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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Oct 12. 2017

부자간 텔레파시

막내아들의 현질

초 5.

아직 미성이 귀여운 둘째 한중이는 엄마한테

만이천 원 현질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나는 대화에 끼어들어 질문을 던졌다.

"현질이 뭐야?"

그 단어가 뭔지 몰라서 하는 질문이 아니라 대화를 하고 싶었던 거야.

"현질은 핸드폰으로 게임하잖아. 거기서 덱을 사는 거야.."

"덱은 뭔데?"

"어어 그러니까 카드 게임할 때 좋은 거를 말하는데..."


자기 용돈 모은 걸로 산단다.

그 아무것도 아닌 대화인데도 나는 귀여워서 견딜 수 없다.

이야기를 다 듣고 지갑을 꺼내 특별 보너스 사천 원 지급.

"아니. 아빠 괜찮아~"

"주고 싶어서 그래 그 덱 사는데 보태. ㅎ"


35년 전쯤

다섯 남매의 막내인 내게 아버지는

백 원만~ 하면 꼭 이백 원을 주셨다.

용돈을 많이 받아서 좋다기보다 그땐 그게 참 이상했어.


애비가 돼서 새끼 낳고 키우다 보면 그때 아버지 마음을 하나씩 이해하곤 한다.

어쩌면 그때 썼던 아버지 글을 하나씩 찾아 읽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아마 한중이도 제 새끼를 낳고 키우는 먼 미래에

지금 보낸 쪽지를 꺼내 보게 되겠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텔레파시다 받아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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