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의 현질
초 5.
아직 미성이 귀여운 둘째 한중이는 엄마한테
만이천 원 현질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나는 대화에 끼어들어 질문을 던졌다.
"현질이 뭐야?"
그 단어가 뭔지 몰라서 하는 질문이 아니라 대화를 하고 싶었던 거야.
"현질은 핸드폰으로 게임하잖아. 거기서 덱을 사는 거야.."
"덱은 뭔데?"
"어어 그러니까 카드 게임할 때 좋은 거를 말하는데..."
자기 용돈 모은 걸로 산단다.
그 아무것도 아닌 대화인데도 나는 귀여워서 견딜 수 없다.
이야기를 다 듣고 지갑을 꺼내 특별 보너스 사천 원 지급.
"아니. 아빠 괜찮아~"
"주고 싶어서 그래 그 덱 사는데 보태. ㅎ"
35년 전쯤
다섯 남매의 막내인 내게 아버지는
백 원만~ 하면 꼭 이백 원을 주셨다.
용돈을 많이 받아서 좋다기보다 그땐 그게 참 이상했어.
애비가 돼서 새끼 낳고 키우다 보면 그때 아버지 마음을 하나씩 이해하곤 한다.
어쩌면 그때 썼던 아버지 글을 하나씩 찾아 읽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아마 한중이도 제 새끼를 낳고 키우는 먼 미래에
지금 보낸 쪽지를 꺼내 보게 되겠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텔레파시다 받아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