사인 샴페인 동향을 표3에서 살펴보겠다.
표3: 스파클링 와인 평균단가 비교표여기서 재미있는 현상을 살펴볼 수 있는데, 샴페인의 가격은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프랑스의 물량 및 금액 점유율은 각각 38.63%, 77.84%로 완전히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기준에서 샴페인의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격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프랑스산 와인과 미국 와인이며, 이 와인들의 특징은 고급 와인이나 대중 인지도가 있는 와인들이 몰려 있는 국가라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경우에도 상반기에 수입이 상당히 줄었으나, 이는 체질 개선 과정이라고 판단된다. 국내 소비자들의 눈 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더 이상 저가 와인은 어려운데, 저가 와인의 재고 처리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열쇠는 고급 와인에 있다. 그러나 여러 도전적 요인들(특히 기후변화) 때문에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이는 가격 상승,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따른 대체주 선호 등의 트렌드에 따라서 여러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지면 관계상 시장의 키가 집계 자료를 바탕으로 보았을 때 고급 와인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음 글에서는 이 상황을 대처해 나아가기 위한 방안에 대해 살펴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