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몽로 와인 테이스팅

올해의 레드와인을 찾아내다.

by 정휘웅

청담 몽로에 곰이 들어오셨다. 곰 아니라 하는데 내가 곰이라 하면 곰이다. 청담 몽로는 박찬일 쉐프의 프로젝트로서 무국적 메뉴를 지향함에도 불구하고 기본은 이탈리안에 토대를 두고 여러 창작 메뉴가 나온다. 특히 여기 닭 튀김은 가능하다면 반드시 맛보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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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품질의 올리브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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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타르타르인데 김에 얹어 먹는다. 아래는 아보카도. 기막힌 조합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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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리고추 절임튀김인데, 술을 절로 부른다. 절에서는 술 마시면 안되고.

술은 몽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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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인데 레드와인과 기막힌 조화를 선사한다. 토마토 소스와 허브가 잘 조화되어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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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꼭 필요한 일이 있어서 좋은 레드와인과 안심을 같이 조합 해 보았다. 안심 곱배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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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ino Rocca Chardonnay Langhe DOC Da Bertu 2015유질감이 살아 있는 산미를 품고 있다. 드라이하면서도 보디감이 제법 있다. 다른 지역의 샤르도네에 비해서 균형감이 대단히 좋고, 아로마는 신대륙보다 훨씬 절제감 있는 레몬, 멜론 계열(약간 풋풋한), 그리고 리치 등의 캐릭터가 전해진다. 약간 덜 익은 바나나, 약간의 꿀 같은 느낌도 있지만 아로마에서 느껴지고 보디감에서는 철저하게 드라이하다. 코에서는 달콤하고 입에서는 드라이하다. 온도가 좀 낮아야 하고 낮은 온도에서 20분 정도 브리딩 한다면 정말로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매운 요리, 찜요리 등 다양한 요리에 잘 매칭될 것이다. 색상은 밝은 노란 빛, 아직도 숙성이 더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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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uta Delle Tere Nere Etna DOC Feudo di Mezzo Il Quadro delle Rose 2016이 포도원을 처음 만났던 것이 7~8년전인가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발전하고 있다. 피노 누아르 같은 관조적인 느낌에 밝고 맑은 루비색을 띠고 있다. 이제는 피노 누아르와 어깨를 당당히 같이 하는 품종으로 그 캐릭터가 발전했다고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다. 색상은 오히려 피노 누아르보다 더 섬세하고 밝으며, 아로마 역시 딸기에서 출발하여 드라이한 석류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붉은 계열의 꽃향기들이 함께 전해진다. 온도는 아주 약간 차게 하는 것이 좋으며 브리딩 역시 30분 가량 디켄팅을 해 주는 것이 좋겠다. 섬세함과 깊이감을 모두 품고 있는 놀라운 와인이다.



그리고 올해의 레드와인을 찾았는데, 슈페리오레다.


Adriano Grasso Barbera d’Asti DOCG 2015

밝음에 가득 차 있는 이 와인은 바르베라의 강한 산도를 너무나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유려한 질감에 달콤함, 체리의 풍만함과 안정감을 모두 다 표현했다. 그리고 내츄럴이면서도 매우 안정적인 아로마를 내고 있어서 정말로 맛있게 마실 수 있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자연적인 아로마가 나는 내추럴이 정상이라고 말한 적도 많으나, 요즘 내 관점에서는 내추럴도 제대로 만들면 그런 캐릭터 보다는 일반적인 와인의 향이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즉, 잘 만들면 내추럴은 더 깊은 풍미와 소비자적 접근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예술이고 독립이라기 보다는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와인이라는 기본적인 시장 상식과 눈높이에 도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히 깊이 있으며, 하루 내지 이틀을 열어두면 그 시간동안 계속해서 변해가는 모습을 더욱 즐겁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Adriano Grasso Barbera d’Asti DOCG Superiore 2015

재미있는 제안을 하나 해 보겠다. 어지간히 보디감이 있는 강건한 와인들을 하나 꺼낸다. 가격이 어떻든 상관 없다. 우선 이 와인을 한 모금 테이스팅 한다. 그리고 잠시 있다가 그 꺼낸 강건한 와인을 마셔본다. 첫 번째 와인은 분명히 미디엄 보디다. 뒤에는 풀보디 와인을 마시게 되겠지만 왠지 묽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그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 이 바르베라는 미디엄 보디지만 너무나 진해서 다른 와인들이 범접 못할 응집력을 보여준다. 구조감보다는 밀도감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찬 이 동물적인 느낌의 체리 가득한 와인은 안정적인 달콤함과 산미감이 훌륭한 조화를 보여줘서 정말로 멋진 맛을 선사한다. 달보드레라는 표현이 이 와인에 기막히게 적용되는 와인이다. 안심과 같은 고급 식자재가 듬뿍 들어간 요리들도 좋겠지만 이 와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감성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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