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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휘웅 Apr 10. 2019

와인의 통신판매와 종가세(2)

이번 글은 이전 글에 이어서 만약 통신판매와 종량세가 이루어지는 경우 소비자, 유통, 수입사 관점에서 나누어 발생하는 영향을 이야기한다. 아직 확정된 바는 아니니 무엇이라 이야기 하기는 애매하나 만약 통신판매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많은 애호가들이 반길 것임에는 분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것이 얼마나 이 두 가지 주제가 와인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며, 그 이익은 누가 갖고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1. 통신판매

내가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온라인 쇼핑몰 중 식품 전문 브랜드들이 하나의 핵심 수익원으로서 와인을 선점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신세계, 쿠팡, 우아한 형제, 마켓컬리와 같이 이미 신선식품 배송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고 배송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통 채널은 앞다퉈 와인 섹션을 넣을 것이다. 들고 올라가기 무거운 와인병의 특성을 감안하고 온도에 민감한 점을 생각하여 적극적인 마켓 접근법을 내세울 것이다. 몇 가지 샘플 예시를 들어보면 이럴 것이다.


“홈파티용 와인과 맥주 혼합 세트를 5만원에 배송해드려요.”
“오늘이 결혼기념일? US프라임 스테이크와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와인, ㅁㅋㅋㄹ 새벽 배송”
“ㅆ배송으로 와인을 받아보세요. 지점별 특별 와인 세일리스트를 지금 확인해보세요.”


아마 현재 택배로 물류를 생각하고 있는 일부 유통 채널은 이미 마케팅과 유통 신속성 및 신선도에 있어서 이러한 초대형 물류 인프라를 갖춘 곳을 넘어설 수가 없다. 자체 보유중인 고객을 유지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며 오프라인 매장은 자체적인 고객을 지키기 위해서 더 큰 거대한 온라인 쇼핑몰과 힘겨운 상대를 해야 할 것이다. 그나마 지금 통신판매가 되지 않아서 오프라인의 몇몇 매장들이 살아남을 수 있으나 통신판매가 되는 순간 와인은 다른 식자재와 비슷하게 신선식품 형태로 간주되고 거대 자본력을 갖춘 팀들의 1차 공략 대상이 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러 이점이 있을 것이다. 와인을 무겁게 집으로 들고 올라가지 않아도 되며, 세일 시즌에는 특정한 와인들을 온라인에서 선택한 다음 ㅆ배송으로 집까지 날아오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무거운 것을 들기 힘들어하고 그 중에 와인은 생수 이상으로 무거운 중량을 자랑한다. 관리도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트렌드는 집으로 와인을 배송하는 이슈로 발전할 것이다. 물론 여기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생길 것이다. 작은 와인숍들은 배달의 민족 등과 같은 배달 전문 서비스들과 연계하여 와인을 빠르게 배송하는 배송 허브로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배달 건당 3~5천원 가량의 비용이 들기는 하겠으나 와인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음식에 비해서는 효용성이 훨씬 클 것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숍에서 와인을 픽업/배달하는 형태로는 가격의 이점과 수익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점차 와인을 물류센터로 배송받은 다음 새벽 통합배송 하는 형태로 비용 절감의 묘수를 찾을 확률이 높다. 수입사-대리점-배송센터-딜리버리 형태가 될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익을 얻는 단계는 최종 단계의 딜리버리 단계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와인에서 배송 편리성의 매력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거대 인프라를 갖춘 곳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다. 수입자는 해당 채널과 연계점을 잘 갖춘 곳은 이익을 얻게 될 것이고 독자적인 라인을 유지하려는 팀은 시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시장 점유율은 전세계적으로 와인 통신 판매가 4% 점유율이므로 그 틀을 초기에는 벗어나기 힘드나 지금과 같은 배송의 신시대가 열리면 통신 판매의 파급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는 두고 볼 일이다.


2. 종량세

종량세가 되면 상당한 주세가 내려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반대급부로 다른 세금이 더해질 것이다. 단 여기서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점은 용량에 부과되기 때문에 고가 와인들의 가격은 극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기대되는 사항은 3~5만 원 사이의 와인들 가격이 내려오면서 30대 중반 이후 와인을 즐기는 이들이 점차 고급 와인을 찾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전 한국와인 시장 분석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 나이가 들수록 저렴한 와인에 대한 선호도는 낮아지며, 20대 초반은 와인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종량세가 영향을 주는 부분은 20대보다는 30대 후반 이후의 소비자층에 집중될 확률이 높다.


상대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나은 30대 후반~50대 초반 소비자들은 좀 더 와인에 주머니를 열게 될 것이며 이는 수입사들의 매출액(출고가 기준)에 영향을 줄 것이다. 시장에서는 중량 증가율보다 금액 증가율이 더 크게 나타날 확률이 높으며, 이에 대한 이익 구조도 많이 변화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가장 도움이 될까? 30대 중후반 이후의 와인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유통 관점에서는 중소수입사들이 도움을 얻게 될까? 상대적으로 저가 시장은 물량 때문에 이미 대기업의 각축장이 된 2만 원대 이하 마트 전용 와인 시장의 전장이 넓어지게 되어 상대적으로 시장 내 입지가 좁아질 것이다. 종량세가 되면 준 고가 와인의 가격이 내려가게 될 것이며 수입 물량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다시 가격 협상력 증대로 이어지는데 큰 수입사들의 협상력이 훨씬 강할 것임은 분명하다. 이를 통하여 시장에서 경쟁이 이루어지면 중소수입사들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는 준 저가 및 준 고가 이상의 개인 취향 중심 와인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실질적으로 저가 와인 시장은 이미 수익성에 있어서 물류비 등을 고려했을 때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익은 준 고가 영역에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통 단계에서는 당연히 가격이 내려가니 와인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고, 소비자에게도 이득일 것이다. 다만 수입업계 내부에서의 계산법은 이전보다도 훨씬 복잡한 형태로 돌아갈 것이다. 대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층의 특성과 자체 보유중인 고객리스트의 특성을 정확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변화하는 시장에서 생존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와인 시장에도 변화가 다가올 것이다. 물량이든 금액이든 앞으로의 추세는 다른 술 시장을 뺏어오는 형태로 바뀔 것인데, 언제나 큰 틀의 시장 변화를 읽으며 미래에 대비하는 혜안이 필요한 요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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