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리 Nov 22. 2021

결혼 예찬론자, 나는 결혼하고 진짜 내가 되었다.


<셸 실버스타인, -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조각 빠진 동그라미 그림이 단순하지만 디테일하다. 감정의 변화를 미세하게 잘 표현했다.






나는  실버스타인에 .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좋아한다.​​




 속에서 한쪽 조각이 빠진 동그라미는 나머지 조각을 찾아서 탐험을 떠나는데  모습이 마치 나의 모습과 같다고 느꼈다.​​




가족과 부모, 같은 핏줄을 가진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걸 어릴 때부터 느꼈던  같다. 근데 가족이라고 모두가 같은 생각을   없겠지, 나는 쉽게 인정하고 됐고 부정하고 싶진 않았다. 설마, 내가  우주 공간에서 떨어진 지구의 외톨이가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해  적도 있다. “지구에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는  같아.  나만 이런 생각을 하고 살지?​


원체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우주 외톨이는 마음 깊이 외롭다고 생각하기보다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꼈다. 분명 이게 끝이 아닐 텐데....



​​​


내가 이 공허함이 완벽하게 사라진 건 남편을 만나고 나서다. 남편과 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안 맞는 것 투성이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결혼을 하게 된 이유는 내가 생각하고 고민했던 삶의 질문들을 남편도 똑같이 느꼈기 때문이다.

​​​


그래서 남편이 썼던 블로그의 글들을 보고 많이 놀랐던 것 같다. 나랑 얼굴도 보지 않은 사람이 마치 서로 생각이 연결된 것처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니-

​​



나는 지금도 고민이 생기면 남편에게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한다. 남편은 그런 나에게 “그럴 수 있지. 나도 당신이랑 똑같은 생각을 해” 다정한 말로 나를 위로해 준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한다고 해도 내 남편 앞에서만큼은 외톨이가 되지 않는다.


​​


지금껏 다른 사람 앞에서 보일 수 없던 나의 진짜 모습을 남편 앞에선 거짓 없이 내 보일 수 있었다. 그렇게 남편과 결혼한 후 나는 진짜 내 모습을 찾게 되었다.

​​


어떤 사람은 나의 글을 보며 자랑질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다수가 공감하지 못하는 글로 보일 수 있다. (요새는 결혼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더 많기 때문에) 그렇지만 적어도 나에겐 결혼이란 꽤 행복한 거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그 과정에서 자잘한 다툼들과 눈물이 있다고 해도 - 그 사소한 것들이 나의 행복을 집어삼키진 않는다.

​​​


나는 내 남편과 결혼해서 참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수치심 가득했던 콘돔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