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의 와인은 국내에 여러번 수입사가 바뀌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수입사들의 섭외 1순위에 있는 와인이다. 특히 투비양을 필두로 한 와인들, 그리고 이번 디너에서 맛보았던 멋진 디너를 소개한다.
삼성동 글래드호텔 지하 1층에 있는 양지훈 셰프의 레스토랑G에서 맛볼 수 있었던 다양한 요리와 와인들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기분 좋고 멋진 밝은 노란 빛을 띠고 있다. 매우 드라이하면서도 환희에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산미를 선사하고 있다. 입 안에 착 감기고 드라이한 이면으로 멜론, 수박, 라임 계열의 아로마를 주는데 전통적인 샤르도네 스타일 보다도 훨씬 더 멋진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피니시에서는 유질감을 살짝 느낄 수 있는데, 입 안에서 착 감기는 캐릭터도 잘 느껴볼 수 있다. 매끈함과 은은함이 함께 잘 느껴질 수 있는 와인이다. 피니시에서 참외, 리치, 멜론 계열의 느낌을 살짝 받을 수 있는데, 길고 재미있는 여운을 잘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가비에 비해서는 색상이 좀 더 호박색에 가까운 편인데 확인하니 ‘리’를 남겨두어 숙성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컬럼비아 크레스트 같은 포도원들도 이와 같은 방법을 쓰나 그렇다고 색상이 이렇게 진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느낌에 좀 더 포도를 응집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와인 자체가 꽤나 호박 느낌, 이스트, 견과류 계열의 캐릭터를 많이 느낄 수 있는데 관능적이면서도 바닥에 가라앉는 진중함이 있다. 그러면서도 사과, 화사한 잘 익은 멜론의 터치를 잘 살려주고 있다. 테루아의 느낌이 아니고서는 이런 독특한 성향의 질감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신선하면서도 기분 좋은 크랜베리, 산딸기 계열의 캐릭터를 느끼면서도 질감은 상당히 중후하고 부드럽다. 은은하면서도 집중력 있는 산도, 매끈하면서도 동양의 스파이스 느낌, 계피, 정향 캐릭터를 느낄 수 있는 매우 정중한 와인이다. 색상은 약간 밝은 루비색에 보라 톤도 살짝 느껴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지고 있으며, 선명한 베리류의 캐릭터를 잘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바르베라는 가볍고 약간은 거친 느낌을 가지는 경우가 많으나 바바의 것은 전혀 그런 것을 느낄 수 없다. 안정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신선함을 모두 다 느낄 수 있다.
과거부터 변함없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는데 바르베라의 최고봉은 바바의 스트라디바리오라는 것이다. 바르베라의 거친 느낌을 좀 더 부드럽고도 묵직한 질감으로 바꾸면서, 그 내면에서 전해지는 기분 좋은 대추 계열의 질감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입 안에서는 꽉 채우면서도 깊이 있는 단팥죽 같은 느낌을 전달해주는데, 그 은은함과 달콤함이 입 안에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 준다. 아직 단 맛도 제대로 빠지지 않았고 브리딩에 시간이 걸리며, 계피, 사향, 대추 계열의 아로마가 바닥에 깔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베리류의 캐릭터가 함께 올라오고 있으니 정말로 재미있고도 바르베라의 최고봉을 보여준다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다. 동양적인 스파이스 느낌도 함께 느낄 수 있지만 이 느낌은 오히려 젊은 시점에 등장하는 아로마로서 앞으로의 변화는 더욱 극적일 것이라 확신한다.
의외의 발견이다. 일반적으로 바롤로는 바롤로를 전문적으로 만들던 포도원의 것에서 가장 뛰어난 것이 나오기 마련인데, 바르베라를 주로 만들던 포도원에서 바롤로 지역의 와인을 만들 때 그 느낌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와인은 그런 고정관념을 한 번에 날려줄 수 있는 기분 좋은 와인이다. 브리딩을 3~40분 가량 시키고 나면 비로소 제 모습을 만들어주는데, 선명한 달인 대추, 블랙커런트, 계피 계열의 아로마와 담배 아로마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너무 어려서 이 와인을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 모던한 느낌은 이미 다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바닥에 깔린 빡빡하고도 묵직한 타닌이 풀리기 시작하는 10년 뒤가 된다면 어떤 맛이 나올지 상상하기 어렵다. 정말로 섬세하면서도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와인이 탄생할 것이라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다. 색상은 바롤로로 보면 약간 짙은 편이고, 산도도 아직은 완벽하게 제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도 맛이 있다. 미래가 정말 기대 되는 바롤로다.
언제나 느끼지만 장미의 와인이다. 그래서 이름도 로제타다. 누구나 마신다 하더라도 정말로 멋진 와인이라 할 수 밖에 없는, 최고의 디저트 와인이다. 색상은 밝고 즐거운 장미색을 띠고 있으며, 입 안에서는 약간의 발포 느낌과 함께 깊이 있는 달콤함을 전해준다. 굳이 브라케토의 달콤함을 차용하지 않더라도 바바는 이 말바지아로 완벽한 나름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었다. 달콤함 속에 상큼함이 숨어 있는데, 체리, 잘 다듬은 살구, 복숭아 느낌도 함께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