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4주차 와인 시음노트

by 정휘웅

Pertimali Brunello di Montalcino DOCG Riserva 2001

아직도 어려서 브리딩을 제법 해 주어야 하는 와인이다. 색상은 아직 루비색이 많이 돌고 있으며 잔 주변으로 약간의 갈색 톤이 전해진다.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신선한 블랙베리, 라스베리 계열의 아로마가 있으나, 이면으로는 보리수, 감초, 보이차 같은 캐릭터가 전해지나 대추 같은 달인 느낌은 주지 않는다. 아직도 타닌의 느낌이 강하며 색상도 진한 편이다. 제대로 익으려면 아직도 5~6년 가량의 숙성을 더 요구하는 것 같다.


Opus One Napa Valley 2007

미국 와인이 각광받는 것은 일단 누구에게나 접근성이 있도록 맛있게 만든다는데 있다. 이 위대한 와인은 10년이 지나서 상당히 마시기에 좋은 상태로 바뀌어 있다. 젊어서도 맛있는 것은 당연하겠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감과 중후함, 그리고 섬세한 오크의 느낌이 명징하게 드러나고 있다. 바닐라, 커피, 초콜릿 같은 오크 아로마의 터치가 전해지면서 그 이면으로는 좀 더 진하고 깊이 있는 블랙베리, 블루베리 계열의 과실과 딸기잼 같은 진득함도 함께 있다. 피니시가 대단히 좋고도 길며 오래 가는데 지속적으로 오크 터치의 아로마가 코와 입 안을 잘 환기시켜준다.


Walter Hansel Chardonnay Russian River Valley 2015

미국 샤르도네는 캐릭터가 명징한데 버터, 오크, 견과류 캐릭터가 살짝 전해지면서도 귤, 바나나, 파인애플 계열의 열대과실 느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입 안에 미디엄 보디의 캐릭터를 전해주며 색상은 밝은 노란색 계열이다. 다른 화이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묵직한 느낌을 주는 와인인데 좋은 디너에서 전채요리에 매칭하면 좋을 것 같다. 온도는 낮게 하는 것이 좋으며, 푸와그라 등 기름기 많은 음식에 잘 어울릴 것 같다. 피니시도 상당히 풍성하고 아름다워서 시간을 두어가며 천천히 즐긴다면 훌륭한 시음을 할 수 있다.


Les Vins de Vienne Cotes du Rhone Les Cranilles 2014

크랜베리와 라스베리 계열의 캐릭터가 많이 전해지며, 약간의 딸기 캐릭터도 전해진다. 색상은 진한 루비색을 띠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어린 느낌이 든다. 남부 론과 북부 론의 포도들이 섞인 것이라 전체적으로는 독특한 캐릭터를 선사하고 있으며, 좀 더 동물적인 질감의 캐릭터도 많이 느껴볼 수 있다. 적절한 산도, 안정감 있는 피니시에 이르기 까지 가성비로는 흠 잡을 곳 없는 와인이다.


Pierre Gaillard Condrieu 2013

안정감이 더욱 많이 생기고 사과, 리치, 배 같은 흰 과육 계열의 과실 느낌, 멜론과 같은 달콤함의 느낌에 자몽의 쌉싸래함까지 다 갖고 있다. 아름다우면서도 집중력이 있고 풍만하며 따스한 달콤함 이면에 전해지는 섬세한 산도는 이 와인의 품질을 가슴 따뜻하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어떠한 형태의 음식이든 잘 맞을 수 있으나, 단독으로도 마셔보고 그 다음 음식과 매칭을 해 보는 것이 좋다. 관자 요리나 새우 등 단 맛이나 질감이 쫄깃한 계열의 해산물이 어울릴 것이라 본다.


Guy Michel & Fils Champagne Paris Folie Cuvee Saveurs d’Automne Millesime Brut 1988

이스트의 터치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오며, 잘 익은 귤 느낌이 전해진다. 산도는 상당히 낮고(생산된지 오래 되어서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색상은 노란 황금빛이 돌고 있다. 생동력은 많이 떨어지지만 관록의 캐릭터가 전해져서 오래된 샴페인의 진가를 선사한다. 입 안에서 부드럽고도 몽글거리는 기포의 질감도 좋은데, 우아하면서도 섬세하다. 올빈 샴페인은 낮지 않은 온도에서 기포 보다는 와인 자체의 질감을 느끼는 것이 좋은데, 이스트와 섬세한 질감이 주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온 몸으로 따스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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