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셸 실버스타인에 책.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을 참 좋아한다.
책 속에서 한쪽 조각이 빠진 동그라미는 나머지 조각을 찾아서 탐험을 떠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나의 모습과 같다고 느꼈다.
가족과 부모, 같은 핏줄을 가진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걸 어릴 때부터 느꼈던 것 같다. 근데 가족이라고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할 순 없겠지, 나는 쉽게 인정하고 됐고 부정하고 싶진 않았다. 설마, 내가 큰 우주 공간에서 떨어진 지구의 외톨이가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도 있다. “지구에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는 것 같아. 왜 나만 이런 생각을 하고 살지?
원체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우주 외톨이는 마음 깊이 외롭다고 생각하기보다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꼈다. 분명 이게 끝이 아닐 텐데....
내가 이 공허함이 완벽하게 사라진 건 남편을 만나고 나서다. 남편과 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안 맞는 것 투성이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결혼을 하게 된 이유는 내가 생각하고 고민했던 삶의 질문들을 남편도 똑같이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이 썼던 블로그의 글들을 보고 많이 놀랐던 것 같다. 나랑 얼굴도 보지 않은 사람이 마치 서로 생각이 연결된 것처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니-
나는 지금도 고민이 생기면 남편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한다. 남편은 그런 나에게 “그럴 수 있지. 나도 당신이랑 똑같은 생각을 해” 다정한 말로 나를 위로해 준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한다고 해도 내 남편 앞에서만큼은 외톨이가 되지 않는다.
지금껏 다른 사람 앞에서 보일 수 없던 나의 진짜 모습을 남편 앞에선 거짓 없이 내 보일 수 있었다. 그렇게 남편과 결혼한 후 나는 진짜 내 모습을 찾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나의 글을 보며 자랑질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다수가 공감하지 못하는 글로 보일 수 있다. (요새는 결혼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더 많기 때문에) 그렇지만 적어도 나에겐 결혼이란 꽤 행복한 거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그 과정에서 자잘한 다툼들과 눈물이 있다고 해도 - 그 사소한 것들이 나의 행복을 집어삼키진 않는다.
나는 내 남편과 결혼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