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 프리마에서 함께한 퀘르치아벨라의 와인들
점심에 하는 와인 시음은 또 다른 놀라움을 준다. 아침을 공복 상태로 할 경우 감각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와인을 시음할 때 그 맛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다. 퀘르치아벨라의 소중한 와인들을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버선발로 알라 프리마로 갔다.
퀘르치아벨라는 아름다운 참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산 이름이기도 하다.
알라 프리마는 2018년 미슐랭 가이드 서울의 별 하나를 받은 혁신적 레스토랑이다. 런치 메뉴에도 제철 식자재의 놀랍도록 훌륭한 맛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시음했던 와인들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비오디나미 와인으로서, 다른 포도원들이 자연주의적 느낌이 난다면 이 포도원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을 더 많이 주는 와인이고, 비오디나미 특성을 느끼기 어렵다. 바타르에서도 비오디나미의 좀 거친 느낌보다는 훨씬 깊이 있고 우아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와인들의 시음 노트를 함께 공유한다.
절대로 이 와인을 영빈으로 판단하려 해서는 안된다. 이태리 중부 화이트의 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둔 온전한 와인으로서 숙성 잠재력이 대단하다. 오히려 영빈에서는 이 숙성 잠재력을 전혀 느낄 수 없는데, 꽤나 해석이 어려운 와인이다. 오가닉으로 만들었으나 스타일 자체는 온전히 비오디나미 계열로서 너무 낮은 온도보다는 좀 높은 온도에서 시음하는 것이 좋다. 니꼴라 졸리의 쿨레 세랑과 같이 내부에서는 약간의 꿀, 자몽, 단호박, 그리고 바나나, 백합 계열의 향이 올라오며 그 은은함은 잔 안을 온전히 지배하고 있다. 색상은 아름다운 호박색에 약간의 탁한 느낌을 주는데 필터링을 하지 않은 이유 이리라. 아직도 숙성이 더 될 것이며, 지금의 시음 적기를 앞으로 더 이어 나아가게 될 것이다.
체리향과 신선하며 기분 좋은 철분, 미네랄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카베르네 소비뇽의 미네랄, 타닌의 느낌이 잘 전해지는데, 산도가 안정적이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여성적이다. 엔트리급이라고 우습게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이 와인은 진중함과 섬세함과 매끈함이 모두 다 응집된 와인이기 때문이다. 약간 밝고 맑은 체리 색상, 그리고 메를로와 산지오베제의 조화를 잘 보여준다. 지금 마시기에도 좋지만 4~5년 더 두었다가 마시면 정말 맛있는 모습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포도원들이 세 크뤼의 산지오베제를 섞기보다는 좀 더 높은 등급을 받을 생각을 해서 개별적인 아펠라시옹으로 나누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포도원은 이런 면은 온전히 거부하고 서로 간의 보완점을 만들어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서, 그레베, 라다, 가이올레에 덧붙여 판차노의 것을 합쳤다. 체리, 그리고 섬세한 블루베리와 이탈리안 허브의 힌트가 주변을 장식한다. 색상은 기분 좋은 루비색으로 지금 마시기에 아주 좋은 상태지만 숙성 잠재력도 상당하다. 특성으로 치자면 다른 키안티에 비해서 산도가 좀 더 부드럽고 매끈하며 과육 자체의 질감에 집중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키안티와는 캐릭터가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어느 경우든 일단 맛있다는 이야기부터 하고 그다음을 풀어야 하는 와인이 있다. 이 풍성하고도 깊이 있으면서 유려한 집중력을 보여주는 와인은 섬세하면서도 진중하다. 그런 와중에도 남성다움을 잘 품고 있는데 매끈하며 섬세한 질감을 보유하고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을 캘릭포니아식으로 해석한다면 진한 체리 계열의 느낌이 날 것이나, 이 와인은 서늘하면서도 진중한, 보르도나 그 어느 다른 지역과도 완벽하게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카르미냐뇨 지역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일면 유사한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그 지역 역시 카베르네 소비뇽의 비중이 높지 않다. 이처럼 높은 비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섬세함과 아름다움을 품은 와인은 찾기 쉽지 않다. 아직도 색상은 진한 루비색이고 비교적 최근에 출시되어 앞으로도 10년 이상 숙성될 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