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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리 Oct 17. 2021

일하는 엄마를 위한 유치원.

최근에 아주 기분 좋은 꿈을 꿨다.​​


내 글이 블로그 추천에 떴는데 꿈속이었지만 잠시나마 행복했다. 아마도 내 안에 숨겨둔 블로그 추천의 욕망이 드러난 꿈이 아녔을까? 풉

​​


이번 주엔 당근 마켓으로 다원이 장난감도 많이 팔고 스토어팜 토이샵 상품도 꽤 판매가 됐다. 일정 수입 (월급) 외에 생기는 돈들은 모두 적금으로 들어간다. 남들에겐 소소한 돈일지 몰라도 나에겐 적은 돈이 아니다. 근데 요즘 드는 생각은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일정 수입이 들어오는 불로소득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걸린다 해도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어졌다. 예전 꿈이라면 동화책을 만들고 싶었는데 어떤 책을 써야 좋을지 생각해봐야겠다.







금요일에 수업을 하고 있는데 피아노 원장님이   앞으로 오셨다.

​​


~ 오늘 다원이 유치원에서 엄마들 참여  수업했다며~ 다원이가 그걸 못해서 많이 속상했나 봐. 유치원에서 데리고 나오는데 많이 속상했는지 자기는  했다고 거의 울기 직전이더라고~ 일하는 엄마들은 어쩌라고 그런 걸 하는지 몰라.”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참여 줌 수업을 한다며 학교종이 앱으로 설문조사가 몇 주 전 날아왔다. 줌 수업 시간은 3시, 내가 미술학원에서 한참 수업할 시간이라 참여하지 못한다고 설문조사에 표시한 채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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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아니 무슨 참여 줌 수업을 한다는 거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막상 다원이 반응을 보니 엄마들 대부분이 참여를 했고 참여하지 못한 다원이는 많이 속상했던 것 같다.







그날 퇴근하는 길에 다원이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엄마. 우리 반에서 나랑 남자애들 3명 빼고 다 줌 수업했어! 그리고 선생님들은 방문 앞에 “줌 수업 중이니 들어오지 마세요!” 하고 글씨도 붙여놨더라. 그래서 내가 살짝 봤는데 엄마들이랑 애들이 재밌게 퀴즈도 맞추고 선물도 받고 그랬대, 우리는 못하고 너무 하잖아!”




아. 내가 웬만해선 아이에게 미안해하거나 슬퍼하진 않는데 아이를 보니 또 그렇지 않다.


​​


그래도. 태연하게 아니~ 일하는 엄마는 어쩌라고~ 유치원은 그렇게 하는 거야! 엄마가 3시에 너무 바쁜 시간이라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어~  엄마도 화난다! 다원이 속상했겠다.” 하고  안아주었다.


다원이가 우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끌어안고 눈물이 찔끔 났는데 포옹을 멈추고 보니 다원이 눈에 눈물은커녕 건조하고 말똥말똥하다. 나도 질 수 없지. 바로 말똥말똥한 눈으로 바꾸고 다원이를 바라보았다.


엄마 근데 좋은 일도 하나 있어. 선생님이 귓속말로 알려줬는데 우리처럼 못한 애들도 화요일에 선물도 주고 퀴즈도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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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엄마는 여러 상황에서 아이를 1순위로 챙길 수 없을 때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동등한 형태로 챙겨줄 수 없을 때 가장 일을 때려치우고 싶다.



일하는 엄마가 죄도 아니고 일하지 않는 엄마들이 기준도 아닌데 사실상 일하지 않는 엄마들이 더 많기 때문에 다수의 의견에 맞춰야 되는 거겠지. 이런 사소한 부분이 일하는 엄마에게 맞춰진다며 상황 때문에 일하지 못하는 엄마들도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일자리를 찾아보지 않을까. 또 일하는 엄마도 아이를 챙기지 못한다는 죄의식 없이 편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겠지.

​​


그래도 난 다원이에게 계속 미안해하지 않고 당당하게 내 마음을 이야기한다.


​​​​


다원아 엄마는 일하는 게 좋아. 그리고 미술 선생님이 아니라도 엄마는 재미있게 평생  할 거야. 다원이는 어때, 일하는 엄마?”



나도 일하는 엄마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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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많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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