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코스와 와인의 궁합

홍대 이탈리안 레스토랑 알라또레에서 경험한 굴 코스와 와인의 마리아주

by 정휘웅

이탈리안 정통식을 표방하는 알라또레는 제가 즐겨 가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분위기도 좋고 사진이 특히 잘 나옵니다. 갔던 날도 주변에 소개팅 혹은 연인들이 홀을 가득 채우고 있더군요. 소개팅 커플은 남자가 일장 연설을 하는데 상대편 여자의 얼굴은 볼 수 없었으나 상상이 갑니다. 남자가 상석에 앉은 형태도 그랬고 아마 실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일단 넘어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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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알라또레 굴 코스는 나름의 묘미가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나 석화가 달고 맛있습니다. 몇몇 곳에서 석화를 즐겼는데 대단히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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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이 날 마리아주의 주인공은 이 와인이었습니다. 프랑스 르와르 지역은 프랑스 북서부에 있으며 지리적으로 길게 늘어져 있기 때문에 마을마다 특성이 매우 다릅니다. 이 메네토 살롱(Menetou-Salon)이라는 마을은 르와르 지역 치고는 동쪽으로 있습니다. 더 동쪽으로 가면 상세르(Sancerre)와 부르고뉴의 샤블리(Chablis)가 있습니다. 이 마을 근방은 소비뇽 블랑의 화이트와 피노 누아르 와인을 생산합니다. 부르고뉴와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많이 줍니다.


이 와인 역시 르와르 지역의 좋은 연합 생산자인 Donatien Bauhaud의 것입니다. 산뜻하고 기분 좋으며 우아한 소비뇽 블랑의 개성을 멋지게 즐길 수 있습니다.


알라또레의 테이블은 생화로 늘 장식되어있습니다.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인데, 늘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저도 나이가 드니 꽃이 좋아지네요.


식전주로 나온 이탈리아 안티노리 가문의 Santa Cristina 스푸만테가 나왔군요. 발포성이고 약간의 단 맛이 있습니다. 산도가 낮아서 초심자들도 잘 마실 수 있습니다. 해산물에는 약간 매칭이 안되는군요. 안티노리 가문은 오래전부터 레드 와인으로 산타 크리스티나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는지 스파클링 와인으로도 버전을 출시한 것 같습니다.


서양 테이블 세팅 방법을 설명드리려 이 컷을 넣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좌측이 빵, 오른쪽은 물이지요. 포크가 많아도 겁내지 마세요. 밖에서 안으로 순서대로 씁니다. 냅킨은 화장실 갈 때에는 의자 위에 올려두세요. 탁자 위에 올리면 식사를 마쳤다는 뜻입니다.


미니 피자가 나왔습니다. 바삭한 도우에 굴의 바다 내음이 매우 예쁘게 퍼집니다. 므네투 살롱과 기막힌 조화를 선사합니다.


굴튀김에 루꼴라입니다. 굴튀김은 누구나 다 좋아하지만 그 조리법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올해는 굴이 특히 크리미한 느낌이 많아서 굴튀김에는 더 제격인 것 같습니다.


수프입니다. 알라또레는 특히 수프가 뛰어납니다. 간간하면서도 부드러운 밸런스를 선사합니다. 화이트 와인과 어떤 것이든 좋은 조합을 보여줍니다.


또르텔로입니다. 안에 굴이 들어있지요. 바다 내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바다 내음이 확 올라오는데 화이트 와인과 조화를 이루니 갑자기 평안해졌습니다. 이럴 때 마리아주라는 말을 씁니다.


스테이크입니다. 고기 굽기가 매우 적절하고 시즈닝이 잘 되어 있습니다. 응집력이 있고요. 레드 와인과 매우 뛰어난 조화를 보여주는데 특히 나파 지역 카베르네 소비뇽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짭조름한 소스 느낌이 과실 향 있으면서 약간 단 느낌을 주는 미국 나파 지역의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는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할 겁니다.


디저트로 제공된 티라미수는 언제나 시그니쳐입니다. 커피 향이 풍부하게 배어들어 멋진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 날 마신 와인들의 테이스팅 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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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 Cristina Spumante Brut NV

약간의 단 느낌이 들면서 무겁지 않은 기포, 약간 노란 톤이 도는 스파클링이다. 가볍게 마시기 좋으며 피니시는 약간 무딘 편이기는 하나 데일리로 마시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Gran Heretat Cava Vall Vento's Gran Reserva 2012

진한 보디감을 보여주는 카바다. 이스트 터치가 살짝 있지만 진한 망고, 그리고 파인애플, 약간의 두리안 터치도 있는 것 같다. 한 편으로 고구마 같은 느낌이 살짝 돌면서 기포의 질감도 묵직하다. 그러나 피니시는 드라이하고 깔끔한 마무리를 전해준다.


Donatien Bahuaud Menetou-Salon Les Criottes 2014

와인이 음식과 얼마나 좋은 조합을 보여주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와인이다. 이 와인 자체는 매우 드라이하면서도 풀내음, 소비뇽 블랑의 특징적인 자몽, 쌉싸래한 드라이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색상은 밝은 노란빛을 내고 있다. 질감이 드라이하면서도 매우 부드러워서 입 안에서 큰 자극을 주기 않는다. 산도를 잘 다듬어두었기에 입 안에서 무리하지 않은 느낌을 주고 있다. 해산물 요리에는 정말로 좋은 조합을 보여주며 해산물의 바다 내음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준다.


Vine Cliff Vineyard 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 Rock Block 2009

아주 강인한 과실의 느낌이 잘 드러나는 와인이다. 디캔팅을 2~30분가량 해 주는 것이 좋으며, 전체적으로 진한 루비 색에 아직도 어린 느낌이 많이 난다.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의 카베르네 소비뇽 느낌, 특히 잘 익은 카베르네 소비뇽의 느낌을 아주 잘 보여준다. 미디엄 풀 보디에 안정감 있는 산도와 단 느낌의 조화가 잘 드러난다. 약간 짭조름한 요리와 함께 마신다면 아주 깊이 있는 풍미의 과실 느낌이 폭발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덕분에 이 와인이 입 안으로 물밀 듯 밀려들어도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운 균형감과 순응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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