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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윤선 Sep 09. 2018

그 해 겨울....

몹시추웠지

<이 글을 읽으며 그때의 일이 생각났다.>


그 해 겨울…….

십이월 중순 쯤 가장 추웠던 날이었다.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졌고 눈발마저 날리는 밤이었다.


순천에서 세미나를 마치고 밤 열한 시쯤

기차는 용산역에 도착했다.


서울 도착 30분 전 쯤

서울 장콜(장애인콜택시)에 미리 전화해 콜을 신청했고

기차는 정확한 시간에 용산에 도착했지만

장콜 연결은 아직 이었다.


콜센터에 전화해 보니 대기자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야간 운행이라 연결이 지연될 수 있다고 한다.


곧 연결될 거라 생각하고 지하철을 타지 않고 기다리다보니

열두시가 훌쩍 넘어 지하철도 끊긴 시간.


마지막 열차가 용산역에 도착하고 나서

대합실 문을 닫는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그때 까지 장콜(장애인 콜택시)은 연결되지 않았다.

오갈대가 없어 용산역 윗층에 있는 영화관으로 갔다.


심야 영화를 상영하고 있어 다행이었다.


따듯한 곳에서 몸도 녹일 수 있고 장애인 화장실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영화관에서 콜 연결될 때 까지 기다리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한시가 넘으니 심야 영화도 끝났다고

영화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나가라고 한다.


할 수 없이 역 광장으로 나와야 했다.


이렇게 추운 날 광장에서 장콜을 기다려야 한다니

막막했지만 다른 대안이 없었다.


콜센터에 재촉 전화를 수시로 해봐도

콜 연결이 지연 된다는 기계적인 대답만 돌아온다.


스무 시간 넘게 휠체어에 앉아 있으니

온몸이 쑤시고 저리고 무엇보다 너무 추웠다.


삼십분 단위로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재촉했지만

외곽으로 나가는 차량이 많아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만 한다.


그렇게 추위에 떨면서 기다린 끝에

새벽 다섯 시 삼십분에 드디어 콜 연결.


온몸은 꽁꽁 얼어 다리는 냉동이 돼버렸고

화낼 힘조차 없었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여섯시가 넘었다.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은 채로 잠들어 버렸다.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다.

고열과 경련으로 정신을 잃어

응급실에 실려 왔다고 한다.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당시 집으로가는 저상버스나

심야 저상 버스가 있었더라면

굳이 장콜을 기다릴 필요 없었을 것이다.


이 글 읽으니 그때의 일이 생각나서

지금도 아프다.


뜨문뜨문 오가는 저상 버스가 아니라

일정하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저상버스가 필요하고

심야버스도 저상이 필요하다.


이동권의 문제는

교통 약자인 장애인, 노인 등,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서울시_청년위원들_파이팅

#저상버스필요 #심야저상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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